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선거 전문가가 아니다. 선거 운동을 해본 것은 옛날, 아주 먼 옛날인 88년 총선에서 [민중의당] 안양지구당 선거운동을 도왔던 것이 유일하다. 그래서 선거 운동이나 그런 메커니즘에 대해서 거의 모르고 할 얘기도 별로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진보 진영이 입에 달고 사는 '계급배반 투표'니 '기울어진 운동장'이니 하는 논리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국민들, 유권자들이 그리 만만하게 보이나? 그냥 자기에게 주어진 공짜 권리라고 생각해서 아무에게나 한 표 대충 던질 것 같은가?

별로 적절치 않은 비유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돈 1만원 하나 갖고도 벌벌 떨고 이것저것 따지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 그게 당연한 사람 사는 모습이다. 그런데 자기에게 주어진 권리 한 표를 대충 행사할 것 같은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리저리 따지고 고민하고 검토한다. 그리고 나서 한 표 찍으러 간다.

그 한 표 찍으려면 평상시 정당과 정치세력이 내건 정책이나 정치 노선, 정치적 행위에 대해서 나름대로 판단하고 있어야 한다. 선거가 다가오면 후보가 어떤 인간인지도 알아봐야 한다.

게다가 투표일에는 아침부터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일찍 투표하고 놀러가거나 다른 일 보려고 해도 그렇고, 이 날 하루 투표만 하고 쉬려고 해도 결국 하루 일정의 중심에 투표가 놓여야 한다. 이런 노력과 관심이 없으면 아예 투표를 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해 평범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는 적지않은 노력과 열정과 투자와 자기 희생(?)이 없으면 불가능한 행위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이런 한 표를 대충 행사할 거라고 보는가?

선거의 결과는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라 그 이전 몇 년 동안의 실적(정당, 후보 등의)에 의해 결정된다. 더 나아가 그 정당과 정치세력, 후보가 몇십 년 동안 쌓아온 정치적 실적과 신뢰도 나아가 삶의 여정 등이 종합적으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비유하자면 선거는 주어진 상품권을 들고 백화점에 물건 사러가는 것과 비슷할 것 같다. 제한된 금액 안에서 최대한 가치 있는 물건을 구입해야 한다.

물론 사람마다 주어진 돈 안에서 최대의 만족을 얻는 아이템은 다르다. 유권자가 후보들의 여러가지 자격이나 정체성, 공약 가운데 자신의 요구와 맞아떨어지는 점을 찾아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할 수 없는 것은 유권자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 안에서 최대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이 48%인가 얻은 것 자체가 기적과도 같은 아니 솔직하게 말하자면 상상하기조차 역겨운 엽기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문재인이 도대체 한 일이 뭐가 있나? 친구 잘둔 것? 얼굴 잘생긴 것(여기에 대해서는 극렬 반발하시는 여성분들이 적지 않다)? 결정적으로 고향이 부산이라는 것?

개인적 역량이나 업적 등에서 단 하나도 이룩한 것이 없는 정치인이다. 심지어 현재의 제1야당을 그동안 지지해왔는지조차 의문이다. 절친이라는 노무현의 협력 요청을 계속 거절했던 것만 봐도 그러한 의문이 당연히 생긴다.

유일하게 본인이 이룩한 정치적 성과라고 할 수 있는 부산 국회의원 당선 역시 새누리당의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초선의원이 됐다. 그런데 이 초선의원이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 야권 단일후보가 되더니 선거에서 지고도 다시 당 대표가 됐다. 그런데 그 투표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다.

1인 1표, 다수결, 투표의 자격 등 기본적인 원칙이 깡그리 무시된 선거였다. 물론 그 이전 문재인의 대선후보 선출도 말도 안되는 절차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의문이 많고 당시의 모바일 투표 등 당내 후보 선출 자료는 투표 끝나자마자 폐기됐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보면 문재인은 우리나라 친노와 좌파가 온갖 정치공학을 총동원해서 만들고 밀어붙인 후보였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무리한 공작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 지난 대선 때의 득표가 무리와 무리를 거듭해서 만들어낸 결과였다는 것이고, 문재인이 다시 대선에 나올 경우 지난번 대선 때 얻은 득표의 절반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이유이다.

문재인이 차기 대권후보 중 여론조사 1위를 오래 유지했다고 한다. 듣기로는 4천, 5천명씩 원하는 답변을 줄 수 있는 전화번호를 관리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현재의 여론조사로는 결코 민의를 반영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유권자들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국민개새끼론, 기울어진 운동장론, 계급배반투표론을 입에 달고 사는 이른바 깨시민, 진보/좌파, 친노들보다는 우리나라 평범한 유권자들이 훨씬 현명하고 똑똑하고 결정적으로 더 도덕적이다. 그런 유권자들이 자신의 표를 대충 함부로 줄 것이라고 보는 게 어마어마한 착각이라는 얘기이다.

내년 대선은 이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되어야 한다고 본다.

(2016년 4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