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그림자 님이 "몽고반점"에 관해 쓴 글에 댓글을 달려다가 얘기가 간단치 않아 본글을 쓴다.


 맨부커상의 권위나 가치에 관해 자세히 아는 바는 없으나 유렵권에서는 인정해주는 가치있는 상이란 정도만

알고있다. 노벨상과 비교하는 건 별 의미 없을 것 같다. 한국은 노벨상에 질병을 앓고 있는데 일본 중국을 의식하는

그 처지는 이해가 되나 좀 의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긴 러시아 고려인 작가 A도 그 질병을 앓고 있었다. 내가 아는 일본 일급 작가는 <돈황>을 쓴 이노우에 야스시(井上晴),

<野火>를 쓴 오오까 쇼헤이 등인데 오오에 겐자부로도 그 비슷한 언급을 한바 있다. 

나는 한강의 소설을 한편도 읽지 않아서 뭐라고 할 자격이 없는데 그 작품이 대략 십여년 전 작품으로 추정되는 걸로 봐서

그 수준의 작품이 한국에는 상당량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문제는 이 작가가 운 좋게 아주 좋은 번역가를 만났다는 것이다.

소설이나 시는 번역이 없으면 국경을 넘어갈 도리가 없다. 그것도 아주 우수하고 헌신적인 번역이어야 한다.

 번역자도 내국인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국내에서 이름 펄펄 날리는 영문학자의 번역을 미국 현지에서 보고

"무슨 말인지 이해불가"라는 회답이 왔다. 다만 예외는 한국인이지만 현지에서 수십년간 현지인언어로 생활한 사람은

가능한데 아주 드문 경우이다.

러시아나 일본을 보면 그나라 작품에 열성을 가진 외국인이 다수이고 열성과 지원도 상당한데

상대적으로 한국사정은 여전히 열악하다. 케이팝이나 드라마가 세계를 누비지만

문학작품은 아직도 우물안 개구리를 면하지 못하는 건 한국작품의 품질도 문제지만 그것 보다

번역의 경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게 더 큰 이유이다.


 한국문학 번역원도 있고 많은 지원도 하는데 여전히 그런가? 내가 경험한 번역원은  딱할 정도로 관리들 구태에

젖어있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우수한 번역자를 아끼거나 대접할 생각도 없고 그저 자리보전에 신경을 쓰는 것으로만

보였다. 미국펜에서 우수번역자로 수상한 교포를 소개했는데 ㅡ그는 미국펜 어워드도 받았지만 미국내 유수 권위잡지에

한국작품 소개도 여러편 한바 있다.이 번역자는 번역원의 불친절한 태도, 그로서는 이해불가한 편파적 일처리에 놀라

관계를 끊겟다고 말했다. 그런 갈등 결과로 미국내 대형출판사에서 나올 책이 구멍가게출판사에서 나오는 결과가 되었는데

자세한 전말을 여기서 쓰는 건 적절치 않은듯하다. 암튼 그래서 현재의 체제에 큰 기대를 갖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은 작품의 해외진출에 결정적 열쇄인 건 사실이다. 


 소설시장은 지금 사실상 죽어있다. 문학계 유력자들이 소설시장 죽이는데 한몫 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각종 문학상은 수상작품만으로 책이 만들어지지 않고 후보작들까지 끼어서 만든다. 이바람에 개인 창작집은

전에는 기천부씩은 나갔는데 지금은 거의 기본부수도 나가지 않는다. 

 수상작 옆자리에 둘러리 선 작가들은 기십만원 원고료 정도 받고 작품 영구

판매권을 어거지로 양도한다. 그러나 권력 앞에서 한마디도 못한다. 당시 수상작품집은 수십만부씩 판매되어 권력자

의 주머니를 채워주었고 지금도 그 관행은 계속되고 있다.

한강의 이번 수상이 한국작품에 대한 관심제고로 -국외는 물론 국내에서도-이어지길 바란다. 적어도 국외에서는

한국작품 인식제고에 적지 않게 기여했다고 판단된다. 그동안 표절이다 뭐다 해서 추락할대로 추락한 한국문학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계기로 이번 수상이 작용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