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같은 현상을 봐도 인식하는 바가 다름을 염두에 두고..


원래 친노가 척결의 대상이 되어야 했던 이유는 "착한 FTA 나쁜 FTA"를 시작으로 진보이념에 혼란을 초래하고 이것도 모자라 대선참패, 총선참패를 거듭하고도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파렴치함에 있었어요. 안철수가 내건 '친노척결'은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 한국진보가 한번은 거쳐야할 의식이었을 거예요. 


그러다가 새누리/더민주/국민의당 이렇게 3당 체제가 되고 총선결과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호재를 맞이하게 되었어요. 셋 다 잘해서가 아니고 어쩌다 보니. 이 분당의 과정에서 두 야당은 정권탈환을 위해 중요한 건 중도표방이라고 전략적인 판단을 내렸죠. 


중도표방이란 것이 뭘까요? 원래 개개인의 정치성향은 잘 변하지 않아요. 복지와 분배를 중요시하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보수적인 자유시장원리를 지지하게 되지는 않지 않나요? 제가 생각하는 중도표방이란, 민주주의이념을 고수하고 경제정책방향은 진보적이면서 정치적으로 상대편 지지자들이나 부동층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조심성을 매사 발휘하는 거예요. 특히 북풍을 조심하자요. 


진보이념을 뒤튼게 아닌 거죠. 저는 그래요.


문재인이 차기 대선에서 '두번 째'로 실패한다면.. 그가 가만 있기만 했어도 노무현의 참여정부가 그나마 빛나는 정부로 기억되었을텐데 또 떨어진다면, 그리고 새누리가 연거푸 대권을 쥔다면, 참여정부는 역사 속에서 가루가 되도록 까일 거예요. 지금까지는 일베에서나 '잔인한' 수위로 까였지 한 번 실패한 사람이 그가 싫다는 사람들 목소리 무시하고 또 나섰다가 또 실패하면... 이런 시나리오를 그는 생각 안 해봤을까요? 노무현의 친구가 아니라 X맨 같아요. 그가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계은퇴하겠다고 말했을 때 전 믿었어요. 문재인은 제 입으로 두번째 대선은 나가지 마라 하면 안 나가겠다 그러는 거구나 전 이렇게 생각했어요. 


그걸 확 뒤집는 걸 보는데 어찌나 배신감이 느껴지던지.. 또 뒤통수 맞았네란 생각(난 사람을 넘 잘 믿어;;)


이겨서 잘 하면 될 일지만 이길 걸 어찌 아나... 그리고 문재인은 참여정부의 명예를 되살리고 싶어해요. 친재벌참여정부정책들을 뒤집어야 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는데 문재인 손에 맡겨놓고 믿을 수가 있을까.


자기 아니면 안된다는 문재인에게서 이미 한 번 속았으니 이번엔 안철수에게 속아줄까 아니면 문재인에게 두 번 다 속아줄까. 이 유권자의 마음이 어떨 것 같니. 여론조사에서 1위 나왔다고 기고만장하지 말아줬으면....   


문재인은 착한 어쩌고 나쁜 어쩌고로 자신이 노무현을 이지경으로 만든 걸 알까요. 그리고 또 실패하면 참여정부에 대해서 얄짤없어질텐데... 친구 맞나 궁금. 부동층은 늘상 남얘기였는데 제가 부동층 됐어요. 전 참여정부의 명예 관심없지만 문재인 자신에겐 중요한 문제여야 할텐데 왜 저렇게 생각이 없지.

"Somewhere unwritten poems wait, like lonely lakes not seen by any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