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The prophet)

 

지은이 :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


번역 : 황인채  홈페이지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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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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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한 법률가가 그러면 우리의 법이란 무엇인가요, 스승님?”하고 물었다.

그리고 그는 대답하기를:

그대들은 법(미주1)들을 만들기를 즐기지만,

(참고 : 제가 이 글을 읽으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미주를 하나 달았으니, 필요한 분은 글의 끝에 있는 미주를 먼저 읽으시기 바랍니다.)

그보다 그것들을 깨뜨리기를 더 좋아한다.


바닷가에서 노는 아이처럼 끊임없이 모래 탑을 세우고 그 후에 웃으며 그것들을 부순다.

그러나 그대들이 모래 탑을 세우는 동안, 바다는 해변으로 더 많은 모래를 가져오고,

그리고 그대들이 그것들을 부술 때, 바다는 그대들과 함께 웃는다.

진실로 바다는 항상 순진한 자와 함께 웃는다.

 

그러나 법이란 무엇인가, 삶이 바다가 아니고, 사람이 만든 법들도 모래 탑이 아닌 자들에게,

그리고 삶이 바위이고, 법은 그것에 자신의 모습과 닮은 사람을 새기는 조각도구인 자들에게?


춤추는 자들을 미워하는 절름발이는 어떠한가?

그의 멍에를 사랑하면서 큰 사슴과 사슴이 숲속에서 방황하며 떠도는 것을 생각하는 황소는 어떤가?

자신이 허물을 벗을 수 없다고, 다른 모든 뱀들을 벌거벗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라고 부르는 늙은 뱀은 어떤가?

결혼식 연회장에 아침에 일찍 찾아가서, 잔뜩 먹고 마시고 지쳤을 때 떠나가며, 모든 잔치들은 위반이고 위법이라고 말하는 자는?

 

태양 아래 서있으나 태양을 등지고 있는 자들 말고, 내가 어떤 자들에 대해서 무엇을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은 단지 그림자만을 알고, 그들의 그림자가 그들의 법들이다.

태양은 그들에게 그림자들을 던지는 자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그리고 법들을 인정하는 것은 허리를 구부리고 대지 위에 생긴 그들의 그림자를 추적하는 것 외에 무엇이겠느냐?

그러나 태양을 대면하여 걷는 그대들이여, 대지 위에 그려진 어떤 그림들이 그대들을 현혹할 수 있겠느냐?

 

바람과 함께 여행하는 그대들이여, 어떤 풍향계가 그대들의 길을 안내하겠느냐?

인간의 어떤 법이 그대들을 구속하겠느냐, 그대들이 만약 인간의 감방 문이 아니라 그대들 자신의 멍에를 부순다면?

어떤 법이 그대들을 두렵게 하겠느냐, 그대들이 만약 인간의 쇠사슬들에 묶이지 않고 춤을 춘다면?

그리고 그대들을 심판할 자 누구이겠느냐, 그대들이 만약 그대들의 옷을 벗어던지지만 그것을 인간의 길에 남기지 않았다면?

 

올퍼리즈의 사람들이여, 그대들은 북을 덮어둘 수 있고, 그대들은 라이어(: 고대 그리스의 7현으로 된 수금)의 줄을 늦추어 놓을 수 있지만, 그러나 누가 종달새에게 노래하지 말라고 명할 수 있겠느냐?

  

미주1

  사실 나는 이 글을 읽으며 매우 당혹스러웠다. (law)이라는 말을 법률이라는 단어로 생각하며 글을 읽으려 하니 도무지 뜻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 본 다음에야 법이라는 단어를 불교에서 쓰는 법이라는 단어 정도로 생각하고 해석해야 비로소 뜻이 통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법정 스님이 번역한 선가 귀감에서 스님은 역자 주에서 법이라는 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 : 모든 것을 총칭하여 이르는 말. 온갖 사물과 이치, 옳은 것 (), 그른 것 (), 참된 것 (), 거짓된 것 ()이 모두 이 법에 들어 있다. 그러나 흔히 부처님이 가르친 교법만을 법이라고 한다.


  그러면 칼릴 지브란은 불교의 법이라는 단어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쓴 것일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불교의 법이라는 단어는 고대인도 힌두교에서 사용하는 dharma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이다. 칼릴 지브란은 그 dharma라는 단어를 염두에 두고 이 글을 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예언자 제1, “배가 다가오다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당신만이 강과 개울에 평화를 주는 자이려니, ……그 후에 나는 당신에게 다가갈 것이다, 무수한 물방울들이 끝없는 바다를 향하여.” 나는 그 구절을 읽으며 힌두교에서 개인의 자아(아트만)를 물에 비유하고 바다를 브라만에 비유하는 가르침을 연상하였다.

  예언자 제12, “죄와 벌에 대하여에서는 칼릴 지브란이 이 세상을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밖으로 투사해 낸 것이라고 생각하는 힌두교의 유심론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글에서 사용하는 법이라는 단어를 만물(萬物), 법칙, (), 놀이 따위의 의미로 넓은 의미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