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서 여러 가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인데,
그 중 더민당의 영남노빠들은 (스스로 리버럴이라 칭하는) 소위 낙동강 벨트가 깨졌다는 사실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한다.
나 또한 sns상에서 영남출신의 더민당지지자들이 열을 올리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았다.
엠팍 등에서는 앞으로 PK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 더민당이 약간 무리해서라도 신공항을 PK에 주어야 한다거나 하는 따위를 말하기도 한다.
평소에 그들이 호남에 대해서는 구태 지역주의 정치라고 한 것들을 PK에 대해서는 아무 가책 없이 주장하는 것이다. 참 가소로웠다.

이것을 보니 영남패권주의라는 시각에서 이번 총선결과, 특히 PK에서의 결과를 해석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대 총선에서 더민당의 선전의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김종인이라는, 누가 봐도 빨갱이라고 하기 뭐한 노정객을 영입하면서 개혁하는 시늉을 한 것도 있지만, 새누리당의 공천파동이 가장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소위 친박이나 진박이라고 하는 TK세력이 박근혜를 등에 업고 공천과정을 좌지우지하면서 부산에서는 그래도 지역구를 오래도록 다져온 친노 계열 인물들이 나타나자 PK사람들이 후자를 찍어준 것이다.

이것은 엠팍 노빠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PK사람들이 갑자기 진보적이 된 것이 아니다.
다만 지역이익을 더이상 새누리당을 통해서 보장받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대안적인 정당을 통해서 그것을 실현하기로 한 것이다.
혹은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경쟁체제를 통해서 이익을 본격적으로 보장받겠다, 그렇게 판단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따라서 호남색을 빼서 PK에서 자리가 나왔다던지, 하는 분석은 모두 헛소리로 파악이 된다.

사실 당연할 것이다.
어찌보면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TK와 PK의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박근혜 정권 하에서 PK가 꽤 많이 거세를 당했기 때문이다.
TK를 중심으로 하는 진박세력이 당 전체를 좌지우지할 정도가 되자 새누리당을 통해서 지역이익을 실현하기가 어렵다고 보게 된 것이다.
결국 PK에서 더민당의 성공은 어찌보면 3당합당 구도의 일시적인 완화가 아닌가, 그리 생각이 된다.
TK와 PK가 갈라선 것이다.
지금이야 더민주당이 수도권 의석이 많지만, 이것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당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지역구 후보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고, 이 한 번의 선거결과에 설레발을 치는 노빠들이 PK에 올인하면 올인할수록, 수도권은 그로부터 거리를 둘 것이다.

어찌 보면 이것은 지난 대선 때부터 이어지는 긴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이미 2012년 대선에서 김영삼과 그의 아들 김현철은 박근혜 대신 문재인을 지지할 것처럼 운을 띄운 적이 있었다.
아마 박근혜 정권이 TK 중심 정권이 될 것을 경계한 그들이 PK 지역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런 움직임을 한 것이었다고 생각이 된다.
그렇지만 지난 4년간은 어쨌든 친노패권세력들이 이끄는 오합지졸들 때문에 PK 토호들도 무언가 맡기기가 껄끄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에 더민당이 김종인을 영입하고 운동권의 사방으로 튀는 성질을 찍어누르자 그보다도 엉망인 후보를 낸 새누리당보다는 더 맡길 만하다고 판단이 되지 않았을까?
결국 PK 토호들은 지역이익을 위해서 더민당을 찍은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민주주의 사회에서 지역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지역이익을 추구하면서 마치 자기네는 우월하고, 자기네는 진보적이고, 자기네는 깨어있다는 건방지고 싸가지없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철저하게 응징할 필요가 있다.

다음 대선 및 총선에서 TK당인 새누리당, PK당인 더민당, 나머지 지역 모두의 연합인 국민의당의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