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을 강타한 지진 충격 지난 6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의제를 논의 중인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정중규 위원



우리나라 지진 관측 이래 한반도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인 5.8의 지진이 세계 최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밀집지역에서 발생했다. 특히 지진이 발생한 경주에는 월성 1~4호기, 신월성 1, 2호기 등 총 6기의 원전이 밀집해 있고 방폐장 곧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도 있다. 뿐만 아니라 경주 바로 남쪽에는 고리 원전 1~4호기와 신고리 원전 1~4호기 등 무려 14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며, 최근에는 신고리 5, 6호기도 착공에 들어갔고 신고리 7,8호기도 계획 중이다. 후쿠시마 원전 참사를 기억하고 있는 원전 밀집지역 주민들이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 경주 지진은 양산 단층에서 발생했는데, 이 지역은 지진 피해에서 비교적 안전하다는 진단 아래 원전이 건설되었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여기에 수령이 30년이 넘은 낡은 원전이 적지 않게 포진돼 있어 강진에 대한 염려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원전의 내진설계는 대략 규모 6.5~6.9 정도인데 이것은 한반도 예상 최대지진 규모 7.5에 비해 20~30배 낮은 규모다. 국내 지질학계에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 강진이 급증하는 추세라며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지진 관련 시스템을 전면 재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실 '삼국유사'나 '조선실록'을 보면 한반도 특히 영남 지역은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신라 혜공왕 15년(779)에 경주에 지진이 일어나 1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또한 '조선실록'의 지진발생 통계를 보면 경상도 지역이 32.4%로 가장 높다. 세종14년(1432)에 '지진이 없는 해가 없고, 경상도에 더욱 많다.'고 기록되어 있다.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

탈핵의 길을 진지하게 모색할 때가 되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참사 때 일본 수상이었던 간 나오토(菅直人) 전 일본 총리는 "원전은 안전하지 않고, 싸지도 않다"고 주장하며 지진이나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가 아니더라도 "원전의 위험은 사라지지 않으며 사람의 실수로 인한 사고는 막을 수 없다"고 한다. 특히 그는 한국의 원전이 집중돼 있는 경주 울산 부산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후쿠시마보다 몇 십 배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원전은 테러 공격에도 취약하다면서 원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한 국가가 궤멸상태로 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원전의 경제성만을 들어 2024년까지 원자력에너지 의존도를 50%로 높이기 위해 새롭게 원전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과연 원전 에너지가 다른 에너지보다 훨씬 저렴한가? 원전 해체비용, 방사능 유출 사고에 대한 엄청난 불안비용,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비용, 고준위 방사성 폐기비용 등을 모두 고려한다면 결코 원전 단가는 낮지가 않다.

그리하여 독일, 스위스, 벨기에, 대만 등은 탈핵을 선언했고, 이집트, 이탈리아, 요르단, 쿠웨이트, 타이 등도 원전을 포기했다. 독일의 경우 원전 폐쇄를 결정했을 때 이른바 핵마피아들이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나 전기요금 상승, 수입 의존 등을 경고했지만 지금까지 성과를 보면 기우였다. 노후 원전 폐기, 신규 원전 건설중단 등을 통해 원전에너지를 역사의 뒤편으로 물러서게 함과 동시에 태양 바람 등 자연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새로운 대체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야할 것이다. 1986년 4월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2011년 3월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참사는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더 나아가 한반도와 한민족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남북한 모두 핵(북한은 핵무기, 남한은 핵발전소)을 향한 환상에서 각각 깨어나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