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대통령급의 정계은퇴번복은 내가 알기로는 프랑스에서 두번 있었다.

한번은 알랭 쥐페 프랑스 전 총리. 두번째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


쥐페 총리는 비리에 연루되어 재판에 회부되었고 '유죄 선고를 받으면 정계 은퇴하겠다'고 했는데 막상 유죄선고를 받자 '정계은퇴 선언을 번복'하였다. 그리고 사르코지 프랑스 전 총리는 2012년 대선 패배를 한 후 정계은퇴를 선언하였다가 2017년 대선 선거에 정계 복귀를 선언하였다.


이 두 사람의 정계은퇴 번복에 무엇이 문제일까? 전혀 문제가 없다. 쥐페의 경우에는 유죄 선고를 받았으니 정계은퇴를 해야 한다... 그런데 안했으니 거짓말이다...라고 할 수 있을까? 내 생각은 다르다.


쥐페 총리의 행위는 법률에서 정의된 변호사없이 자기가 스스로를 변호하는 자기변호권(right to self-representation)의 자기변호(self-representation)를 정치적으로 한 행위이다. 물론, 법조계에서는 정치인들이 법적 판결을 받을 때 사법의 판단 여부보다는 자신을 선전할 목적으로 자기변호를 선택하기 때문에 논란이 되어 왔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 논란의 이유가 '법정의 효율이 극도로 떨어지는 것에 대한 방지 차원'이지 피고인의 변호받을 권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쥐페 총리의 정계 은퇴 발언은 거짓말이나 약속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의 결백을 주장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을 동원한 것이며 정계 복귀 발언은 그에 따르는 당연한 수순이다.


같은 맥락으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나 DJ의 정계은퇴, 그리고 정계은퇴 번복은 정치적 행위로 어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자기변호(self-representation)의 정치적 버젼이다. 명칭하자면, 정치적 자기 변호(political self-representation) 쯤 되려나?


따라서, 이 정계은퇴 번복은 거짓말도 아니고 약속을 위반한 것도 아니다. 사회적 용어로 표현하자면 DJ는 '패자부활전'에서는 반드시 이기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을 동원한 것이다. 예를 들어, 법정 파산 선고를 신청하는 사람은 '경제적 패자부활전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을 동원한 것'과 같은 논리이다.


굳이 트집을 잡는다면, '정계은퇴를 한 기간이 너무 짧았다'라는 것이고 '짧은 것 때문'에 트집을 잡는다면 '짧은 기간에 패자부활전'이 작통케 한 YS가 같이 비판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DJ가 빠르게 정계 복귀가 가능했던 이유는 YS의 대선 공약인 '지방자치제' 실시를 미루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지방자치제가 정착된 것은 DJ의 공로이다. 당시 분위기로 YS의 지방자치제 실시 연기가 이루어졌다면 아마 지금까지도 지방자치제 실시는 안되었을 것이다. 물론, 나는 '제도보다는 사람이 문제'라는 인식이어서 부패의 끝을 달리는 지방자치제를 지금은 회의적으로 보고 있지만. 어쨌든)



DJ의 정계은퇴를 거짓말이거나 약속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마도 반드시 '대통령병'이라는 시사 용어도 인정할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병이라는 시사용어는 피선거권을 부정하는 언행이듯 정계복귀 행위 자체를 놓고 거짓말이니 약속위반이니 하는 것은 정치적 자기 변호 행위 나아가 자기 변호 행위를 부정하는, 법률적으로 보장된 것을 부정하는 행위이다.

YS나 DJ, 특히 DJ를 일컬어 '대통령병에 걸렸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 제25조에 명시되어 있고 그 하위법률에서 상세히 명시되어 있는 '피선거권'을 부정하는 언행이며 조금 과장되어 표현한다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임을 부인하는 아주 중대한 죄를 범하는 짓이다. 그러니 '대통령병'이라는 시사용어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헌법 알기를 아주 우습게 알고 있으니 말이다.
출처(ref.) : 정치/경제/사회 게시판 - 피터의 원리와 문재인 - http://theacro.com/zbxe/?_filter=search&mid=free&search_target=title_content&search_keyword=%EB%8C%80%ED%86%B5%EB%A0%B9%EB%B3%91&document_srl=5207564
by 한그루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