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병헌, 정청래에 대한 컷오프는 도무지 일관된 기준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인 것 같습니다만, 한가지 뻔한 일관성이 있으니 바로 이들이 충청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흑막에 숨어 일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이는 문재인 패거리로 빙의해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 기반도 없고 실적을 낼만한 실력도 없이 그저 반대파 정치인을 낙인찍어 파멸시키는 재주 하나로 헤게모니를 잡은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총선 승리도 아니고 민주당의 발전도 아닙니다. 총선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당을 고스란히 다시 접수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안철수가 이탈한 이후 이들에게 가장 큰 위협은 아마 두 가지일 겁니다.


많은 분들이 신경을 끊고 계시겠지만 사실 이번 공천은 박원순에 대한 견제가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http://news.joins.com/article/19742955


문재인계 상당수 건지고 ‘박원순 키즈’는 기동민 빼고 전멸




문재인에 대한 또 다른 위협으로 저는 충청권 후보론을 들고 싶습니다.

이해찬이나 전병헌 같은 인물들은 실력으로 보나 경륜으로 보나 일을 추진하고 남을 사람들이지요.


사실 이해찬에 대한 견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일전 흐강님이 박영선을 까는 문빠 의원들을 보며 문재인이 이들을 통제 못하는 것은 배후가 있기 때문이고, 그 배후가 이해찬이 아니겠느냐는 의혹을 제기했을때 제가 그렇지는 않을 꺼라고 한 적이 있는데, 이미 그 시기부터 문재인 패거리가 이해찬을 고려장시키려는 조짐을 몇몇 기사를 통해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http://www.ilyoseoul.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3956


상황이 이렇다보니 친노 일각에서는 원조 친노의 좌장으로 꼽히고 있는 이해찬 의원이 정계은퇴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친노 계파 해체 선언으로는 여론이 싸늘할 것으로 우려해 실질적인 친노 인적 쇄신으로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6선의 이해찬 의원이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김한길, 정세균 등 4선 이상 중진급 의원들과 동반 은퇴를 주장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해찬에게 김한길 등을 끌어앉고 함께 죽으라는 이른바 '이해찬 논개론'은 이후에도 여러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67520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027630




그런데 무슨 놈의 논개 짓을 2014년부터 지금까지 시킵니까?

더군다나 김한길 등이 이미 탈당을 했는데도 아무런 대안도 없이 (고작 한다는 짓이 박찬호 영입이었죠)이해찬을 컷오프 해버린 것은 결국 어떻게든 쳐내고 싶었는데 핑계꺼리를 찾은 것에 불과하다고 봐야 합니다.


전병헌의 경우는 원내대표 시절 친노들이 끝없이 흔들어대는 가운데서도 나름 괜찮은 정무 감각을 보였고 지역구 관리도 잘한 인물인데, 이상한 트집을 잡아 컷오프 시킨 것 역시 공천 배후 세력 입장에서 당의 승리 따위는 안중에도 없음을 증명한다고 봐야겠죠.


사실 안희정에 대한 문재인의 견제는 일찌기 기사화될 정도로 뚜렷이 나타났습니다.


http://www.ilyosi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89759


  

이번 총선에서 안희정계가 약진하고 있다는 기사도 있습니다만 엄밀히 말해 충청도는 험지로 봐야하고, 충청권에서 공천을 받은 것이 당선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는 만큼 안희정 입장에서는 부실 채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이 낙선하면 '안희정도 별수 없네. 역시 대선 후보는 안되겠다'는 문빠들의 대세몰이가 충분히 가능하지요.


반면 당선이 유력한 이해찬이나 전병헌 등의 중진들은 실질적으로 안희정의 바람막이가 되어줄 현찰 같은 존재들입니다.

문재인 입장에서 이들을 살려놓을 수 없는 일이지요.


사실 당이 문재인 패거리의 사익 추구의 장으로 바뀐 이상, 그들에게 희생양이 된 실력과 자존심이 있는 정치인들은 떠나지 않을 수 없는 일이고, 이들은 결국 탈당을 결행했습니다.(전병헌은 아직 탈당 안했지만 아마 할 것이라고 봅니다)


반면, 정청래는 그것에 더욱 깊이 영합하는 길을 택한 것 같습니다.


어제는 급기야 문재인 마누라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홍보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손혜원에게 10여년간 공을 들여온 자신의 지역구를 바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더군요.


이 사람이 당홍보위원장자리를 꿰어찬 이래 한 일이라고는 당명을 부르기도 쪽팔리게 바꾼 것과 더더더더더 하는 글씨로 도배를 한 컵 따위를 만든 정도입니다만 더 기가 막힌 사실은 이 손혜원이 원래 더민당의 비례대표 1번이었다는 기사입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3/18/0200000000AKR20160318063651001.HTML?input=1195m


그러나 주변에서는 "왜 비례를 포기하느냐"는 만류가 이어졌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도 손 위원장과 통화하면서 "비례대표로 쉽게 당선이 될 수도 있는데, 왜 굳이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느냐"는 취지로 손 위원장을 말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를 비례대표 1번으로 염두에 두고 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도 전날 손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왜 굳이 지역에 나가려 하느냐"며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손 위원장은 "대안이 나밖에 없다면, 내가 하겠다"며 출마 의사를 굳혔고, 김 대표도 "너무 힘든 일인만큼 내보내고 싶지 않지만, 꼭 출마하려면 하라"고 답하면서 전략공천이 최종 결정됐다.

지도부는 오는 20일 비례대표 순번이 발표되고 나서 마포 출마를 선언하면 효과가 반감되리라는 판단에, 더 뜸 들이지 않고 이날 전략공천을 전격 발표했다.



춘추시대 명재상 관중이 죽음을 앞두고 제환공에게 자신이 죽은 후 가까이하지 말아야할 세 사람을 이야기 합니다.

첫째는 환공의 눈에 들기 위해 스스로 거세를 하고 환관이 된 수조, 둘째는 이웃 위나라의 공자로 15년간 제나라 환공을 섬기며 부모를 한번도 찾아가지 않은 개방, 셋째는 환공이 사람고기 맛을 궁금해하자 자신의 아들을 삶아 바친 역아입니다.


이들은 한마디로 권력자에게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치는 이들이었지요.


지금 눈앞에서 그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데, 한쪽에선 오히려 이런 자들을 칭송하는 소리가 드높아지는 모습을 보며 야권에 그야말로 말기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실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