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눈에 찝혀도 꼭 그런 장면만 찝힌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헐리우드 영화 맨인블랙1편은 재미있게 보았지만 맨인블랙2편은 뭐 보다 말았고 그래서 맨인블랙3편은 굳이 볼 생각이 없었는데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잠깐 본 장면이 하필이면(?) 미국 내 흑인 차별 장면 묘사라는 것이다.


눈에 찝힌 그 장면은.......

1961년 과거로 간 흑인 남자 주인공이 차를 몰다가 백인경찰관에게 저지를 당했는데 그 이유가 이랬다.

"흑인이 어떻게 이런 좋은 차를 몰고 다니느냐?"


아마, 당시 미국의 역사를 모르는 분들이라면 이 장면을 두고 '흑백 인종 간의 빈부격차'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런데 저 백인경찰관의 멘트는 아주 신랄한 역사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이 신랄한 비판은 아마도 내 생각에 감독이 의도했거나 아니면 시나리오 작가가 의도했지 싶다. 하필이면 1961년의 과거로 돌아가는 것으로 설정했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백인 경찰의 멘트는 '가난한 흑인이 좋은 차를 가질 수 없다'라는 의미보다 '직업을 가질 수 없는 흑인이 좋은 차를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의미이다.


1961년은.... 그 다음 해인가? 미국 대통령 케네디가 '흑인도 직업을 가질 권리를 보장한다'라고 선언을 했으니까. 즉, 미국의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흑인들이 선수로 뛰기 시작한 것이 메이저 리그가 생긴지 한참 후인 것처럼 1950년대까지 흑인들은 변변한 직업을 가질 권리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뭐, 의도의 오류(Intentional Fallacy)일 수는 있겠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영화소개글을 보니 과거로 돌아간 시점이 1969년 7월 15일로 되어 있는데 아마도 내가 순간적으로 연도를 잘못 들었던지 아니면 1969년도로 곧바로 간 것이 아니라 1961년도에 갔다가 1969년도로 갔지 싶다.



어쨌든, 그리고 하필 눈에 찦히는 것이 또 이런 사진이다. 

폴리쳐상-1977년.png


저 사진은 1976년 4월 보스톤에서 발생한 사건인데 이 장면을 찍은 스탠리 기자는 다음 해에 폴리처상을 수상한다. 그런데 저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아주 단순하다.


"흑인 학생과의 통학버스 이용을 반대하는 백인 시위자들이 자유의 상징인 성조기로 흑인 변호사를 공격"


저 사진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스탠리 기자가 이 사진에 붙인 제목에 있다.

"The Soiling of Old Glory"(국기의 불명예)


그렇다. 평등의 상징인 성조기로 차별을 받는 흑인을 공격하는 것은 바로 평등의 상징을 부인한다는 것이고 '흑인은 미국인이 아니라는 의미'이니 성조기를 모욕해도 이런 모욕이 없다.



칼맑스가 어느 잡지에선가 그랬다.

"역사는 한번은 비극으로 시작되고 또 한번은 희극으로 반복된다"


저렇게 비극의 장면으로 점철된 흑인에의 차별의 역사가 트럼프라는 인물에 의해 희극적으로 재생되기 시작하고 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