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제37차 비상대책위원회의(2016.10.17)
■ 정중규 비상대책위원 모두발언 

지난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이 기존에 알려진 양산단층이 아니라 모량단층에서 발생했다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새로운 분석결과가 나왔다. 모량단층은 진앙에서 서쪽으로 5km떨어진 양산단층과 나란히 놓여있는 단층으로, 이번 분석결과가 관심을 끄는 것은 고리원전 근처에서도 지진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이번 분석결과는 연구원의 공식입장이 아닌 가설일 뿐"이라고 하지만, 규모 5.8의 강진 이후 476회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경주 지진이 국민들을 긴장시키는 것은 지진 발생지역이 원전 밀집지역이란 것에도 있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이 "원전 밀집지역이 지진 위협에 노출되어있다"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노후 원전 폐기와 신규 원전 건설 중단을 외치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는 원전 건설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건설 중인 원전만 신고리 5호, 6호기와 신한울 1,2호기 4곳이다. 이미 완공된 신고리 3,4호기는 시운전 중이다. 이외에 신한울 3, 4호기, 천지 1, 2호기도 건설 예정이다. 특히 문제가 된 원전인 지난 6월에 착공에 들어간 신고리 5호, 6호기인데 그 반경 40km 안에 최근 지진이 발생한 단층이 있기 때문이다.

원전 찬성론자들은 원전건설 지역이 지진에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지난 1995년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한 고베 대지진도 그 전까지는 지진 안전지역이라고 알려진 고베에서 일어나 충격을 주었다. 따라서 정부가 지진 위험에 노출된 지역에서도 공사를 감행하는 이유가 표면적으로는 전략난 해소이지만, 실제로는 건설사와 정부 사이에 경제적 이해관계라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탈핵을 진지하게 모색할 때가 되었다. 후쿠시마 참사 이후 탈핵은 더 이상 진보적 이념의 구호가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참사 때 일본 수상이었던 간 나오토 전 총리는 "원전은 안전하지도 않고 싸지도 않다"며, 특히 원전이 집중되어있을 뿐 아니라 인구밀집지역인 경주·울산·부산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후쿠시마보다 몇 십 배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원전의 경제성을 들면서 원전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원전 에너지가 다른 에너지보다 훨씬 저렴한가? 원전 해체비용, 방사능 유출사고에 대한 엄청난 불안비용, 중저준위 고준위 방사능 폐기 비용 등을 모두 고려한다면 결코 원전단가는 낮지가 않다. 

독일 스위스 벨기에 대만 등은 탈핵을 선언했고, 이집트, 이탈리아, 요르단, 쿠웨이트, 타이 등도 원전을 포기했다. 독일의 경우 원전 폐쇄를 결정했을 때 이른바 원전마피아들이 대규모 블랙아웃이나 원전 전기요금 상승 등을 경고했지만 지금까지 성과를 보면 기우였다. 거기에다 한국전력은 국제원유가 폭락으로 발전단가가 크게 낮아지면서 영업이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올해만 14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영업이익을 원전 대체에너지 개발에 돌려서 원전 의존 에너지 정책을 재생에너지 위주 정책으로 전환시키는데 앞장서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국민의당은 태풍 ‘차바’로 수해를 입은 울주군 반천현대아파트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박지원 비대위원장께서 "지난 수개월간 가뭄, 태풍, 콜레라, 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을 위해 국민의당 차원에서 '부·울·경 재난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탈핵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 부·울·경 지역민들의 불안을 불식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진 소식이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는 지금, 후쿠시마 참사는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