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돌님께서 운영하시는 담벼락에 올라온 글의 링크를 타고 간 한 노빠 커뮤니티에서 올라온 글에 달린 쪽글에 의하면 북한 개성공단의 구체적인 설계를 정동영이 했다고 한다. 본글과 쪽글의 분위기를 보니 허튼 소리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정동영이 햇볕정책에 대하여 남달리 애정을 표시하는 발언들이 다시 생각이 났다.


본글과 쪽글들을 읽으면서 '정동영 이 미친 놈'이라는 생각이 떠올려졌다. 분명히 내가 정동영에게 나의 과언을 사과하는게 맞는 맥락인데도 말이다.


전주.

DJ정권 중반 때로 기억한다. 일 때문에 전주에 3개월 정도 머문 적이 있는데 전주는 강원도 춘천과 함께 이주하여 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아담하고 깨끗하고 그리고 참 마음에 들 정도로 조용한 동네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나의 느낌이었던 '아담하고 깨끗하고 조용하다'는 것은 도시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개발이 더디다'라는 의미였겠지만.


그 이후로 전주를 방문한 적은 없는데 지금 전주를 방문한다면 '아담하고 깨끗하고 조용한' 전주는 없을 것이다. 지금 전주는 광주시 규모의 70% 정도 수준으로 올라왔다는데 내가 방문했던 광주는, 아니 내가 상무대에서 현역으로 군복무를 하던 시절에도 광주는 번잡한 느낌이 나는 곳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전주시가 광주의 70% 수준으로 올라온 것은 전적으로 정동영의 공헌이라고 한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다시 정리하자면,


정동영이 밀고 나가던 전주의 장기적 발전계획인데 저것이 현재에도 전주시 2025 장기개발플랜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미개발지였던 북전주 개발을 위해 35사단을 이전시키는데 성공했고 그 땅에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도시가 고층 빌딩이랑 주상복합이 올라가는 에코시티. 그리고 서전주의 서부신시가지 천마지구 여의지구 효천지구 만성지구 팔복동재개발 등등... 서부로 도심이 어마어마하게 팽창했음. 전주가 현재 광주 시가지의 70% 정도 되는데, 10년 사이에 20프로가 커졌음.

그리고 구 전주부성내, 전주 구도심의 역사문화도시화와 관광지화도 지금 진행중인 사업, 또 전주의 새만금 배후 광역도시화는 정부에서 밀고 있는 사안이라 정부에서 새만금전주고속도로 등을 착공 준비 중임.

확실히 정동영은 현재 전주의 개발축과 2000년대 전주의 모습을 만든 사람. 저걸 보면서 과거 영향력이 크긴 컸구나 생각.


이 글들은 정동영의 정치적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유권자들과 함께 미래를 설계할 줄 아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2002년 대선 민주당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양아치 노무현 대신 미친 놈 정동영이 당선되었다면 지금 어떠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런 생각의 끝에 남는 아쉬움에 '호남 유권자들을 탓할 수도 없고 탓해서도 안되는 현실'이 떠올려진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그 누구도 인식하지 못했지만 민주당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의 지역별 투표 결과는 유시민의 영남대통령론을 현실에서 앞서 보여주는, 그러니까 '호남출신 정치인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돼'라는 영남패권주의 성향을 보여준 투표였으니 말이다.



정동영 그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정치인으로서의 야망과 정치인으로서의 생존이 엇박자를 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말이다. 이는 마치, 일제시대에 친일부역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인물들에 대하여 함부로 '친일파'라는 딱지를 붙이기 망설이는 것과 같다. 물론, 그는 친노 정치인으로 친노에 이익이 되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하긴 했다. 그러나 그 행위가 과연 친노부역질이라는 딱지를 붙일 정도였는지는........................ 저 글을 읽고난 지금은................. 솔직히 자신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는 정동영에게 '미안하다'라는 사과의 표현보다는 '이 미친놈'이라는 비난의 표현을 먼저 꺼집어 낸다. 언젠가 내가 정동영과 손학규를 들어 비난하기를 '자신이 호랑이인 줄 모르고 고양이로 착각, 친노라는 히라소니들에게 잡혀먹힌 국민호구'였고 그런 호구짓을 정동영은 여전히 '연대라는 이름'으로 자행하고 있으니까.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한민국이라는 오케스트라를 멋지게 지휘할 지휘자를 갈망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갈망의 끝에 유권자들은 3당 체제를 허락해줬다. 지역지지 기반 시대였던 3김 시대를 제외하고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일이다. 그 것은 그만큼 국민들의 갈망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정동영은 가까운 장래에 국민의당에서 대한민국의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 안철수 등과 경쟁을 하고 그 경쟁에서 이긴다면 대한민국 전체 유권자들에게 지휘자로서의 자격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만 본다면, 미래에 대한 철학은 안철수가 정동영에게 압도적이지만 미래에 대한 설계능력을 보여준 것은 정동영이 압도적이다. 그렇다면 정동영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있다. 그가  대한민국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될 자격을 심판받을 기회 말이다.


그런데 지휘자를 요구하는 대한민국 유권자들, 특히 국민의당에 투표한 유권자들의 뜻과 배치되는 '연대설'을 여전히 주장하면서 지휘봉을 잡는 대신 '연대라는 이름이 붙은 피아노의 미만 죽어라고 쳐대니' 미친 놈이 아니겠는가?


정동영이라고 피아노 건반에서 죽어라고 미만 쳐대는 놈에게 감히 충고하자면, 그 빌어먹을 피아노 좀 때려부수고 지휘봉을 잡아볼 욕심을 좀 제대로 내보라는 것이다. 제발! 의학적으로 '한번 미친 놈은 영원히 미친 놈이 된다'는데 그건 의학적 이야기이고 '미만 치는 피아니스트에서 지휘자로의 변신'은 정치적으로 상상만 해도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런 멋진 것을 보고 싶은 기대감을 정동영에게 바란다면, 너무 욕심일까? 아니면 나도 똑같은, 옥타브 다른 미를 치는, 미친 놈일까?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