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2월달 국민의당의 분위기가 한참 안좋았을 때는 총선 성적 전망도 상당히 비관적이었습니다.호남에서 한 10석 내외, 수도권에서 안철수 1명, 비례 대표 4~5명해서  대충 15석 정도가 맥시멈이라는 전망이 돌았습니다. 안철수 본인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다며, 낙선후 정계은퇴 수순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안철수 빼고 전부 복당이라는 더민당의 와해전략도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던 시절이었습니다.

(딱히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3월 부활절 주일을 기점으로 해서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이 살아나기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여론 조사 기관들이 밝힌 예상치는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새 157∼175, 민 83∼100, 국 28∼32"…여론조사기관 예상
http://mbn.mk.co.kr/pages/news/newsView.php?news_seq_no=2845253

대충 평균을 잡아보면 새누리 165석, 더불어민주당 90석 국민의당 30석, 기타(무소속+정의)15석 정도로 계산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국민의당 30석을 다시 대충 분류해보면

호남 28석중 80% =  23석
수도권1석 (안철수) = 1석
비례대표 (13%)  = 6석

정도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정도 성적이, 창당한지 얼마 안되는 국민의당이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의 성적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월달의 지금 20석의 교섭단체를 겨우겨우 만들어서 출발한 것과 비교해 보면, 30석으로 의석수를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다면 나름대로 성공적인 출발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호남과 비례에서 +- 해서 2~3 석정도 더 얻어보는게 아마 국민의당 최대 성적이 아닐까 합니다.


2. 국민의당이 더 많은 의석을 바라기 힘든 이유중 하나는 수도권 후보들의 인물 경쟁력입니다.  총선은 말그대로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이고, 그렇기 때문에 결국에는 그 동네를 위해 일을 할 국회의원이 누구냐를 선택하는 문제입니다. 

당이 아무리 좋아도, 중앙 이슈가 아무리 핫해도, 그 지역문제를 해결 할만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 지역의 국회의원으로 당선 되기 힘듭니다. (되어서도 안될겁니다.) 

국민의당은 급하게 만들어진 당이고, 한동안 어려움속에서 분투하던 탓에 당선 가능성도 높지 않았었습니다. 그래서 당선 가능성 높았던 호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능력있는 사람들 혹은 준비된 사람들을 데리고 오는 일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를테면 오늘 난데없이 더민당이랑 후보자간 단일화 했던 은평갑 김성호 후보의 홈페이지/공보물을 보면 사실 좀 한심했습니다. 국민의당 지지자인 제가 봐도, 차라리 단일화 하는게 지역구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국민의당이 수도권에서 의석을 늘리는 일은 매우 어렵고,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3. 하지만 국민의당이 지금 흐름이 이어져서 수도권에서 상당히 유효한 수준의 정당지지 (비례투표)를 얻어낸다면, 그것 역시 굉장히 유효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다. 후보경쟁력이 약한 상황에서도, 유의미한 지지를 가져온다면, 특히나 기존 무당파층과 새누리당 지지층의 득표까지 잠식할 수 있다는 것이 (단순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실제 표로 확인이 된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당장 다음 지방선거, 혹은 그 후에 이어지는 총선에서는 경쟁력 있는 사람이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의 후신정당)이 아닌 국민의당으로 출마할 경우에도 충분한 당선 가능성을 갖출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능력있고 야심있는 사람들이 미리부터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국민의당을 기웃거릴 수 있습니다.  국민의당이 취약한 부분인 "인적풀"이 확대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당장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의 20대 당선자들중에도 당적 변경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게 됩니다. 


또한 남은건 마타도어와 흑색선전뿐인 더불어 민주당의 "호남 고립" 협박에 대한 가장 좋은 대답 역시 수도권 및 전국에서의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의 정도일 것입니다. 소위 '80년대 민주화 투사'들 께서 아무리 호남이 고립된다고 발광을 하고 협박을 해도,다른 지역의 높은 정당 지지율은 그런 주장을 반색시키게 됩니다. 

비례 투표 결과는 그 어떤 여론 조사 결과보다도 정확한 국민의 지지의도의 측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4.  즉 이렇듯 이번 선거 뿐 아니라, 그 다음 선거까지 내다 보면, 지금 수도권 한두석 보다는 국민의당이 주장하는 가치를 알리고 공감을 받는 일에 주력하는 일은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었을때, 제3당에서 시작해서, 제 2당이 되고, 제 1당이 되는 길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지금 새누리당에게 투표하는 사람들을 그냥 새누리당 골수 지지자라며 인간 이하 취급하는 태도에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새누리당 지지자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기본 명제는 둘째치고, 새누리당에게 투표하는 사람들은 (전통적 새누리당 지지자) + (지금 야당에 실망했거나 전문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입니다.

또 지금 더민당에 투표하는 사람들 역서 (골수 친노문 지지자) + (정권 교체를 위해 현재 더 규모가 큰 제1야당을 밀어주는) 사람들 입니다. 

1번표와 2번표중 두번째 부류인 사람들은 얼마든지 국민의당이 끌어올 수 있는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을 지지자로 만드는게 목표여야 합니다. 이번선거는 그렇게 되기 위한 첫번째 걸음일 뿐입니다.

5. 87년 민주화가 되고 나서도 이미 30년이 다시 지났습니다. 아무리 '공포'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이번에 (우리당이) 선거 패배하면 세상이 다 망하고, 독재자가 돌아온다 무섭지 어흥?" 하고 재잘되더라도, 국민들은 알고 있습니다. 선거는 매 4, 5년마다 돌아오고, 야당이 준비된다면 정권 또한 선거를 통해서 바꿀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선거에서 불리해지면 쿠테타를 확 다시 해버릴 수 있는 거면, 새누리당은 왜 선거때 굳이 그렇게 열을 올리겠습니까?) 

그게 민주주의 입니다. 

그게 87년 민주화 투쟁에서 우리가 이겨냈기 때문에 얻어낸 결과입니다. 

그때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노라는 사람들이, 자기들이 무엇을 얻어냈는지도 모르고 있다는 게 그저 웃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