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들은 '피가 낭자한 엽기적인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정교한 심리를 묘사한 심리소설'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추리소설들은 추리소설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코넌도일의 추리소설들과는 사건의 해결 방식이 판이하게 다르다.


코넌도일의 작품들 속에서 사건의 해결 방식은 '사건 현장에서 있어야 할 것이 없는 이상함'에 주목하여 추리를 전개 사건을 푼다. 이런 방식은 현대 범죄 수사에서 가장 기본적인 '피의자의 알리바이 여부'와 같은 것으로 범죄를 푸는 가장 정통적인 방법이다. 반면에 아가사 크리스티들의 작품들 속에서 그 것은 '사건 현장에서 없어야 할 것들이 있는 부자유스러움'에 주목하여 추리를 전개 사건을 푼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흔히, '범죄자는 사건 현장에 반드시 다시 한번 나타난다'라는 현대 범죄 수사의 속설에 부응하는 것으로 그녀의 작품들이 '정교한 심리추리소설'이라고 이야기판단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그녀의 작품인 'Why didn't they ask Evans?'는 그녀의 추리전개 방식의 백미를 보여준다. They가 Evans에게 그 당연할 질문을 했더라면, 이 사건은 완전범죄로 완성이 되었을 것이다. 그 당연할 질문이 없었던 부자유스러움이 사건을 다시 조명하게 하고 범인을 잡아내는 것이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Why didn't they ask Evans?'를 떠올리면서 '안철수는 왜 박지원에게 물어보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을 떠올려본다. 특히, 흐강님 등의 설명인 박지원이 지역구 활동에 열심이며 tiggie님또다른 분의 설명처럼(그 분의 닉은 생각이 안난다. 쏘리~) 목포에 의대 건립 추진을 한다는 그 박지원에 대하여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바뀐 현실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물론, 내가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박지원은 속물근성이 가득한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는 가시지 않는다. 그가 충심으로 모셨던 DJ와 대비하여 더욱 그렇다. 이런 속성 때문에 박지원은 안철수가 언급하는 'DJ정신'과는 동떨어져 있는 사람처럼 인식된다. 그래서 실제로도 그렇다고 느껴지고 또한 대비효과 때문에 DJ정신이 형이상학적 추구라면 박지원은 좀더 형이하학적(?)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박지원의 정치 역정이 형이상학적인 'DJ정신'과 대비되는 형이하학적으로 점철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는 DJ정신을 전파하는 메신져 역할은 충분히 그리고 충직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철수는 입으로만 'DJ정신을 계승한다'라고 할 것이 아니라 제일 먼저 박지원을 잡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만일, 안철수가 박지원을 제일 먼저 잡았더라면, 지금 국민의 당 상황은 전혀 다르게 전개되었을 것이다. 박지원이 DJ정신의 메신져 역할을 차고 넘치게 했을 것이며 정치력에 있어서는 야당에서는, 내가 보기에, 박지원을 능가하는 사람은 안보이므로. 최소한 정치력에 있어서 박지원은 정동영, 천정배 등보다 한 두수 위라는 것이다.


혹자는 박지원이 지금은 무죄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법원 심판 계류 중이었기 때문이 아니냐?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래에 인용하는 뉴스 기사는 안철수가 박지원에게 물어보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음을 반증한다.


안 의원은 19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노조 제51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신 의원의 합류에 대해 "신 의원은 재판 중이고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아직 유죄가 아닌데도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합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출처는 여기를 클릭)



물론, 안철수가 박지원에게 정말 물어보지 않았는지는 나도 모른다. 박지원이 필요 이상으로 간을 보았을 수도 있다. 그러니 말을 아끼는게 적절할 것이다. 그러나, "박지원·전정희·송호창 의원" 등이 국민의당에 입당이 유력하여 국민의 당이 원내교섭단체를 이룰 수 있게 되는 현실에서는 아쉽게 느껴진다.


어쨌든, 박지원이 국민의 당에 입당하면 천정배, 정동영 그리고 박지원으로 이어지는 '호남드림팀'은 완성이 되고 때늦었지만 총선에서 호남발 서울까지의 돌풍을 다시 한번 기대해볼 수 있겠다. 그리고 3월 28일까지 교섭단체를 유지하면 선거보조금이 72억원이 되어 비교섭단체 시 보조금인 24억원보다 훨씬 많은 실탄을 보유할 수 있게 되어 자금적으로도 숨통이 트일 것이다.


그리고 다음 대선에서 국민의 당의 대선후보로 누가 나설지는 모르겠지만, 박지원을 잡는 후보가 국민의 당 대선 주자 나아가 대선에서의 승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물론, DJ가 수십년 전에 목포발 돌풍을 밑천 삼아 1971년 대선에서 박정희와 맞장을 뜬 것처럼 박지원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도 했고 이명박도 했는데 왜 박지원이라고 못하겠는가?"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