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The prophet)


지은이 :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


번역 : 황인채  홈페이지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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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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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시의 재판관 중의 한 사람이 앞에 서서, “우리에게 죄와 벌에 대하여 이야기하여 주세요.”라고 말하였다.

그는 대답하였다.

 

그대의 영혼이 바람 속에서 방황하는 때야 말로,

그대가 홀로 지켜주는 자도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죄를 범하고, 그로인하여 스스로에게도 죄인이 되는 때이오.

그리고 그 죄를 범한 일 때문에, 그대는 축복의 대문 앞에서 노크를 하여도 거부당한 채 한동안 기다려야 하오.

 

바다와도 같소, 그대의 신적자아(神的自我);

그것은 영원히 더럽혀지지 않고 남아 있을 것이오.

그리고 창공처럼, 그것은 날개달린 것들만 들어 올린다오.

태양과도 같소, 그대의 신적자아는;

그것은 두더지의 길도 알지 못하고, 뱀의 구멍도 찾지 않는다오.

 

그러나 그대의 신적자아는 그대의 존재 안에서 홀로 살지는 않는다오.

그대 안에 있는 많은 존재가 여전히 사람이고, 그리고 그대 안에 있는 많은 존재는 아직 사람도 되지 못하였소.

아직도 짐승 같은 소인배는, 스스로 깨우침을 향하여 안개 속에서 졸며 걷는다오.

 

그런데 나는 지금 그대 안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 말하려 하오.

왜냐하면 그대 안에 있는 신적자아도 아니고 안개 속의 소인배도 아닌 바로 그가, 죄와 벌에 대하여 아는 자이기 때문이오.

 

때때로 나는, 그대들이 잘못을 저지른 자에 대하여, 그가 그대들 가운데 있는 한 사람이 아니고, 그대들 세계에 침입한 낮선 사람인 것처럼 말하는 것을 들었소.

그러나 나는 말하오,

성스러운 사람과 정의로운 사람일지라도 그대들 가운에 있는 가장 고상한 어떤 한 사람을 능가할 수 없듯이,

마찬가지로 악한 사람과 약한 사람도 역시 그대들 가운데 있는 가장 비열한 사람보다 더 낮게 추락할 수는 없다고.

그리고 한 잎사귀라도 나무 전체의 말없는 묵인이 없이는 누렇게 변할 수 없듯이,

마찬가지로 나쁜 짓을 행하는 자도 그대들 모두의 숨겨진 의지가 없이는 잘못을 행할 수 없다오.

 

행렬처럼 그대들은 그대들의 신적자아를 향하여 걷고 있소.

그대들은 길이며 여행자들이오.

그리고 그대들 중의 한 사람이 넘어질 때, 그는 그의 뒤에 오는 사람들을 위하여, 위험한 돌에 대한 경고로서 넘어진 것이오.

, 그는 그들의 앞에서 그들을 위하여 넘어진 것이니, 그들은 빠르고 확신에 찬 걸음걸이이지만, 아직 위험한 돌은 치워지지 않았소.

 

그리고 이것이, 다음의 말이 무겁게 그대들의 마음을 짓누를 지라도:

살해된 자는 그 자신이 살해된 일에 대하여 책임이 없지 않소.

그리고 도둑맞은 자는 도둑맞은 것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소.

정의로운 자도 악한 자의 행위에 대하여 순결할 수만 없고,

손이 하얀 자도 중죄를 범한 자의 행위에서 깨끗하다고만 할 수는 없소.

 

뿐더러, 죄지은 자는 때때로 피해를 당한 자의 희생자이오.

여전히 많은 경우에, 죄지은 자는 죄 없고 비난 받을 일 없는 자를 위하여 죄의 짐을 지고 가는 심부름꾼이오.

그대는 정의로운 자를 부정한 자로부터 나눌 수 없고, 선한 자를 악한 자로부터 나눌 수도 없소.

왜냐하면 검은 실과 흰 실이 함께 엮어서 짜이듯이, 그대들은 태양 앞에 함께 서있기 때문이오.

당연히, 검은 실이 끊어졌을 때, 베를 짜는 자는 옷감 전체를 살펴 볼 것이고, 이어서 그는 베틀을 조사할 것이오.

 

만약 그대들 중 어떤 이가 믿을 수 없는 아내를 심판자에게 데려오거든,

그가 그 여자의 남편의 마음도 저울에 올려서, 그의 영혼도 믿을 만한지 달아보게 하시오.

그리고 죄인을 채찍으로 치려는 자에게 죄인의 영혼을 살펴보게 하시오.

또한 그대들 중 어떤 이가 정의의 이름으로 벌하여서, 나쁜 나무를 도끼로 찍어내려 한다면, 그에게 그것의 뿌리들도 살펴보게 하시오.

그러면 참으로 그는, 좋은 나무와 나쁜 나무, 과실을 맺는 나무와 맺지 못하는 나무의 뿌리들을 발견할 것 것이고, 모두가 함께 대지의 말없는 품속에 엉켜 있는 것을 발견할 것이오.

 

그리고 누가 정당한지 판결하려 하는 그대여, 그대는 육체로는 정직하지만 그러나 영혼은 도둑인 사람에게 어떤 판결을 내릴 것이오?

육체로는 살인한 자이지만 영혼으로는 그자신이 살해당한 자인 그에게 어떤 벌을 내릴 것이오?

또한 그대는, 행위로는 속이는 자요 탄압하는 자이지만,

사실은 스스로 더 큰 괴로움을 받고 있는 자인 그에게 어떤 선고를 할 것이오?

 

그리고 그대는 그들의 양심의 가책이 이미 그들의 잘못된 행위보다 더 큰 자들에게 어떤 벌을 내릴 것이오?

자책이, 그대가 기꺼이 봉사하려는 바로 그 법에 의해서 다스리려는 정의가 아니오?

사실은 그대는 순결한 자에게 자책을 내릴 수도 없고, 그것을 죄인의 마음에서 드러내 버릴 수도 없소.

초대장도 없이 그것은 밤중에 찾아오고, 당사자들은 깨어서 아마도 그들 자신을 주시해 볼 것이요.

 

정의를 이해해 보려는 그대여,

그대가 밝은 빛 가운데서 모든 행위들을 살펴보지 않고는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겠소?

오직 그때에 그대는, 서있는 자와 넘어진 자가 황혼에, 밤중의 소인배와 낮의 신적자아 사이에 서있는 한 사람인 것을 알게 될 것이고,

그리고 저 사원의 주춧돌이 토대에 있는 가장 낮은 돌보다 더 높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