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노빠들 SNS를 보면 이런 기대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친노,친문후보들이 누구보다 앞장서서 거슬리는 비노, 비주류 의원들을 혼내줄 것이다. 박영선은 손혜원이 잡으면 되고, 이종걸은 표창원, 조응천이 잡으면 된다.

이야기만 들어보니 참 대단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게 가능할까.


김종인의 분칠로 더민당이 폐기처분 직전에서 벗어나기 전까지도 그 당을 떠난 사람이 그렇게 많진 않았습니다. 나갈 사람 떠나고도 102석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기처분 직전으로 갔습니다.



그나마 총선을 앞두고도 그랬는데, 대선을 앞두고는 더 심할 겁니다.

지난 대선 때는 고작 원외의 박선숙, 원내의 송호창만 떠나갔음에도 민주통합당은 꽤 흔들렸습니다. 지금은? 갈등은 그 때보다 심각해졌고, 총선은 이미 끝나서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노빠들은 선거 끝나고나니 이종걸, 금태섭도 문재인을 칭찬한다고 하던데 그거에 환호하는 마음이 조금 한심해보입니다. 선거가 예상외의 로또가 되었는데 누가 벌써부터 문제를 삼겠습니까? 게다가 칭찬을 할때는 청구서를 들이미는게 원래 정치입니다.

문재인을 칭찬한 이종걸은 보란 듯이 비대위원이 되어 당권을 결정한 전당대회 룰을 결정하게 되었고, 안철수의 남자에서 전향한 금태섭도 안철수를 비판하는 더민당 국회의원 역할을 수행하는 댓가를 바라게 되어있습니다. 아니 어차피 뱃지를 땄는데, 뭐가 아쉽다고 이제와서 문재인에게 무료 봉사를 하겠습니까. 그럴 사람들이면 진즉 했지요.



오히려 20대 국회가 열리고 나면 현실은 냉정할 겁니다. 로또로 얻어걸린 17대의 탄돌이들이 우왕자왕 한 것은 별게 없습니다. 누가 찍었는지 불분명한 투표였기 때문이지요. 당시 열린우리당은 가치나 정책으로 당선된게 아니라 그냥 얻어걸렸습니다. 이번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박근헤와 이한구의 한국 정치사상 유례없는 막장 정치가 낳은 결과물이지, 문재인, 김종인의 정책이나 더불어민주당이 내세운 무언가가 통한 선거는 아닙니다. 

하다못해 경제민주화를 내건 19대 총선, 무상급식이 나온 5회 지방선거와 비슷해도 다들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투표한 사람 전원을 붙잡고 조사할 순 없지만 허접한 가늠자라도 가늠자라고 여론조사, 기타 조사를 통해 나오는 반응은 박근혜-이한구에 대한 심판에 가깝습니다.

이런 마당에 더민당에서 노빠들이 바라는 진정한 문재인 당의 위엄? 글쎄요.


노빠들이 바라는 건 저도 알 것 같습니다. 남성위주의 한국사회에서 사업가로 떼돈을 번 손혜원이 가지고 있는 강한 캐릭터가 박영선을 쉽게 제압할 것 같을 겁니다. 역시나 당무거부, 문재인은 유신흉내라고 외쳤던 이종걸도 표창원이 근엄한 표정으로 혼내줄 것 같지요? 그런데 그런게 가능하겠습니까.

그 즉시 "친문계 초선이 비주류 다선 중진의원을 X로 보고 개무시하는" 그림이 나옵니다. 게다가 한참 동안이나 당무거부로 아예 공전시키는 이종걸이나 두번이나 탈당할지 모른다고 드라마를 쓰는 박영선이, 손혜원과 표창원에게 무시당하고 가만히 있겠습니까.

둘 다 "다들 당을 떠날 때도 끝까지 남아 지켰고, 힘겨운 상황에서 김종인 대표를 모시고 죽어라도 뛰었는데 돌아오는 건 조롱과 수모였다. 당에 대한 마음이 반쯤은 떠났다" 어쩌네 할 것이 뻔합니다. 솔직히 뻔한거 아니겠어요?

이해찬을 공천에서 잘라서 문재인이 손해볼 것은 별로 없지만, 만약에라도 제2의 정청래-주승용 사건으로 탈당 움직임이라도 보이면 곧바로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건 문재인입니다. 지금이야 선거덕에 지지율이 조금 올랐지만 그 즈음되면 지지율도 지금과 같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상황은 정반대입니다. 지금 비노계 민병두가 원내대표를 알아보고 있다고 합니다. 그게 왜겠습니까. 2012년에도 그랬습니다. "어차피 이 당은 노빠당 아니냐, 당대표 문재인으로 결정하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당 아니냐, 그렇다면 그거 중화시켜줄테니 뭘 내놔라. 그래서 나온 결과물이 이박연대고 박지원 원내대표입니다. 박지원이 그런 거래 없이 19대 민주통합당 인적구성에서 어떻게 원내대표가 되었겠습니까.

민병두의 노림수도 다를게 없습니다. "다들 떠날 때, 김한길도 나갈 때 나는 당을 지켰다"는 것이고 전형적인 청구서 아니겠습니까. 이제 이런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닐 겁니다. 

노빠들이야 손혜원, 표창원 혹은 심지어는 조응천 같은 사람이 정청래 같은 행동을 하길 바라는 모양인데, 셋다 나름 주류 사회에서 빨리 출세하거나 잘 나갔던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과연 정청래 같이 행동할지... 머리가 있으면 생각을 해보는게 좋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