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제9차 비상대책위원회의(2016.7.27. 9:00)
▣ 정중규 비상대책위원 모두발언 
새누리당이 어제 "사드반대를 일일행사처럼 펼치는 야당의 정략적 공세들도 오늘로 끝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특히 '안보는 보수'라고 외쳤던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안보에 대해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사드배치 결정이야 말로 남북한 긴장을 조성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 사이에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란 차원에서 안보를 근본적으로 해치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사드배치로 한반도는 한미일과 북중러가 양편으로 대치하는 신냉전체제 대결구도 한복판에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를 염려하여 사드반대 당론을 채택한 국민의당이야 말로 안보를 진정으로 지키려는 안보정당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더민주 내에서도 김종인 대표를 제외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김부겸 의원, 당권에 도전할 송영길 추미애 김상곤을 비롯해 대다수 의원들이 사드배치 반대의사를 개별적으로 밝히고 있다. 국민의 여론 역시 사드에 대해 차츰 알게 되면서 찬성에서 반대쪽으로 급격하게 옮겨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사드배치를 여론수렴을 거쳐 재검토해야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오늘이 마침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3주년일이다. 전쟁의 포성은 멈췄지만 한반도에서는 여전히 평화의 기운이 깃들지 않고 있다. 남북관계는 대화의 통로마저 완전히 단절된 채 군사적 대립만 깊어가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소용돌이치고 있는데, 주체적으로 대응해야할 이 결정적 시기에 우리 민족은 남북 상호간에 칼날만 세우는 자해만 거듭하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또 지난 7월 25일은 122년 전인 1894년에 조선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청나라와 일본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펼친 청일전쟁 발발일이기도 했다. 역사는 정말 반복되는가. 1세기가 지난 지금 한반도는 다시 중국과 미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싸움터가 되고 있다. 122년 전 조선은 잘못된 정세판단과 선택으로 청일전쟁을 불렀고 결국 열강의 각축장으로 전락하면서 500년 왕조를 마감시켰다. 박대통령은 한반도를 미국과 중국의 패권싸움터로 재현하는 것이 이 민족에게 얼마나 파멸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를 이런 과거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흔히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한다. 새우등이 터지지 않으려면 고래싸움에 끼어들지 않으면 된다. 사드배치 결정을 철회해야할 이유다.
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박대통령이 지난 3년간 균형 외교를 유지한 것을 늘 높게 평가해왔다. 특히 지난 해 미국의 따가운 시선을 무릅쓰고 천안문 시진핑 국가주석 곁에 서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에도 가입했다. 그러기에 사드배치를 결단하면서 박대통령의 고민은 어느 때보다 깊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그 모든 공든 탑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있다. 제가 사는 대구에서도 그 여파가 일어나고 있다. 칭다오 맥주로 유명한 중국의 칭다오시의 '대구 치맥페스티벌' 방문단이 대폭 축소되었다. 동시에 중국 측에서도 대구시 방문단의 '칭다오 국제 맥주 축제' 참가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박대통령은 3년 전 대통령 취임사에서 언급했던 "아시아에서 긴장과 갈등을 완화하고 평화와 협력이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및 아시아 국가들과 돈독히 신뢰를 쌓아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을 만들고자 한다"는 그 꿈을 되새기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의 균형외교로 다시 복귀하기를 촉구한다. 이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남은 임기동안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