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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팽이 없었다면 피아노 음악은 어떻게 되었을까? 거의 모든 연주가들의 리사이틀 목록에는 

쇼팽 작품 한 두 곡이 거의 예외없이 포함되어 있다. 엄숙한 바흐, 투쟁적인 베토벤, 음악적 유희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모차르트가 있지만 쇼팽은 그들 옆에 혹은 뒷전에 마치 윤활유처럼 언제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쇼팽이 빠지면 뭔가 허전하다. 그가 가장 인간 친화적인 감성의 대변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Mazurka 는 쇼팽 곡 중에서도 가장 대중 친화적인, 그리고 매력적인 곡인 것 같다. 폴랜드 농민들의 
전통 춤과 민요에서 발상을 얻어 쇼팽은 세계의 누구나 공감할 예술성 높은 음악을 탄생시켰다. 그에게 
다양한 피아노 작품 메뉴들이 있지만 <마주르카> 51 곡은 대지에 굳건하게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니키타 마갈로프(Nikita Magaloff. 1912~1992)- 별로 귀에 익은 이름은 아닐 것 같다. 그러나 피아노 음악에, 특히
쇼팽 피아노곡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기억해둬야 할 이름이다. 나는 <마주르카>의 매력을 이만큼 완벽하게 살려내는 
연주를 처음 들었다. 특히 첫곡 OP.7의 1번을 듣는 동안 "혼자 이렇게 즐겁고 황홀한 음악을 듣는 것이 누군가에게 
좀 미안하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래서 가족을 불러다가 다시 함께 듣기도 했다. 마술적 건반터치, 오묘한 악상(樂想) 
표현의 대가!-이런 호평이 뒤따른다. 전혀 과장이 아니다. 호로비츠도 마갈로프를 칭송했다는 설이 있다. 잉그리드 헤블러, 
마르타 아르헤리치 같은 빛나는 피아노 스타들이 그에게서 배웠다고 한다. 베토벤, 차이콥스끼 등 그의 명성 높은 다른 연주
들도 있지만 마갈로프의 쇼팽 곡 연주, 특히 <마주르카>연주를 듣는 것은 행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