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가 한국 상륙했을때, 많은 뉴스가 이케아를 깠다.

이케아 개장에, 주변 교통이 마비되었다는 둥, 가구가 싸구려라 해외 유학생들이 저가로 쓰고 버리는 가구라는 둥,

그래서, 이런 diy가구는 우리나라사람들의 생활에 안맞다는 둥, 그리하여, 개장초 이케아의 인기는 거품이라는 둥...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그리고 지금도 간혹 네이버 뉴스에 나오는 이케아 관련 뉴스는 부정적인 톤이 많다.

그러나 현실은, 주말 12시만 넘으면 주차 전쟁이다.


외국에서 이케아를 처음 접했을때, 나는 당시 신세계에 온듯 했다.

이렇게 실용적이고, 이렇게 이쁘고, 이렇게 저렴한 가구가 세상에 있다니.

영미권뿐 아니라, 홍콩, 싱가폴등 우리랑 생활수준이 비슷하다던 소위, NIEs(Newly Industrialized Economies) 신흥 경제들 에도 있음에

우리나라에는 그 매장이 없다는 것이 참...실망스러웠다. 그때가 2000년대 초였다.

그리고 십년이 훨씬 지나서야 우리나라에도 비로서 이케아가 들어왔다.

그리고  이것이 한국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케아 가구는 싸구려 가구라고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아마, 가구를 잘 모르는 사람인듯 하다.

물론 정말 저렴한 대학생 원룸용 가구들이 있다.그래도  '싸구려'지만, '바가지'는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꽤 고급스러움 가구들도 있다. 그리고, 가구의 디자인이나 질에 비해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원목'으로 된 꽤 멋지고 서랍이 2개나 달린 침대 협탁이 10만원도 안되니까.

하지만, 조립해보면, '저렴'한것은 그 가구 조립에 대한 인건비가 빠져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


무엇보다, 이케아 가구의 장점은 '가구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새 가구를 들여놓으면 본드 냄새때문에 하루, 이틀은 창문을 열어놓아야 한다.

내 경우, 100만원이 넘는 국내 유명 브랜드 원목 가구조차, 이틀은 창문을 열어놓아야 했다.


가구는 원목 가구가 제일, 비싸다.ㅠ.ㅠ

그래서, 시중에서 우리가 흔히 접할수 있는 가구들은 대부분, 나무를 자르고 나온 톱밥 찌끄레기를 모아 본드로 압착시켜 판을 만든거다. 그게 MDF나 PB(particle board)인데, 이것들을 가공할때 쓰는 본드유해물질에 따라 se0(최상) , e0, e1등으로 나뉜다. 유럽등 선진국에서는 실내가구는 최소 e0등급이어야하고, 일본에서는 최소 se0여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실내가구 등급 제한이 없다. 한샘등 국내 브랜드에서 '친환경'가구라 하는 것들은 e1등급부터 말하는데, 사실 이 e1등급은 선진국에서는 실내가구로 판매할수 없는 등급이다.


이케아의 모든 가구는 -아무리 싸구려라 해도- e0등급이 기본이다. 그러니 급이 다를수 밖에.

게다가, 디자인도 이쁘고, 가격도 더 저렴하거나, 국내 한샘가구와 비슷할 정도이니, 기꺼이 시간을 들여서 조립할수 밖에.


연초, 우리 부부는 큰맘먹고 이케아를 털었다. 거실 3.6미터 티비 장, 큰책장 2개, 거실입구 장식장 2개. 물론 그것들 조립에 1박2일이 걸렸고, 일요일 저녁부터 몸을 가누지 못하는 골병(?)이 들었지만...

디자인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그렇게 많은 새가구들을 거실이라는 한 공간에 들였음에도 가구 냄새가 나지 않아, 굳이 냄새 때문에 창문을 열 필요가 없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순간 나는 우리나라 가구업계에 호구 였음을 알았다.


계획한 일이 있어, 지난주와 이번주, 연속 이케아를 다녀왔지만, 갈때마다 사람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인기 있는 가구들은 자주 품절이고,사람들은 점점 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그리고 이케아를 다녀올때마다 나의 집은 더 아름답고 편안해지고 있다.

오늘 계산대에 줄서고 있는데, 혹 이용시 불편사항이 뭐냐고 묻던 고객불만 조사원에게 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를 외쳤다.

이케아 가는 주말엔 늦어도 아침 10시 출발이다. ㅠㅠ

몇년후,  강동구에 하나 더 생긴다고 하니 좀 나아지려나.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광역 도시에도 하나씩 생겨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합리적이고, 아름답고, 안전한 가구를 누렸으면 좋겠다.


덧) 이케아 디자인 카피나 하면서 E1으로 '친환경가구'운운하는 한샘같은  기업은 그만 정신좀 차리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