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전주시장(현 전북지사)이 롯데쇼핑과 맺은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 사업 계약을 현 시장이 취소했다.

롯데라는 재벌그룹이 마음에 안들 수도 있지만, 계약은 계약이라고, 천하없는 사람이라도 합법적인 계약을 무시하고 무효화하면 그건 마적떼나 다를 바 없다고 내가 그 사안을 비판했다.

그랬더니 나더러 롯데 돈을 쳐먹었느니 하는 뒷다마 까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비판을 전해준 분한테 그럼 롯데 말고 어떤 기업이 하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현대나 엘지 정도라면 인정할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아니, 롯데랑 맺은 계약도 안 지키는 사람들하고 현대나 엘지가 거래하려고 하겠습니까?"

그런데...

그 뒤 LG CNS가 새만금에 스마트팜 사업 투자한다고 나서자 또 전농 등이 데모하고 나서고 심지어 전북도의회는 재벌의 농업 진출을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국 LG CNS는 그 사업을 취소했다. 3800억원을 투자해 여의도 4분의1 면적에 스마트팜 단지를 만들어 시설과 기자재를 개발하고, 거기서 생산되는 농작물은 해외에 수출한다는 조건이었다.

군산 지역구인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심지어 새만금에 카지노 사업을 유치한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여기에 대해서는 특별한 말이 없는 것으로 안다.

카지노와 스마트팜 가운데 어떤 것을 유치하는 게 지역에 더 도움이 될까?

이래 놓고 왜 새만금에 투자하지 않느냐고 하소연한다.

지난 대선 앞두고 삼성이 정치권의 눈치 보면서 립써비스 차원에서 했던 새만금 투자 약속(MOU 차원이었다)은 왜 지키지 않느냐고 매달리면서,

정작 현실성 있는 투자계획이 나오면 머리띠 싸매고 반대하는 이 모습.

지역에 농업 기반이 강해서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삼성의 새만금 사업 약속도 이런 저런 조건 다 충족시키는 내용이었나?

그건 아닌 것으로 안다.

결국 대기업이 싫고, 재벌이 싫고, 자본이 싫다는 거다.

카지노 사업은 모르기는 해도 재벌 수준의 자본이 하지는 않을 거다. 그러면 또 착한 자본이라고 쌍수를 들어 환영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거 아실라나 모르겠다.

흔히 말하는 갑질이나 악덕 자본의 깡패짓... 그거 대기업이 비교적 덜하고, 소규모 자본일수록 더 악랄하다는 거.

자본주의는 계약과 법치주의, 사유재산 및 시장경쟁에 대한 존중 위에서 성립하는 귀한 질서이다.

자본주의가 싫다면, 그걸 구성하는 근대 문명의 소중한 성취가 싫다면 남는 건 조선시대로 돌아가는 길뿐이다.

좋기는 하겠다. 지금도 민비가 명성황후 국모라며 빨아제끼는 근왕주의 복벽주의자들이 넘쳐흐르는 이 나라다.

미국에서 오래 살다온 친구가 미국의 인종주의를 설명하며

백인 중에도 등급이 있고, 일본인들은 거의 백인 수준의 인정을 받으며 그 한참 아래에 한국 그리고 그 뒤에 중국이 있다는 얘기를 해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근거란 것이 결국 거래 경험에서 축적된 신뢰도라는 것.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뢰자산에 대한 평가라는 얘기였다.

아래 공유하는 글에 공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하는 국뽕 헛소리 백일몽에서 빨리 깨어나야 한다.

"네 자신을 알라."

몇천 년 전 수만리 떨어진 곳에 살았다는 소크라테스가 했다는 귀한 말씀이다.

순 우리말로 번역하면

'알라 니꼴'이 된다.

정신차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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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분은 애플 본사에 근무하는 분이고 이분이 말하는 A사는 애플을 말하는 겁니다.

<페친 최재인님의 글>


국제적인 거래와 비지니스를 해본 사람이라면,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계약서 내용 문장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것이다.

나 역시 그런일들이 내가 하는 업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일본 업체들에 대한 신뢰는 #1 이다.

일본 업체들은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긍정적인 말들을 늘어 놓지 않는다. 그들에게 처음부터 안되는 것은 이후에도 안되는 일이다. 다 될 것 처럼 절대 떠벌리지 않는다. 

회의에서 바로 답할 수 없는 부분은, 

- 연구소 소재팀에 물어봐서 언제까지 답하겠다. (날짜 명시)
- 법무팀과 계약 조건에 대해서 협의하고 답하겠다. 
- SW팀과 예전에 다른 고객에게 그런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하겠다. 

... 이렇게 매우 구체적이고, 시간 개념이 확실하다. 

이들과는 Deal을 하는 것도 합리적이다.

우리팀 엔지니어가 계약조건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실험장비의 SW 기능의 추가를 요구한 적이 있었는데, 일본 업체쪽에서 "Wish List"라고 이름지어서 담당 기술영업 매니져가 '공짜로 해주기는 어렵다.'라며 대략의 비용을 적어 왔다. (정확히 금액이 확정되기 전에)

나는 우리에게 판 장비를 최근 3년간 몇대 팔았는지 (거래처를 밝힐 필요는 없다.) 자료를 우선 요청했다. 그리고, 기술영업 담당에게 판매된 장비들 중에 우리가 요구한 SW 기능이 몇대에 적용되었는지 물었다. 분명히 고객 요구사항에 따라서 적용되었을 것이니 회사내에서 자세히 물어 보라고 했다.

결국 약 78%의 장비에 우리가 요구한 기능이 탑재 되었음을 확인하고, 이건 완전히 새로운 개발이 아니니 개발비용 항목의 추가 비용을 지급하기 힘들다고 얘기했다. 업체쪽에서는 합리적으로 받아들여 원래 요구했던 비용의 약 5%이내 (installation fee 정도)만 청구하겠다고 하고, 자세히 알아보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정말정말 미안한 얘기고, 일반화 시키기 힘든 일이긴 하지만. 현재 우리팀과 거래하는 한국업체는 없다. 이전에 몇몇 업체가 있었는데. 그 업체들과 관계가 완전히 정리된 것은 그쪽의 '거짓말' 때문이이었다. 

A사의 구매 담당자와 엔지니어들을 바보취급 할 정도로 몇번 파면 걸리는 거짓말을 하고는 마지막에 사과를 하긴 했지만, "사정이 급박해서 어쩔 수 없었다." "실수로 그럴 수도 있지..."라는 태도를 취한 것에 내 보스(영국인)가 분노하여 샘플테스트 일정도 완전히 삭제했다. (덕분에 내게는 정말 희귀한 한국 업무 출장 일정이 날라갔다. -_-)

짧은 경험이지만, 업체들과 일하면서 국가별 신뢰도는 다음과 같다. (업체 편차가 당연히 있다.)

일본/미국 > 독일 (서유럽) > 대만 >> 한국 > 중국 > 동남아 ...

중국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거래와 계약 이행 사항 이외에. '보안'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이 특이하다. 우연인지 유독 샘플 분실과 파손이 많다.

P.S. : 금번 한일 위안부 합의 파기건에 대해서, 모든 전후 상황을 아무리 설명해도. 내 짧은 비지니스 경험에 비추어, 한국의 입장에 동조하고 한국편이 되어줄 나라는 없을 것이다. (혹시 있다면, 중국이나 북한 정도... 아... 근데 중국도 위안부 합의 건에 대해서는 별말 안할 것 같다.) 결국 북한정도. 결국 우리민족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