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단에 작은 경사가 있는 모양입니다. 중견 여성작가인 '한강'이 세계적 문학상이라는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으로 떠들썩 하네요.

저야 '맨부커'상이 얼마나 유명한지 알지도 못할 뿐더러 노벨상도 아닌데 뭔 호들갑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아무튼 좋은 상을 수상했다니 축하할 일이죠. 저는 늘 한국의 문인들에 대해서 '우물안 개구리'라고 생각했던 사람인데 '한강'의 국제적인 상의 수상으로 한국의 문인들이 좀더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럴려면 이번 한강의 수상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의 문학작품을 제대로 번역할 수 있는 번역가도 중요한 듯 싶군요. 사실 타국의 문학 작품을 제대로 번역하기 위해서는 단지 그 나라의 언어에만 박식해서는 안 되고 작품의 저변을 관통하고 있는 그 나라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서도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 좋은 번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국 문학이 세계적 문학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역사나 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 학생들이나 문인들이 한국에 와서 충분한 공부를 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지금 한국의 문단이 그런 정책을 시도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강준만 교수가 쓴 <문학권력>이라는 책을 보니까 한국의 문단 역시 정치 싸움에 매몰돼 있는 것 같더군요. 문단의 향태에 대해서 '동족상찬'이니 '근친상간'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것을 보니 아주 가관인 모양입니다. 한심한 일이죠.

 

 

저는 '한강'이라는 작가가 참 기억에 남았습니다. 조정래나 이문열, 이외수, 복거일, 박완서 등과 같은 아주 유명한 작가도 아닌 그녀를 기억하는 이유는, 오래 전에 '몽고반점'이라는 작품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또 '한강'이라는 이름이 특이하기도(본명이 아닌 가명인 줄 알았네요) 했구요. '몽고반점'의 구체적인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고 그 작품이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잘 모르지만, 성인이 된 처제의 엉덩이에 남아있는 몽고반점을 보고 형부가 관능적인 상상에 빠지고 결국 성관계까지 이르는 과정이 상당히 에로틱하게 여겨졌기 때문에 그 작품이 오랫동안 제 기억에 남아있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여성 작가가 쓰기에는 조금 낮설은 소재(형부와 처제가 성관계를 갖는다는 일종의 근친상간이라는 점에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문학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제가 함부로 평가할 일은 아니겠지요. 아무튼 그 '몽고반점'이라는 작품으로 인해 '한강'이라는 작가는 제 기억 속에 남았습니다. 그후로는 그녀의 작품을 읽은 적도 없고 그녀의 소식도 들은 바가 없었는 데 이번에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와...대단한 작가로 성장한 모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성 소설로 대중에게 아부하는 '공 머시기' 작가와 비교가 됩니다. 아무튼 한강이 더욱 정진하여 노벨문학상도 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