지게님께서 '관청에 잘못된 행위에 대한 제보'에 대하여 동네방네 떠들고 다닌다. ㅋㅋㅋ 신상 세번 털린 경험자에 의하여 충고 한마디 하자면, 저러다 신상 털리지 아마. ㅋㅋㅋ


지게님이 신상이 털리건 뭐건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rational ignorance'.


블로그 시절, 내가 'rational ignorance'에 대하여 설명할 때 지게님이 내 블로그에 와서 'rational ignorance'는 내 번역인 '합리적 무시'가 아니라 '합리적 무지'라고 지적질을 했고 몇번 대화가 오고 갔는데 지금 다시 이야기하자면 '합리적 무지'는 '합리적 무시'의 부분 집합이라는 것이다. '몰라서 잘못된 것을 못 고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알아도 귀찮아서 잘못된 것을 안고치고 지나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rational ignorance'에 대하여는 이미 널리 알려진 시사 용어니까 설명을 생략하기로 하고, 내가 이 말을 처음 들은 것은 모 대학 교수에게서였다. 그리고 '선동 당해서(?)' 그 모 대학 교수와 아주 유명한 시민단체장과 만나서 시민운동에 힘을 보태기로 했었다. 당시 건강 상의 이유로 6개월 휴직 신청을 내고 병가 중이었는데 약속하자마자 회사에 강제 소환을 당해 힘을 보태기는 커녕 '실속없는 인간'이라는 핀잔을 듣기는 했지만.


지게님은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자기가 사는 동네에서 일어난 일에 대하여 '내부고발자' 역할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니 말이다. 나같으면? '귀찮아서가 아니라' '후폭풍이 귀찮아서라도, 아니 두려워서라도' 그냥 넘어갔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내 의견에 '틀렸다'라고 돌을 던질 사람도 얼마 없을 것이다.


지게님의 제보 소식을 듣고 DJ정권 때인지 아니면 노무현 정권 때인지 확실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신문에 보도된 한 부산 공무원의 일화가 생각이 났다. 그 공무원은 잘못된 제도를 고치기 위하여 '자리를 걸고' 서울에 여러 번을 왕복했고 마침내는 이 잘못된 제도를 고쳤다는 것이다.


그 때 내가 '이런 것이 진짜 개혁이다'라고 썼던 기억이 난다. 개혁은 선동이 아니라 실천이다. 그리고 선동의 언어는 구사가 쉽지만 실천을 하는 것은 어렵다. 또한, 선동은 부정적 언어의 점철이지만 실천은 긍정적 언어의 연결이다. 또또한, 선동은 '남의 탓'이지만 실천은 '나로부터'라는 것이 다르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그리고 우리 정치가 선동적 언어가 난무하는 반면 실천하는 힘은 보기 힘든 것은 바로 우리가 모두 '나로부터'라는 생각보다는 '남의 탓'을 하는데 익숙해 있는 탓이 아닐까? 그리고 그 익숙한 풍토 위에 'rational ignorance'는 무겁게도 뒤덮여져 있다. 부정부패가 가장 심하다는 대한민국에서 '내부고발'이 가장 적은 이유일 것이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