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읽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다시 집어들고 몇페이지 씩 보는데 

전통적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그런지 재미가 별로 없는 중에도 가끔 되새겨볼만한 문귀가 눈에 띤다.

 원문 그대로 인용한다.


.....보다 높이 올라가려는 사람은 언제나 갑자기 현기증이 그를 찾아온다는 것을 계산하고 있어야 한다.

현기증이란 무엇인가? 추락공포증인가? 그렇다면 난간으로 안전장치를 해놓은 높은 전망대에서도 우리에게

현기증이 오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현기증은 추락공포증과는 다른 것이다. 현기증은 깊이(심연)가 우리를 유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깊이는 우리 마음 속에 추락에 대한 동경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럴 때 우리는

깜짝 놀라 이 동경에 대해 방어한다.

  

 심연이 우리를 유혹한다는 말이 흥미롭다. 추락의 공포가 아니라 유혹에 빨려들까봐 겁먹게 된다는

밀이 실감난다. 악행에 대한 유혹, 자실유혹, 뭔가 파괴하고 싶은 유혹 등에도 적용될 수 있는 말로 

느껴진다.인간이 얼마나 불완전한 존재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