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권 때의 일이다. 지금 국민의당 소속 의원인 천정배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불구속 수사' 지휘권을 발동 검찰총장 김종빈 검찰총장이 사퇴하게 된 '강정구 교수 국보위 사건'의 성격은 '표현의 자유'와 '학자적 양심'의 양자택일의 심각한 문제인데 당시 이 사건을 단순히 ''표현의 자유'와 '공안정국'이라는 논란만으로 쟁점이 되었다. 논점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대한민국이니 뭐 그러려니 했지만.


한번 생각해 보자.


학자적 양심을 저버린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용인해야 하는가? 과연 표현의 자유만을 주장하여 학자적 양심은 내팽겨쳐도 된다는 것일까? 비약일지 모르겠지만 강정구 사건은 최근 한국의 '지식인들의 더티한 언행들'의 단초가 되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강정구 교수의 발언을 두고 국보법을 걸고 넘어지는 것은 우스운 일일 수도 있다. 국보법으로 문제 삼은 강정구 교수의 발언은 해석하기에 따라 용공적 발언일수도 그리고 가치중립적인 발언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래는 문제가 되었던 강정구 교수의 발언이다.


그는 `맥아더를 알기나 하나요?'란 제목의 이 칼럼에서 "집안싸움인 통일내전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전쟁은 한달 이내 끝났을 테고 우리가 실제 겪었던 그런 살상과 파괴라는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며 "전쟁 때문에 생명을 박탈당한 약 400만명에게 미국이란 생명의 은인이 아니라 생명을 앗아간 원수"라고 규정
(출처는 여기를 클릭)


저 발언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기술하지 않겠다. 그런데 '어떤 사실'과 연결시키면 그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북한의 침략행위를 합당화시킨, 충분히 용공적 생각을 바탕으로 저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어떤 사실'을 연결시켜도 그가 '어떤 심리적인 상태에서 저런 발언을 했는지'는 짐작이 되나 '양심의 자유'라는 당연히 보장되어야할 측면에서 본다면 그의 발언으로 그의 사상적 경향을 단죄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어떤 사실'에서 학자적 양심을 저버렸다.



그렇다면 그 '어떤 사실'은 무엇일까?


해방 후 미군정 당시 독립이 될 대한민국 국가의 체제를 놓고 여론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결과는 대략 사회주의 60%대 공산주의 7% 정도를 해방 후 이 땅에 독립될 국가의 체제로, 해방 후 남한의 민중들은 원했다.


이 강정구의 논문 내용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 논문 내용을 가지고 신동아에서 우익교수들과 논쟁이 벌어졌었다. 그 논쟁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우익 교수들 수준의 한심함이란. 물론, 그들이 얼마나 저렴한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는 DJ정권 당시 서해교전에서 이미 입증을 하였으니 새삼 놀랄 일도 아니긴 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깡통 수준의 국제법 지식을 가지고 교수질을 해먹는지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불가였는데 지식의 수준이야 그렇다 치고 신동아에서의 논쟁은 한마디로 '팩트 무시, 논리 무시 곧 죽어도 악악대기'를 시전하였으니 기본조차 되어 있지 않다는 것에 아연할 수 밖에.


그런데 이 논쟁 후 강정구는 미군정의 여론조사 결과인 사회주의 60%대, 공산주의 7%의 찬성률을 공산주의 70%대의 찬성으로 슬쩍 바꾼 것이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같은 의미인가? 스스로 신동아에서는 '정확히 팩트를 거론했다'가 왜 다른 장소에서는 다르게 말했는가? 실수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그가 학자적 양심을 버렸다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강정구 교수 국보위 논란 당시 내 블로그에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었다.


"학자의 발언을 가지고 국보법을 동원하는 것은 분명 우스운 짓거리이지만 학자의 양심을 버린 교수 편을 결코 들 수가 없다. 볼테르의 발언? 그건 저녁 국거리에나 쓰라"


볼테르의 발언으로 알려진 '나는 너와 생각이 다르지만 말할 자유를 위해 너와 같이 싸우겠다'라는 발언은 실제 볼테르가 한 말은 아니다. 어쨌든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언급할 때는 반드시 볼테르라는 이름과 이 주장이 인용된다.


그런 볼테르가 다시 환생하여, 작금의 한국 언론 상황을 보았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여전히 '나는 너와 생각이 다르지만말할 자유를 위해 너와 같이 싸우겠다'라고 주장할까? 판단하건데, 아마 볼테르는 '자신이 일생을 살면서 실수했던 것 중에 이 발언을 최상위로 올려놓으면서' '그거, 내가 한 말이 아니거든?'이라고 징징대면서 관 속에 다시 들어가지 않을까?


조중동의 여전한 팩트 왜곡에 이제 진보언론은 한술 더 떠서 '팩트 창조'라는 세계 언론사에 없었던 방식을 동원해 그들이 목적하는 바를 달성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그리고 그에 맞짱구를 치는, 지식인이라고 부르기에도 참담한 사이비 지식인들의 난동.


얼마 전에 독일의 지식인들이 히틀러 시대를 반성하기를, '자신들이 히틀러 시대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해외 탈출 러쉬의 결과, 민중들의 폭주를 제어할 사회적 수단이 없었고 이는 히틀러 정권의 폭주를 더욱 부추켰다'라고 했다.


작금의 한국? 내가 보기에 한국의 사이비 지식인들은 그들이 곧 히틀러이다. 한마디로, 작금의 한국은 히틀러 정권 시대보다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독재정권 시대에 지식인들이 해외로 망명가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침묵의 세월을 보냈던 시절이 사회적으로는 더 안전했을 수도 있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