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늦게 보게 되었는데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가 정강정책 연설을 했군요. (전문은 여기를 클릭)

연설문 전문이 구구절절 마음에 쏙 와닿네요. 전문을 한번 읽어보시고 전문 중 핵심을 인용하자면.

전세계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골몰하는데 우리 정치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고, 아니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70년대식 성장론에 대안은 약한 분배론으론 도저히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그런데 왜 맨날 똑같은 이야기만 하고 있을까요? 밖에서 보면서 참 어이가 없다 싶었는데 이유를 알았습니다. 하던 대로 하면 최소한 1등, 아니면 2등은 한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좀 더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어서지요.

어떤 면에선 우리 정치는 새로운 생각이나 더 전문적인 능력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왜인지 아십니까? 여왕과 특정 계파가 지배하는 정당엔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오로지 충성심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을 위한 정치, 국민을 위한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오로지 한 사람을 위한 정당이기 때문에 충성심 말고는 따질 게 없기 때문이지요. 저는 그 정당들 안의 침묵이 무섭습니다.

아니면 아니라고 말하고 다르면 다르다고 말할 수 있어야 민주주의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말했다고,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말했다고, 절대자 앞에서 비판의 목소리 냈다고, 가차 없이 찍어내는 그런 정당엔 미래가 없습니다. 그런 정당이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수는 더더욱 없습니다.

또 어떤 정당에서는 한 정당에 대통령후보는 하나만 있어야 한다고 거리낌 없이 말하는 차르 뒤에 실제 당의 주인은 숨어 있습니다. 총선 뒤에는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여왕과 특정계파가 지배하는 거대 양당엔 국민이 없고, 미래도 없다고 말입니다.
(전문은 여기를 클릭)


2. 그런데 정강정책을 읽는데 이 부분이 눈에 띄더군요.

비례 2번은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입니다. 오 교수님은 한국 기초과학의 대표적인 분으로 학계에서 아주 존경받는 분이지요. 서울대 총장 후보로 선출되기도 하셨는데요. 선거에선 1등 했지만 대통령 임명장은 못 받았습니다. 대통령은 다른 분에게 임명장 줬다고 하더군요.


무슨 이야기인가 해서 찾아보았습니다. '총장 선출을 하는 이사들에의 외부 입김이 존재했다'는데 법인화에 따른 이유이기는 할겁니다.
서울대 ‘간선 총장 갈등’ 오세정 교수 승복했지만…

■ 선출 과정 어땠길래 갈등 원인은 이사회가 학내외 인사들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가 1순위로 올린 후보를 최종 후보로 선출하지 않은 데 있다. 오연천 현 총장(이사장) 등 1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지난달 19일 과반인 8표를 얻은 성 교수를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애초 총추위는 교직원 244명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 평가(40%)를 더해 오세정(61) 물리천문학부 교수를 1순위로, 성 교수와 강태진(62) 재료공학부 교수를 2순위로 이사회에 올렸다. 그러나 토론 없이 무기명으로 진행된 이사회 투표에서 성 교수가 8표, 오 교수는 4표, 강 교수는 3표를 얻었다.

(중략)

이런 상황에서 1순위 후보였던 오세정 교수는 11일 “총장 선출을 하는 이사들에 대한 외부 입김 배제”, “투명하고 민주적인 제도 마련”을 언급하면서도 “이사회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며 ‘승복’ 의사를 밝혔다. 서울대 이사회는 14일 총장 선출 관련 입장을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교수들의 목소리가 쉽게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기사 전문은 여기를 클릭)


저는 딱히, 이 부분에 대하여는 입장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DJ 정권 때 KAIST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존경하는 교수'와 '좋아하는 교수'가 많이 달랐었기 때문입니다. 즉, 논점은 '학계에서도 정치적인 부분이 판단의 이유가 된다'가 아니라 '그 판단의 이유의 적합성이 문제'로 외부 입김의 디테일을 모르는 저로서는 뭐라고 이야기할 수 없으니까요.


단지, '대통령은 다른 분에게 임명장을 줬다'라는 부분은 '실제로 대통령 권력이 영향을 행사했다'와 '정치적인 발언' 둘 중 하나로 해석이 되고 문장만으로는 대통령은 영향을 행사하는데 객관화가 되어 있지만 사람들은 '대통령 권력이 영향을 행사했다'라고 오해할 소지가 있어 보입니다. 즉, '사실관계와 문장 표현이 다르게 읽힌다는 것'으로 명문으로 판단되어 술술 읽히는 연설문 중 유일하게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어서 언급해 봅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