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조금 의아하면서도 흥미롭게 보는 국제뉴스가 미국의 대통령 예비선거인데요, 그 중에서도 공화당 경선입니다. 다들 알다시피 공화당 경선에서 부동산업자 트럼프가 뜻밖에도 1위를 달리면서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트럼프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부동산 투자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고(한때 파산을 했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습니다만) 결혼을 몇 번 했으며(여성 편력이 심하다는 의미도 있죠) 인종차별주의 성향이 농후한 인물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했다는 것 자체도 놀라운 일이지만 유력 정당인 공화당 후보가 된다는 것은 경천동지할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트럼프의 출마는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나거나 후보가 될 가능성은 10%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가능성에 일말의 의심이 있기는 한데 대통령 후보 선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도 트럼프가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하니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현상입니다. 솔직히 '저런 거지같은 놈이 공화당 후보가 된다니 공화당 지지자들이 정신이 돌았나' 하는 심정이라고 할까요. 좋게 생각하면 미국이라는 나라의 개방성과 역동성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의식이 형편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에서 트럼프같은 부동산업자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하고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이나 막말을 일삼는다면 모든 언론들이 들고 일어나고 국민들의 비난이 빗발칠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별로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언론들만 비판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뉴욕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를 손보겠다고 했다는 데 저는 그 얘기를 듣고 가능성은 차지하고라도 언론의 나라 미국에서 언론을 손보겠다니 참으로 대담한 발상이고 막가파적 인물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트럼프 돌풍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합리적인 시민의식을 가졌다는 미국에서 트럼프처럼 거침없이 막가파적 발언을 쏟아붓는 인물이 인기를 끄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혹자의 말처럼 대중의 분노를 시원하게 대변해주기 때문일까요?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발언을 보니 트럼프가 좌고우면하지 않고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에 '솔직해서 좋다'고 합디다만, 단지 그렇다고 하기에는 뭐가 미진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에 열광하는 공화당 지지자들, 즉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이 현 미국 정치에 뭐가 큰 불만이 있다는 것인데 그게 뭘까요? 흑인인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것에 대한 불만일까요? 아니면 불법이민자들이 넘쳐나 그들로 인해 사건사고가 빈번해지고 또 자신들의 직업이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트럼프가 불법이민자 문제를 자주 거론하는 것으로 보아 불법이민자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보이기는 합니다만 그것이 트럼프 돌풍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뭔가 아주 핵심적인 요인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뭔지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일부 언론의 보도 내용대로 미국 사회에서 극단주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증가한 것인지, 아니면 초강대국 미국의 영화가 점점 시드는 것에 대한 불만이 증가한 것인지...민주당의 샌더스가 돌풍을 일으킨 이유를 생각해보면 극단적 성향을 가진 국민들이 증가한 것 같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트럼프가 하리케인급 돌풍을 일으키고 공화당 후보를 꿰차는 현상은 지극히 이례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샌더스 돌풍이 소멸되는 것을 생각해 보면 말이죠). 미국 정치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이번에 트럼프나 샌더스를 통해 폭발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저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당선이 바람직하지도 않구요. 만약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트럼프의 극단적 성향으로 볼 때 세계적으로 다양한 마찰이 발생할 것 같습니다. 트럼프가 증오해마지 않는 불법이민자 문제를 자신의 의지대로(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등) 실천할 경우 얼마나 많은 마찰이 발생하겠습니까. 멕시코 전 대통령인 폭스가 트럼프에 대해 '미친놈'이라고 할 정도니  트럼프가 얼마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인물인지 알 수가 있지요. 또 트럼프의 한국 관련 발언들로 볼 때 한국으로서도 썩 유쾌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의 힘을 과시하면서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농후하니까요. 한국 입장에서 적대감을 표출하는 트럼프보다야 그나마 한국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힐러리가 낫지 않습니까? 어쩌면 힐러리도 자극의 이해를 우선할 것이니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트럼프보다는 예측가능한 인물이고 대통령 부인과 국무장관을 하면서 국제정치나 한미관계에 해박할 것이니 트럼프보다야 백번 낫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