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가 이런 꼴을 보려고 과거에 노조들을 그렇게 응원했는지 허탈하기까지 합니다. 고용세습이라니요? WTF 소리 나오는군요. 한국은 부족사회도 아닌 씨족사회 수준인 모양입니다. 가족의 안녕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피는 물보다 훨씬 진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니 말입니다.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이 문제'라는 생각을 하는 저로서는 '한국인은 정말 이 정도 수준 밖에 안되는 민족인가?'라는, 절대 생각해서는 안되는 생각까지 하게 만듭니다.


2. 우선, 총선을 앞두고 고용세습이 갑자기 불거진 이유는 바로 박근혜 정권의 청년실업에 대한 책임 회피용이라는 것입니다. 관련 보도에 의하면 청년실업은 이명박 정권 때의 7.7%에서 8.7%로 올랐다고 하니 말입니다. 우리나라 경제구조를 볼 때, 청년실업율은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산업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 말이 쉽지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것도 아니고 또한 산업의 구조를 바꾼 효과가 일이년 안에 나타나는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진솔하게 국민들을 향해 설득해야지요. 자신들의 무능함을 노조들을 마녀사냥 삼아, 그 것도 총선을 앞두고서야 발표하면서 호도하고 있으니 도대체 뭐하자는건지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혐오스러운 짓은 골라서 하고 있습니다.


3. 그런데 고용세습 관련하여 팩트에 있어서 한겨레는 또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입니다.

4대그룹 한 임원은 “회사일과 관련해 죽거나 다친 직원의 자녀를 생계지원 차원에서 우대할 수는 있지만, 장기근속자나 정년퇴직자까지 특혜를 주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기사 전문은 여기를 클릭)

한겨레는 상기 기사에서 고용세습은,

1) '근무 중 죽거나 다친 경우'
2) '장기근속'
3) '정년퇴직자' 

이 세가지 중 1)번 항은 가능하다...라면서 4대 그룹의 한 임원의 말을 인용하여 주장하고 있는데요.... 4대 그룹의 한 임원의 말은 '정서적인 것'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발언이지만 엄격하게 판단한다면 위법입니다. 왜냐하면, '회사일과 관련해 죽거나 다친 경우'에도 '고용세습은 평등권에 위배되기 때문에 안된다'라는 법원의 판결이 두번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법원의 판결이 있었던 것도 간과한 채, 출처 불분명한 4대그룹 임원이라는 익명성을 동원하여 박근혜 정권을 비난하고 노조를 옹호하는 작태를 벌리는 한겨레는 또 도대체 뭐하자는건지.



4. '근무 중 죽거나 다친 경우'에도 고용세습은 위법

관련 기사입니다. (법원 판결을 검색해 보았는데 없어서 기사로 대신 인용합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근로자나 정년퇴직자의 가족이 일자리를 물려받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무효라는 판례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에서 2009년 정년퇴직한 A씨는 2011년 폐암으로 숨졌고, 근로복지공단에서 업무상 질병 판정을 받았다. 유족들은 "단체협약에 따라 A씨 자녀 중 1명을 채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기아자동차에서 근무하던 2008년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2년 만에 숨진 B씨는 금형 세척제에 노출돼 병에 걸렸다고 인정돼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다. 유족들은 단협을 내세우며 B씨 자녀를 채용하라고 주장했다.
(기사 전문은 여기를 클릭)


그리고 이 재판 판결은 2013년에야 법원의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판결 관련하여 제가 아크로에서 민노총을 비판한 기억이 납니다만)

울산지법 제3민사부는 16일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조합원의 유족을 고용하도록 돼 있는 현대차 단체협약(제96조 우선 채용)은 사용자의 인사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노사 간 협약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무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현대차에서 정년퇴직한 후 폐암으로 사망한 황모씨 유족이 현대차를 상대로 제기한 ‘유족 고용의무 이행 청구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법원은 유족의 고용보장에 대한 노사의 단협 조항이 법적 효력이 있는지를 다룬 첫 판결이라고 밝혔다.
(기사 전문은 여기를 클릭)


그동안 노동 관련 법의 판결들을 보면 WTF 소리가 나올만큼 편파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 것을 감안해도 상기 법원 판결의 주된 요지인 '근무 능력이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용을 보장하는 것은 평등권에 위배된다'라는 것으로 이 건에 관한 한 법원의 판결은 충분히 공정하다고 보여집니다.


고용세습은 분명히 '평등권에 위배된 것'입니다. 반헌법적인 작태라는 것이죠. 물론, 백번 양보해서 '죽거나 다친 경우 고용세습'은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이 나왔고 또한 현대 노조와 기아 노조는 '법원의 판결을 따를 수 밖에 없다'라고 했습니다.


5. 문제는 이 판결이 2013년에 나왔는데 이 고용세습 조항은 2016년 현재 보도된 것에 의하면 단체협약이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불법 노사 단체협약 실태.png

도대체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이거, 평등권의 위배이고 법원의 판결이 있는 상태이며 관련 노조도 '따를 수 밖에 없다'라고 시인한 조항입니다. 그런데 2년이나 지난 현재에도 이 고용세습 항목은 단체협약 조항에 남아있습니다. 평등권을 위배했고, 그 사실을 법원에서 판결로 확정을 지었는데 2년이나 지난 현재에도 관련 조항이 바뀌지 않았으며 이런 '반헌법조항'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민노총 산하 노조가 30대 기업 중 여덟군데에 이르니 민노총을 반헌법단체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겠습니까?


6. 문득, '길을 닦으면 똥개가 먼저 지나간다'라는 우리 속담을 이렇게 바꾸고 싶네요.

'길을 닦으면 똥개와 기회주의자가 먼저 지나간다'.

여기서 똥개는 과거 독재정권의 상속자인 새누리당.... 민주주의를 실현하니까 민주주의를 가장 만끽하는 곳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기회주의자는 민노총.

610 항쟁 당시 침묵만 지키던 당시 노조들이 629항복이 있고 나서야 입장을 표명하면서 밥숫가락 슬그머니 얹었던.... 그 과거가 생각이 나는군요. 그 때의 기회주의 속성을 오늘 다시 발휘하는 모양입니다 그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