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그나마 야성이 조금 남아 있는 전공노 게시판에 쓴 글인데 그 파장이 참 흥미롭다.

귀향한 게 이제 2년 가까이 되는데 후떼이 셴진으로 확고히 자릴 잡아 분위기로 볼 때 일부 행정기관을 비롯한 기득권 토호들에게는 찍혔다. 간혹 글을 올리면 하루쯤 지나면 벌써 알만한 사람들에게는 다 퍼져 있고 그때그때 변화하는 사람들의 응대 태도를 보자면 참 인생은 고해다 싶다.

아래 나오는 양식업체, 가공업체가 완도 산업의 중추를 이루는데 그 사장들이 다 내 친구 아니면 선배들이니 오죽할까만. 대놓고 적대시하거나 안면 몰수하는 이들도 있고 뭔가 느끼는지 니 말이 옳아 하는 표정을 짓는 이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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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들 특징은 주눅이 들어있고 세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패배주의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그 극명한 예가 뭐냐면 센 사람(돈 많은 사람, 가방끈 긴 사람, 전문가층)이 자신에게 부당한 언행을 해도 대들거나 응전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아니 애초에 그럴 엄두 자체를 못낸다.
영화를 보면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절치부심 노력해서 상대를 이겨보려 하지도 않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데 왜 분노하지 않는가?

그런 이야기 나누다 보면 듣게 되는 거짓말이 있는데 '덤벼봤는데 안 되드라'이다.
거짓말은 어느 부분이냐 하면 '덤벼봤는데, 시도해 봤는데'이다.
대다수는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았으면서.

여기서 한 가지 장벽이 생기는데 그건 바로 상대와 달리 정당한 방법으로 상대를 이기는 것이다.
장하준 교수가 쓴 사다리 걷어차기(Kicking up the ladder)는 적잖은 편법/위법으로 세를 불린 경제적 기득권층이 느닷없이 합법/준법을 내세우며 후발 주자들이 올라올 길을 막는 풍경을 질타하고 있는데 여튼 그래도 정당한 방식으로 상대에게 이기는 것이 낫다. 근데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

원청에서 착취를 당한 하청업체는 또 그 아래 하청업체들을 착취하고 결국 직장생활을 하는 군민 다수는 헐값에 노동력을 제공한다. 부당한 급여라는 건 아니까 술자리에서 사장이나 고용인, 선배들을 씹어대는 것으로 정신적 자위를 한다.

클클. 완도에 얼마 없는 이른바 진보세력들. 그네들이 후배들에게, 직원들에게 보이는 모습은 또 얼마나 다를까? 오십보 백보다.

진보라는 건 자신이 당했던 억울하고 부당한 대우를 다른 이들, 특히 나어린 사람이나 사회적 약자들이 당하지 않도록 나서고 먼저 자신부터 남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인데 대개 보면 진보 나부랭이들이 그 반대되는 위선을 많이 보이드라. 이른바 진보를 참칭하는 이들.

현 시점에서 진보라면 가장 첫 번째가 사회적으로 수긍받을 적정 보수를 주고 사람을 쓰는 것이다. 민주주의니 사회 개혁이니 줄창 선언만 해대지 말고.

양식업체들, 가공업체들 보면 법정 최저 시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급여를 주고 있고 평범한 상식인의 눈으로 보자면 군소리할 것 없이 착취이다.

다들 불만들은 많은데 찻잔 속의 태풍처럼 그저 삼삼오오 술집에서 그런 뒷담화를 할 뿐.

법정 최저 시급의 취지는 그 수준도 밑도는 시급을 받아 생계 자체가 힘겨운 최하 저소득층 노동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지, 그 시급에 맞추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원래 그보다는 일정 수준 높은 시급을 책정하는 것이 도덕적이자 상식적인 모습이다.
물론 여기서 시간제 알바생을 쓰는 동시에 업무 강도가 일반 생산직에 비해 꽤 낮은 편의점 등은 일단 예외로 하자.

다들 부당한 급여에 대한 불만은 많은데 왜 이를 바꾸려는 목소리는 없을까?

물론 지금까지 내 말은 어디까지나 노동자/직원들이 합리적인 태도로 업무를 본다는 전제 아래 하는 말이다. 사장/사용자/고용주든 직원/노동자든 사람 됨됨이는 대충 정규 분포를 따른다고 보면 될 게다. 가진 자들이 대개 더 탐욕스럽지만 상대적인 경제적 약자들이라고 다 선한 것만도 아니니까.

여튼 여태까지 유일하게 확인된 사실은 완도 노동자/직원들의 급여가 생각보다도 더 적다는 점이다.
쓸데없이 썰이 길었는데 현실 여건을 감안하여 직원들 기본급을 조금이라도 더 주려고 애쓰고 실제로 그리 하는 이들이 진보다. 한편 직원들은 혹 자신이 사장이 되었을 때 자신이 사장에게 원했던 모습을 얼마나 실천에 옮길 수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느 한쪽만이 손해를 볼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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