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불현듯 일어나 '싸이트들 방문질'을 하다가, 한 사이트에서 '일베 여신'에 대한 논란 글을 읽게 되었다. 이 일베 여신이라 불리는 여성은 일베에서 '원조 일베 여신'으로 불리는 여성으로 모 프로야구 소속 선수의 부인이다. 내가 이 '일베 여신'을 알게된 것은 그 프로야구 선수가 '바람을 피운 사실을 반성하면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되었을 때였다. 


그 논란 때 그녀의 이름이 내 머리 속에 남겨졌는데 그 이유는 두가지.

첫번째는, 당연히 당시 논란 때는 그녀가 '일베 여신'이라는 것을 몰랐고, 그래도 방송국 아나운서까지 한 여성이, 남편의 바람에 대하여 질책은 커녕 오히려 옹호하면서 '우리의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라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방송국 아나운서라고 특별한 존재는 아니겠지만 그동안 여성 아나운서들이 결혼 생활에서 보여주었던 일반적인 경향과는 꽤 다른 경향을 그녀가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즉, 대부분의 여성 아나운서 출신들이 자신들의 일을 계속하면서, 헌신적인 내조를 하며 '조용히' 살고 있지만 결혼 생활에 문제가 불거졌을 때 강경한 대응을 하는 것과는 달랐다는 것이다.


첫번째 사실은 '고유명사를 머리에 담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내가' 두번째 사실이 없었더면 그녀의 존재조차 잊어버렸을 것이다.

내가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게 된 두번째 이유는 그녀가  '일베 여신'이라고 불려진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무엇보다 '프로야구 선수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삭제되었다'라는 보도가 나온 그 날 오후에 한 경제신문지에 그녀가 '일베 여신'으로 불려진다는 기사를 접하고서였다. 


그녀의 큰아버지가 모정당 4선국회의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그 기사에서 큰아버지가 정치인이라고 언급되었길래 검색을 해본 결과이다)  '오전에 남편이 바람 피운 기사'에 이어 오후에 '일베 여신으로 불리는 그녀라는 기사'가 올라온 것은, 그녀가 바람 피운 논란 당시 대응 글 중 하나가 '까불지 말라, 우리 큰아버지가 정계의 거물이다'라는 글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물타기식 기사라는 '충분히 의혹스러운' 추측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은 내 머리 속에 뚜력히 남게 되었다.



어쨌든, 그녀의 큰아버지가 정계의 4선 의원이건 아니건 내 관심사가 아니었고 단지 생각이 들었던 것은 '풋~ 일베 여신이라는 것이 밝혀졌으니 앞으로 생활이 참 고단하겠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이후에 불치병에 걸린 남편에게 헌신적인 내조를 했으며, 올해 그녀의 남편은 기적적으로 소생하여 프로야구 선수생활을 계속했으며 예년에 비하여 '엄청나게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런데 그녀가 '일베 여신'으로 불리기는 하지만 실제 그녀가 일베를 하는 것인지의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단지, 그녀의 정치적 발언들이 보수성을 넘어 극우에 가깝고(예로, 월가에 대한 반감으로 시위를 하면서 '1%에게 세금을, 99%에게 복지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었던 당시 시위를 했던 미국인들에게 공산주의자들이냐?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 그녀가 트위터에 남겨놓은 글들 중 다수의 '일베 용어'가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용어를 공유한다'는 동질감 때문에 일베 회원들에게 '일베 여신'으로 불리울 뿐 그녀가 일베를 한다는 것을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아래는 그녀를 '일베 여신'으로 추앙하던 한 일베 회원의 트윗 복사분.


 일베여신 트위터1.gif


이미 여러번 언급한 것처럼 일베에 대한 나의 입장은 누구보다도 좀더 강경하다. 그들의 치졸하며 수준 낮은 팩트주의는 뭐 그러려니 한다. 솔까말, 그들의 치졸하며 수준 낮은 팩트주의에 의거한 팩트들이 요즘 진보진영의 언론들이나 네티즌들들의 그 것보다는 그나마 낫다는게 내 생각이니까.(단지, 그들의 반대 진영 쪽에 대한 팩트에 한하여)


"그들이 인종주의적 발언이나 또는 여성혐오적인 발언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어떤 정치적 발언을 해도 그건 그들의 자유이다. 그러나 사이트 방문수가 권력으로 환산되는 현실에서, 그들의 행위에 대하여 클릭수를 보태는 행위는 그들의 인종주의적 발언이나 여성혐오적인 발언에 대하여 간접적으로 시인하거나 옹호하는 짓"


문제는 이 '일베 여신'의 발언의 내용이다. 그녀가 일베 용어를 자주 쓰는 것은 내가 언급한 '일베에 권력을 보태주는 짓'이니 확실히 부적절한 행위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녀가 일베를 한다는 것은 밝혀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녀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그녀가 일베의 정치적 경향과 공감대를 가지고 있어 보이지만 그녀가 일베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런데 그녀를 공격하는 게시글들을 보면 '그녀가 일베를 한다'는 것을 기정 사실화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정황은 많다.

첫번째는 그녀가 일베가 있게 한 계기가 되는 전여옥의 열렬지지자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아래의 그녀의 트윗 내용이다.

일베여신 트위터3.gif



그녀가 전여욕의 열렬지지자라는 것은 그녀가 일베를 한다는 것의 직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 없으며, 인증글을 남긴다는 것은 그녀가 이 트윗을 쓴 당시에 꼭 일베 회원이 아니어도 된다. 즉, 일베 가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므로 그녀가 감사의 표시로 회원으로 가입하여 인증글을 남기면 된다. 뭐 어려운 일인가?

그리고 새침부끄라는 닉은, 일베 초창기에 일베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다가 지금은 운영자의 역할만 한다는 '정체불명의 네티즌'이지만 일베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이 닉을 모르는 사람들이 없다. 즉, 새침부끄 닉을 거론했다고 해서 일베를 한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저 트윗의 내용은 '회원 가입을 하고 감사 인증글 남기다가 운영자에게 친목질한다고 밴 당할까봐 안한다'라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도 있으며, 그녀의 큰아버지가 4선 의원이였다면 직간접적으로 '정치적인 언행'에 대하여 익숙할 것이며 그녀의 그동안의 언행이 정치적인 측면이 강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아나운서 직업을 가지기 전의 그녀의 직업이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었다는 점(직업은 밝히지 않는다)에서 일베 회원들의 지지가 필요했기 때문에 '계속적인 지지를 유도하되 직접 그들에게는 가담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 정도는 생각할 것이다.


그녀가 일베를 했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단지, 한 일베 회원(직접 일베를 검색한 결과)이 그녀가 아나운서 전의 직업을 가졌을 때 동일 직업을 가진 후배에게 '일베를 하지 말라'라는 충고를 받은 적 있다는 것이 전부이다.


그리고 일베여신이라는 칭호는 일베 회원들이 그들과 동질성을 느끼는 유명인들에게 붙여지는 칭호이다. 한 아이돌 가수 그룹도 한 때는 일베 여신이었고 다른 많은 유명 여성 인사들은 물론 만화 캐랙터까지 일베여신이라고 불려지는 것으로 그녀가 원조 일베 여신이라고 불려지지만 그 것이 반드시 그녀가 일베를 한다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



물론, 내 생각과는 달리 그녀가 일베를 한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을 수 있다. 만일 그녀가 일베를 한다면 어떤 형식으로든, 그녀의 일베 아이디가 밝혀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일베 아이디는 지금까지 밝혀진 것이 없다.



그녀가 유명인으로서 일베 용어를 자주 쓰는 것은 일베의 권력화에 동조하는 행위로 상당히 부적절하다.
그러나 그녀가 '일베를 한다'라는 것은 증거가 없으므로 그녀를 일베충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비난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녀가 일베를 한다는 전제 하에, 그녀의 남편에까지 극도의 혐오감을 표출하는 네티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해서는 안될, 꼬진 '연좌제식 발상'이기는 하지만 '부창부수'라는 표현을 빌린다면 그 것까지도 OK.


그런데 남편에까지 극도의 혐오감을 표출하는 네티즌들의 과거 글들을 검색해본 결과, 병역비리를 일으킨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을 향해 '형, 형'거리면서 극도의 친밀감을 보인다는 것이다. 빈약한 팩트에 의하여 상대방을 비난하고 그 남편까지 비난하면서 병역비리를 일으킨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는 팬을 자칭하는 행위, 그 이중성에 대하여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