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당시 북한군이 북한군이 직접 광주에 와서 개입했다는 지만원 등의 주장을 반박하는 미국 CIA 자료가 공개됐네요. 항쟁의 진압이 이루어진 이후 작성된 자료라는 점에서 꽤 정확도가 높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전두환도 5.18 북한군 개입설을 묻는 질문에 "금시초문"이라고 한 적이 있었죠? '금시초문'이란 풀이하자면 '지금 처음 듣는 얘기'라는 뜻입니다.


당시 전두환은 사실상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였습니다. 이 사실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 있나요? 최고 권력자에게는 모든 정보가 집중됩니다. 그런데 당시 신군부의 명운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사안이었던 5.18에 대해서 전두환이 보고를 받지 못했을까요? 게다가 북한군 개입이라는 어마어마한 사안을?


하나 더. 전두환은 10.26과 12.12 당시에 국군 보안사령관이었습니다. 군부의 영향력이 막강했던 당시에 보안사는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못지 않은 정보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이 북한군의 5.18 개입(이게 사실이라면)을 모르고 지나쳤다는 것은 한마디로 싸구려 애니메이션보다 후져빠진 상상력입니다.


전 사실 만의 하나, 북한군이 당시 5.18 현장에 와서 일부 활약했을지라도 광주항쟁의 의미와 가치가 훼손되지는 않는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당시 신군부의 폭력과 무자비한 진압, 학살이 100% 북한군의 소행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광주 시민의 당시 위대한 반군사독재 투쟁의 의미를 왜곡 훼손할 수는 없습니다.


당시 광주 시민들이 폭력을 휘두르는 군인들의 소속이 어디인지 북한군인지 아닌지 어떻게 압니까? 무자비한 진압과 학살, 백주대낮에 인륜을 잔인하게 파괴하는 행위를 보면서 시민으로서, 인간으로서 너무 당연한 반응을 보인 겁니다. 대한민국 어느 지역 시민들보다 더 위대하고 영웅적인 대응을 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런 일부의 음험한 의혹 제기를 빌미로 광주항쟁의 의미를 깎아내리고 광주 시민 나아가 호남의 민주화 투쟁과 희생 전체를 모욕하고 오염시키려는 의도는 너무 불순하고 저열합니다.


저는 광주항쟁이 성역이 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광주항쟁은 앞으로도 계속 학문적 탐구와 비판, 극복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광주항쟁의 진정한 의미도 살아나고, 당시 시민들의 위대한 투쟁과 희생의 의미도 훼손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북한군 개입설 같은, 저열한 의도가 너무 뻔하게 보이는 접근은 좀 지양했으면 합니다. 좌파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 보수우파는 좀더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최순실 사태가 이렇게 전개되는 것을 보면서 저도 어이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만 동시에 '이것은 우파의 자업자득'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솔까, 우리나라 우파 대부분은 오직 하나, 호남에 대한 인종주의적 혐오감 부추기기와 호남 종북 몰이로 정권 잡고 누려야 할 것보다 훨씬 많이 누리지 않았나요? 그런 세월이 무려 60여년 반세기가 훨씬 넘었는데 우파들이 하는 얘기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겠습니까?


그러니 지금 우파가 무슨 얘기를 해도, 그 얘기가 진실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겁니다.


대한민국, 이대로 가면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좌우 모두 차분해지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415426&re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