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까는 이유가 노빠나 노빠비슷한 부류는 다 싫다는 런닝맨의 감정에서 부터 출발했다고 오해?하는 탓이 크지 싶어요. 세상에 같은 편의 뒷통수에 총질하는 놈만큼 얄미운 게 없죠. 물론 진짜 그런 감정때문에 삐딱선을 타기 "시작한" 분들이 계실 것도 같지만, "이후에" 의혹들은 정황상 나올 법한 얘기들이기도 했는데 말이죠. 그 "이후의"의 의혹들이 정황상 나올 법한 얘기가 아니었다면 아무리 박원순이 미웠다고 해도 그토록 쉽게 까는 포지션을 자처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뭐가 정황상 나올 법한 얘기였냐고 묻는다면..솔까말 만 20살이면 신검을 받고, 21-22살에 대부분의 청년들이 다 군대에 가니까요. 그 시기를 지나 27-28살 까지 군대안가고 있다면, 직업이 연예인이거나 학위 딴다고 외국에 나가있는 경우 말고는 없죠. 그나이까지 군대안가고 연기신청한 전력이 있다면 군대가기 싫어서 그러는 것인 줄 다 압니다. 그와중에 진단서 떼서 왔다 갔다했다면 (안갈려고)노력하고 있구나고 생각하기 마련이죠. 일반인이 그런다면 (얄밉지만)"자기 개인의 정당한 노력"으로 봐줄수가 있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병역면제 청탁(혹은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경우라면 얘기가 180도 달라지겠죠. "자기 개인의 정당한 노력"이 아닌 소위 아버지의 권력이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해 지는 거니까요. 

대한민국 현역 국회의원들의 태반이 군미필자인 것, 그 현역 국회의원 아들들의 태반이 4-5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그게 가능성으로만 그치지 않고 엄연한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는 거겠죠. 그래서 정치인이나 기타 사회적으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 그리고 그 자녀들의 병역사항은, 언제나 우리 사회의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래서 사후적이긴 해도 늘 엄격하게 병역검증의 필터를 거쳤습니다. 박원순의 경우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강용석이 취한 태도가, 지나치게 더티했다는 문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겠죠. (의료법 위반임에도 불구하고)MRI사진을 무작정 공개한 것 부터, 그이후 언론플레이를 지속하면서 박주신의 동영상을 공개하고, 여친의 실명까지 거론하고..그 파급력이 가져올 크나큰 고통은 박주신 개인이 감당해야할 몫이 분명히 아님에도, 자기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의 적절성 문제를 완전히 무시했다는 점에서 강용석과 그 행위를 옹호한 이들은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어야 하겠습니다만..

아크로에서 과연 "그 행위"까지 긍정한 사람이 있었나 싶은 의문이 우선 들고, 그 행위를 암묵적으로 묵인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점에서는 분명 반성을 해야 겠지만, "닝구이기 때문에 저러는 거다"고 싸잡아 매도하며 문제제기 자체를 못하게 하시는 분들이 마찬가지로 계셨다는 점과, 그 분들 역시 최초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는 MRI사진 공개때에는 비판의 목소리를 "전혀" 안내시다가, 결과가 이렇게 되고 보니 사후적으로 비판 일체를 싸잡아 매도하는 식으로 분위기가 흘러가는 것은 좀 기묘해 보입니다..

뭐 어쨌든 박원순이 이건으로 타격을 입고, 그것이 총선을 앞둔 마당에 진보진영 전체를 주저앉힐 가공할 한방으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기분이 좋습니다. 아크로에 의견을 표한 적은 없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MRI사진 공개 이후 부터 박원순 아들의 병역비리가 사실이 아닐까라는 내심이 더 강했습니다. 박원순에 대한 기대치가 굉장히 컸었다가, 그 좋았던 인상이 무너지면서 갖게된 어떤 괴리감이 그런 식의 의혹을 더 너그럽게 바라보게 된 이유가 된 것이고..의혹을 품었다는 사실 자체에는 떳떳한데 강용석이 무리수를 두는 행보를 했을 때 조차 그게 부적절한 무리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의혹에 대한 대답이 더 궁금하다고 생각해서 그 상황을 아마도 즐기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이 드니 뭔가 미안하고, 이런 미안함을 박주신이 고통을 당하는 순간에는 별로 갖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제 자신이 참 못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뭐 어쩌겠습니까, 못난 게 사실인데..ㅎㅎ

아무튼 큰 판이 지나가고 이제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네요. 앞으로는 또 정치얘기가 아크로를 뜨겁게 달굴 것인데..노빠든 닝구든 수꼴이든 좌빨이든..서로 감정안상하고 유익한 얘기가 오갈 수 있는 아크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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