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야의 공천이 거의 끝난 것 같습니다. 원래 국회의원 공천이라는 것이 후보들 입장에서는 생명줄이 걸린 일이니만큼 시끄러울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저는 이번처럼 공천 잡음이 시끄러운 것은 처음 봤습니다. 아마 대다수의 분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할 것으로 봅니다. 무엇보다 야당에 비해 잡음이 적었던 여당에서 더욱더 공천 잡음이 큰 경우는 흔치 않은 경우인 것 같습니다. 주호영의 경우는 공천 과정이 잘못됐다고 법원 판결이 나지를 않나, 당 대표가 공천에 도장을 못찍겠다고 거부하고 지역구에 내려가버리는 사태까지 벌어지는 것을 보니 새누리당이 막장으로 치닫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원유철이 부산으로 내려가 김무성 대표와 반주를 곁들여 한 잔 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만 큰맘 먹고 옥쇄투쟁을 결행한 김무성 대표가 순순히 올라올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동안 김무성 대표는 청와대와의 갈등에서 '무대'답지 않게 꼬리를 내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만 이번에는 '무대'로서의 결기를 보여줄지 지켜볼 일입니다. 만약 이번에도 흐지부지 꼬리를 말면 김무성 대표는 '무대'가 아니라 '무졸'로 전락할 것이고 차기 대권의 꿈은 멀어질 것이로 봅니다.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우라도 잘라야지 않겠습니까? 예전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창창히 남았으니 몸을 사렸다고 하더라도 이젠 2년도 채 남지 않았으니 서서히 자신의 색깔과 정치력을 드러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 생각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임기 말에 가면 '실패한 대통령'으로 낙인이 찍힐 것 같고 대구를 제외하고는 그닥 인기도 없을 것 같으니 김무성 대표로서는 그닥 몸을 사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김무성 대표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다면 이젠 자신만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국민들 뇌리에 강한 인상을 심어줘야죠. 그래야 차기 대선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옥쇄투쟁은 김무성 대표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아닌가 합니다. 부산 싸나이답게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몇 차례 언급했다시피 지난 대선에서 저는 박근혜를 지지했습니다. 그래서 다소 불만이 있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가급적 하지 않았습니다. 세간에서 세월호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비판할 때도 그러한 예기치 못한 대형 사건에는 어느 누구든, 어떤 정부든 당황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언론에서 '불통'이니 뭐니 할 때도 언행이 진중한 사람은 그렇게 비춰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국회를 비판할 때도 오죽 답답했으면 그러할까 생각했습니다. 한 가정도 제대로 다스리기가 어려운 바임에 한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야 말에 무엇하겠습니까.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이번 공천 과정을 보면서 참으로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 없었습니다. 자신의 뜻에 반하는 사람은 추호도 용서치 않는 것을 보고 너무나 '협량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유승민 의원에 대한 처사에 이르러서는 욕찌거기가 나올 것 같았습니다. 유승민이 집권여당 원내 대표를 하면서 자당 출신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는커녕 야당에 질질 끌려다니고 청와대를 욕보이는 언사(청와대 얼라들)를 하는 등 형편없는 짓을 하였다고는 하나 이렇게까지 욕보일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오죽하면 여당의 대표가 공천장에 도장을 못 찍겠다고 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을까요. 이 모두가 박근혜 대통령의 협량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고 박근혜를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많습니다. 임기 후반이 되니 레임덕에 빠질까봐 조급증에 걸려 판단력을 상실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렇게 무리하면서까지 유승민을 내쳤는데도 유승민이 대구에서 당선이 되고 '反朴'의 리더가 되어 국정에 비판을 한다면 임기 말에 국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김무성 대표까지 등을 돌린다면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물러나게 될 것입니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까지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니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입니다.



 아무튼 김무성 대표는 이번 기회에 확실히 자신이 여당 대표임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공천 도장을 찍지 않겠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일전을 겨루겠다는 확실한 의사 표시인만큼 흐지부지 끝내서는 안 됩니다. 결별을 각오하고 맞서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서서히 지는 해에 지나지 않으니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설령 패하더라도 비굴하게 살아남는 것보다 장렬하게 전사하는 것이 앞날에 도움이 될겁니다. 사람들은 비굴한 자를 경멸합니다. 예전처럼 권력에 굴종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로부터 경멸을 받을 것이고 정치인생은 끝장납니다. '生卽死 死卽生'이 말이 왜 생겼는지 잘 명심해서 '무대'의 자존심을 되찾고 인물값 좀 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