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뭐 국민의당에 대한 장미빛 전망들도 있는 것 같지만 선거란게 그렇게 쉽게 되는게 아닙니다. 

오늘 아침 YTN 신율의 출발새아침에서 밝힌 각 당의 자당 의석수 추정치는,

새누리당 -- 145석 ( http://www.ytn.co.kr/_ln/0101_201604120803354582 )
더불어민주당 -- 100석이하 ( http://www.ytn.co.kr/_ln/0101_201604120852262921 )
국민의당 -- 35석 ( http://www.ytn.co.kr/_ln/0101_201604120814111014 )

입니다.

새누리당의 경우에서도 명백해 보이지만, 지금 양대 정당의 추정치는 읍소작전에 지지자 결집을 위해 되도록 적게 잡은 추정치가 분명합니다. 반면 세과시가 필요한 국민의당의 경우에는 추정치를 높게 잡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렇게 가감해 본다면 새누리당 160, 더불어민주당 105, 국민의당 25, 정의및 기타 무소속 10 정도가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대구에서 당선되는 무소속은 그냥 새누리당 의석으로 카운트 해야 할것입니다.)

저로서는 국민의당이 25석 정도만 얻어도 충분히 선방하고 훌륭한 결과라고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만큼 총선이란게 만만한게 아닙니다.


2.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다른게 아닙니다. 그냥 후보경쟁력입니다. 국민의당이 너무 늦게 출발했고, 지지세가 불타오르는 타이밍도 너무 늦었습니다. 아무리 뒤늦게 유권자들이 국민의당과 안철수를 찍어주고 싶어도, 후보의 공보물을 봤을 때 내용이 바보 같고 영 미덥지 못하면 3번 안찍습니다. 아니 못찍습니다. 

안타깝게도 국민의당 후보자들 가운데 이렇게 준비 안된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선거때 국민들이 그냥 멍청한 양떼처럼 바람에 휩쓸려서, 아무에게나 정당 번호 보고, 포스터에 나온 인물 잘생긱 순서대로 그냥 투표한다고 생각 하면... 커다란 오산입니다.  집단적으로의 우리나라 국민들 그것 보다는 똑똑합니다. 자기지역의 이익을 위해 봉사할 자격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소속 정당의 정치적  가치에 우선해서 탈락 시켜 버립니다. 

비단 수도권만 그런게 아니라 호남에서도, 아무리 국민의당 찍어주고 싶어도, 인물 경쟁력이 밀리면 얼마든지 그냥 더민당 찍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전북지역은 워낙에 국민의당 지지세가 늦게 타오르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호남 유권자들도 정치적 선택권이 생긴이상, 안철수에 올인하느니 분산투자해 두겠다는 마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수도권에서 안철수 의원 1석 포함해서 비례포함 25석 이상 나오면, 성공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3. 반면 제가 주목하고 싶은 바로미터는 의석수보다는 비례득표율입니다.  수도권을 포함해서 전국의 득표율이 국민의당에게 얼마나 주어질까 하는 것이 국민의당 승패의 갈림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이 숫자가 15% 근처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추격할 만한 범위 안에 있다면, 국민의당은 앞으로 생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됩니다.  특히나 기존의 '무당층' 으로 잡혀있는 사람들, 혹은 여당-야당을 오고 가던 스윙보터들이 국민의당에게 투표하고 있다는 증거를 잡는게 중요합니다. 

"봐라, 이번 선거에는 늦게 시작해서 좋은 후보를 못 모아서 의석은 못 모았지만, 기존의 '여론 조사'로는 잡을 수 없던 표심을 국민의당이 모을 수 있지 않느냐."

라는 명제가 투표로서 증명됩니다. 투표 결과는 그 어떤 여론 조사보다 확실한 증거가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과 지방 선거를 준비하는 예비 후보들이 흔들리게 됩니다. 기존 박힌돌들이 꽉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올인할 것이냐, 아니면 상대적으로 수월해 보이는 국민의당을 노려 볼 것인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는 말입니다.

호남에서도 당장 지역구는 몇석 내어주더라도, 정당 투표 득표율에서 더불어 민주당보다 유의미하게 앞서서 호남 민심을 잡았다는 것을 어필하는게 중요합니다. 호남의 지지를 얻었다는 말 뜻은, 벤처회사로 이야기하면,  최고등급의 투자자들로부터 출자를 받았다는 것과 같습니다. 정치 소비자들에게 "어, 이 정당 금방 망해서 사라지거나 흡수되지는 않겠네." 라는 시그널이 된다는 말입니다.

수도권에서의 유의미한 정당 득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대주주, 투자자들인 호남에게 실적보고를 하는 자리입니다. 당연히 벤처 회사 투자 첫 해부터 엄청난 수익(=의석수)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별로 없습니다. 대신 투자자들에게 "앞으로 계속 잘하면 가능성이 유망함"이라는 시그널을 줘야 합니다.  

만약 정당 득표가 반대로 5% 정도라 정의당과 가까운 수준이라면, 비극적이게도 국민의당의 미래는 암울해 집니다.

호남의 투자자들은 국민의당에 대한 투자의 결과를 확실할 수 없기 때문에 --- '떼돈 벌어준다더니, 끽해야 구멍가게 수준이겠네' --- 쉬이 투자를 거두어드릴 수 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국민의당은 친노에게 한번 펀치 날린걸로 만족하고, 야권 개혁은 남아있는 더민당내 비주류, 숨어있는 박원순,손학규 아니면 대구에서 당선해서 개선해올 김부겸.. 이런 사람들을 통해 모색해 볼 수 있는 겁니다. 

문재인 후보가 아무리 호남을 재공략해도, 안철수 의원이 수도권에 올인 할 수 밖에 없는 지 그 사정은 여기에 있습니다. 


4. 최근 국민의당의 여론 선방과 더불어민주당의 고전이, 사필귀정의 과정으로 보이는 느낌도 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국민의 당에게 이번 선거는 매우 어려운 선거입니다. 호남과 수도권 양쪽을 만족시키는 결과를 얻어내야 하는 어려운 미션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수도권에게는-- '나는 호남 지지를 받아왔다.', 호남에게는 -- '나는 수도권에서 득표할 수 있다.' 양쪽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선도 아니고 총선인데, 후보들의 인물 경쟁력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러니 저는 지금 떨리는 마음으로 선거운동 마지막 날, 그리고 선거 당일, 그리고 개표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5. 설사 국민의당이 이번 선거에서 미션을 클리어 한다고 해도, 그건 끝이 아닙니다. 국민의당의 손에 쥐어지는건 우승 트로피가 아니라, 경기장에 올라올 수 있는 참가 자격증입니다.  그리고 그 앞길 역시 험난합니다.

* 그동안 쌓아 올린 '야권 기득권'의 철옹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양쪽으로 편향된 언론과 댓글부대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국민의당의 주된 지지자들인 스윙보터들은 선거와 같은 이벤트가 아니면, 정치에 대한 관심에서 멀어집니다. (그렇다면 다시 여론조사에서 잡히는 지지율은 떨어질 거라는 말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이번선거에서 더민당이 90석 얻는다고, 친노 기득권 낡은 정치 썩은물 정치인들이 사라져 버리는게 아닙니다. 그 사람들 여전히 건재하고, 그동안 정치권에 붙어먹고 살기위해 투자해 놓은 시간과 자원이 있습니다. 정치 자영업자, 떳다방 들이라 자기 밥그릇 걸린 문제라 결코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겁니다.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