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제21차 비상대책위원회의(2016.8.25) 정중규 비대위원 모두발언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 진상규명요구 농성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광화문광장 지하에서 2012년 8월 21일부터 4년이 넘도록, 1500일이 다 되도록 한 목소리로 외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며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사 지하에서 농성 중인 중증장애인들이다. 장애인등급제와 부양의무제 때문에 목숨 잃은 장애인들의 영정을 내걸고 지하보도 천막에서 4년을 외쳤지만, 정부도 정치권도 선거 때만 잠시 눈길을 줄뿐 선거만 끝나면 다시 나몰라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장애등급제 폐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데, 정부가 내세운 장애등급제 개편안은 장애인등급을 현재의 6등급에서 경증과 중증으로 다시 나뉜 것일 뿐 등급은 유지되고 있으며 결국 복지이용자 제한으로 예산 확대를 막으려는 정부의 의도는 그대로 살아있다. 그리하여 비현실적인 등급 판정으로 지원을 받아야 할 사람이 지원 받지 못하고 숨을 거두는 일이 아직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개별상황에 맞는 복지급여를 제공해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빈곤을 해소하겠다던 개정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맞춤형 개별급여 도입안은 사각지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독소조항 부양의무자 기준이 그대로 남아있어 대다수 장애인을 비롯한 빈곤층이 밑바닥 사회안전망인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밀려나고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의 복지정책에서 ‘맞춤형’이란 표현은 서비스 대상자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입맛에 맞춘다는 의미로 이미 국민들에게 해석되고 각인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복지는 예산이다.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다는 정부의 말이 얼마나 허무 개그인지는 지난 3년간 여실히 증명되었다. 장애인복지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국의 복지예산수준은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이 10.5%로 OECD 회원국 평균 23.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다 우리나라 등록장애인 수가 전체 인구의 5%로, 인구대비 예산비중으로 봐 장애인복지 예산이 17조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현재 2조에도 미치지 못해 적정수준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사회 장애인의 열악한 현실을 반증해주는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재정효율화를 내세워 장애인의 생존권과 직결된 그나마의 예산마저 대부분 동결 내지 축소시키는데 갖은 수를 다하고 있다.
거듭 말하지만 장애등급제는 장애인 당사자 개인의 사회환경적 상황과 욕구를 무시하고 행정편의에 따라 장애인을 일괄 등급으로 나눈 후 복지를 차등 지급하는 폭력적 제도다. 또한 부양의무제는 기초생활보장이라는 국가적 책임조차 가족과 같은 사적영역에 떠넘기고 부양의무자 기분에 따라 수급자격을 제한하는 반인권적 제도다. 따라서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는 등급 간소화, 수급기준 완화 등 미봉책으로 유지시킬 것이 아니라 전면 폐지되어야 한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전면 폐지야말로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킬 첫 걸음이 될 것이다. 국민의당은 여기에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