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제가 아래에

http://theacro.com/zbxe/5240188 "문재인의 인터뷰를 보면서 드는 생각들" 

이라는 글에서 호남 홀대론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고, 거기에 대답해주신 논객분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생각나는 데로 정리해본 것입니다.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이 글은 원래 윗글의 댓글로 쓰고 있다가 글이 길어지기도 하고, 윗글에 댓글을 써주신 분들의 의견을 다시 한번 들어볼 수 있을까해서 발제글로 빼왔습니다.

의견들을 정리해 보니 이렇네요.

1. 참여정부 초반의 행정부, 사법부, 또는 각종 임명직에 천거된 사람들을 보면 호남 출신들이 많았다. [이 부분은 진보 신문이나 더민주 지지층에서 자주 나오는 주장입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김원기등등의 호남 사람들이야 말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들 아닙니까. 다들 중용될 수 밖에 없습니다. 노풍도 광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 하지만 중, 후반기로 가면서 호남출신들이 밀려나기 시작하여 참여정부 말기에는 오히려 MB 정부 때보다 호남인사들이 홀대 받았다  [이 부분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입니다. 더민주 지지층쪽에서 의도적으로 말을 안하는 것 같은... 이것 말고도 세부적인 사항이위의 원글의 링크를 찾아가보면 흐강님 댓글에 자세하게 씌여져 있네요.]

3. 위 2의 원인으로 노무현 정부가 펼친 좋은 말로 하면 영남을 향한 구애, 나쁜 말로 하면 영남에서 인정받고 싶어서 호남을 내팽개친게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만한 일들 - e.g. 대연정 제안, 호남이 나 좋아서 찍었냐 이회창이 싫어서라고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것 - 이 있었는데, 이때 청화대에서 인사에 영향을 미친 사람이 문재인이라는 증거들이 있다. [위 링크를 가보면 확인의 결과님 댓글에 있습니다.]

4.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남 홀대론이 호남이 20대 총선에서 더민주를 비토하는 주요 이유라고 할 수 없다. 이는 그저 호남 유권자들을 바보로 여기는 말에 불과하다. (참고: 모든 유권자는 현명하라는 것이 제 생각이고, 국개론 같은 것은 자기 스스로 수권능력이 없고 무능하다는 것에 대한 핑게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는 참여정부가 끝난지 이미 5년이 지났던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에게 95%의 투표를 호남이 해주었고, 작년 중반의 보궐선거를 제외한 모든 선거에서 그동안 호남은 더민주당계열을 지지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은 이제와서 호남 홀대론이 왜 나오는 것인가?

여기에는 세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호남 홀대론만으로 호남이 더민주당을 지지하는데에 별로 영향을 줄 수 없을 만큼 호남에 대안이 없었다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더민주가 호남을 홀대했을망정 그렇다고 호남이 새누리당을 지지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이정현을 통해서 살짝 실험은 한번 해본 것은 있습니다만 그것은 작은 지역구 하나에 대해서 행해지는 것이지 전체 호남으로 퍼져나갈 수가 없는 것이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새누리가 아닌 국민의 당이라는 대안이 존재했기 때문에 호남인들이 새로운 정치 실험을 해본 것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번째, 따라서 여기에서 호남 홀대론은 일종의 부가적인 핑게일 뿐이고 이번 박근혜 정부 이후로 문재인이 보여준 무능력과 삽질 - e.g. NLL 대화록 사초실종논란, 철도파업진압논란, 박영선호를 침몰시킨 세월호 합의 파기사건, 이상돈 선임껀 안면몰수, 소득세법 개정안 트윗 사태, 4.29 보궐선거 패배, 메르스 사태 당시 특별법 약속 남발,국보위 김종인 영입등등-  을 보아온 호남이 이제 문재인은 더이상 대선주자로서 가망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그를 대선 주자에서 내려가게 할 작정을 한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이 듭니다.

여기서 한가지 더하고 싶은 것은 더민주당 친문지지자들이 하는 말이 지난 대선에서 48%나 먹었고 야권 후보들 중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받았기 때문에 문재인은 확장성이 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거야 지난 대선의 성격상 박정희 딸이 대통령이 되는 것에 대해서 학을 떼는 사람들이 많았고, 당시에는 문재인이 등판한지 얼마 안됐기에 그가 정치적으로 저렇게 무능한지 몰랐었던 때 였습니다. 앞으로 여권 대선 주자는 더이상 박근혜가 아닐 뿐더러, 박근혜 취임 직후 NLL 사건때 부터 그 이후로 줄 곳 본격적으로 보여줬던 문재인의 밑도 끝도 없던 무능력에 대해서 야권지지자들이 지금 치를 떨고 있다라는 사실이 문재인에게 치명적인데, 그것을 호남 유권자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세번째, 호남 홀대론은 참여정부에 대한 미움이라기 보다는 MB때 벌어진 19대 총선 전후 과정과 그 이후의 지방선거등등에서 친노가 민주당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확산된 것이다. 즉, 친노들이 호남정치인들이 자라나는 기반을 제거하고 당내 주도권에서 밀려나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호남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라는 점입니다. [e.g., 19대 선거에서 호남계열 중진 의원들이 공천 자체를 못받고 쫓겨난 점. 정동영이나 천정배가 자기 지역구를 지키지 못하고 강남 험지 출마를 강요받았다라는 것을 들을 수 있고, 그 자리들을 대부분 친노(문)계열 뉴비들이 꿰찾다는 것, 또 틈만나면 호남출신 정치인들을 호남토호로 매도한다는 점 - 아쉽게도 이 호남토호 레토릭은 범야권 지지자들에게 잘 먹히는 것 같습니다만.]


일단 이 정도로 요약이 되는데, 제가 첫번째에 대해서는 크게 동의하고 별 코멘트가 없습니다. 다만 어떻게 보면 호남인들이 안철수와 국민의 당에게 100% 신뢰를 보냈다기 보다는 일단 한번 대안으로 믿어보고 있는 것이기에 국민의 당의 향후 향배에 따라서 호남의 지지가 계속 될지 아닐지가 결정이 될 것 같습니다. 

두번째에 대해서는 일단 제가 보기에는 문재인이 호남의 지지를 못받으면 은퇴한다고 말한 것이 대삽질이자 호남에 대한 예의가 없는 짓이었다고 보는데 일단 벌어진 일은 수습해야 하는 법입니다. 하지만, 문재인이 스스로 말한 것을 엄중히 지키면 나중에 정국이 혼란스러워 지게 될터이고 따라서 재기할 수 있을 기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보는데, 현재의 이 달콤한 권력을 못버리는 것을 보니 소탐대실하고 있는 마음이 여실히 보입니다. (실은 뭐 그 정도의 배포가 있었으면 위에서 말한 삽질들을 했을리가 없겠지만 말이지요.) 

이렇게 된 이상 문재인은 계속 버틸 것이고, 그렇다면 문재인은 대선주자로서 용도폐기(?)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호남인들이 앞으로 보궐선거에서 계속 문재인이 재기하지 못하게 막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한가지 함정(?)은 이 모든 난관을 뚫고서 문재인이 야권 유일의 대선주자가 된다면 그때가서는 호남인들은 또 문재인 지지해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왜냐하면, 호남이 바라는 것은 야권이 정권을 가지고 오는 것이고, 현재 대선 경쟁력에서 문재인이 확장성이 없다고 판단하기에 디스하는 것일 뿐, 막판에 문재인밖에 없다라는 판단이 들면 또 미워도 다시한번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호남인들의 민주당에 대한 애증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딱 각이 나온다고 봅니다. 호남 홀대론같은 것은 없다라고 외치고 다니는 과거 지향적이고 패시브한 것이 아니라, 선거에서 책임있는 자세로 나와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만약 결과가 지금처럼 제대로 안 나왔을 때 그 극성 지지자들처럼 호남탓이나 하고 있는 자세는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그런데, 개버릇 남주기 어렵다고 문재인이 지금까지 해온 일을 보면 과연 이것을 해낼 수 있을까 의심스럽습니다만.

세번째에 대한 커멘트는 이렇습니다. 사실 친노들이 비정상적이고 패권적인 방법으로 당내 비노, 특히 호남출신 정치인들의 싹수를 자르는 짓을 했습니다. 그렇게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동원하여 더민주당을 장악한 것에 대해서 쉴드를 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솔까말 한발짝만 뒤로 물러나서 생각해보면 결국 정치 투쟁, 당내 헤게모니 장악에서 비노가 패배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이것은 꼭 친노(문)들의 패권주의에게 탓 + 무기력했던 비노 또는 호남계열 의원들도 책임도 어느 정도 있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대략 이렇게 정리를 해봤는데, 어떻게 생각들 하시나요? 다른 의견들 열열히 환영하고, 제가 틀리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가감없이 비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