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영상이 일전에 모히또님이 올리신 '기술발전의 딜레마'의 내용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첨부합니다.
저는 상당히 뜻깊에 본 동영상입니다.

저는 모히또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기계 - 이제는 '인공지능'이라고 불러야겠지요 - 가 발달할 수록, 인간의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댓글 중에, 바스티아님이 기술의 혁신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신다는 이른바 신 자유주의 경제학에 입각한..
한국으로 오면 정규재 한국경제 주필스러운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바스티아님 의견은 오류가 있다고 봅니다.
동영상이 훌륭한 답변이 되지만, 부득이 제 생각을 써보려고합니다.

일단 과거에 인류가 굶주렸다는 전제가 잘못되었습니다.
그쪽 경제학자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인데요, 마치 산업 혁명으로 기계 문명이 발전하면서 인류의 풍족이 도래했다는 이론은 해들리 불 등의 새로운 연구로 논파된지 오래입니다.

다시말하면, 중세의 농노가 산업 혁명기 노동자보다 더 오래 살고, 잘 먹고 살았다는 사실이지요.
물론 전체적인 수명은 중세보다 현대에 늘어난 것이 사실입니다.(근대의 산업혁명기는 제외해야합니다. 통계를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산업혁명기 영국 노동자의 평균 수명은 40세 안팎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기술, 발전이 아니라 '위생'의 발견 덕택입니다. 인류의 건강과 수명연장은 97%가 '위생'때문이고, 나머지 3%가 의료기술발전에 불과합니다.

역사에 if라는 가정은 없습니다만, 만약 극단적으로 의료기술이 중세에 정체되고 '위생'이라는 개념만 확실하게 인류에게 인식되었다고 가정하면, 실상 인류의 수명은 과거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부분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당시 유럽의 비해 위생이라는 개념이 존재했던 중세의 아랍은 1, 2차 페스트 시기에 현대와 유사한 pandemic death rate를 보여주었습니다.(물론 선진국과 비교는 무리입니다.)

잘 먹었다는 관점에서는, 중세의 생산성에 관한 여러 논문이 있으니 참조해보시기 바랍니다.
한가지 말씀드릴 사안은, 중세의 생산성이 17세기의 '소빙하기'시기로 인하여 심하게 왜곡되어 보인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두번째로, 새로운 기술 발전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개념인데요. 일부 맞으나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오류입니다.
새로운 일자리는 본래 존재했던 일자리보다 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바스티아님이 언급하셨듯, 1차 산업이 주류였던 조선시대에는 실로 고용률 100%에 육박했습니다. 저효율 체제의 특징입니다. 그러나 근대화가 시작되면서(한반도의 경우 일제시대가 시작되면서), 실업률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사회가 점차 고효율로 간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잉여 인력을 야기합니다.
다시말해, 과거에는 10명이 50평에 농사지어 밥을 지어 먹었다면, 기술발전으로 트랙터가 도입되어 10명이 트랙터로 50평 땅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트랙터 운전수 한명과 정비공 한명, 2명만 있으면 50평에 농사를 지어 10명을 먹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머지는요? 나머지는 다른 땅을 개척하던가, 다른 일을 알아봐야겠지요. 하지만 지구는 한정된 공간이며, 다른 일이라는 것도 앞서 언급한 사례와 같이 점차 기계에 밀리는 추세이기 때문에 잉여 인력은 쌓여만 갑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저효율, 고효율에 대해서 개인적인 소견을 피력해보자면; 저는 몇 년전부터 생산자-구매자 직접 연결 방식 등의 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사회의 경제구조는 조금 저효율을 지향해야 모두가 먹고 삽니다. 중간 도매상들이 복잡하게 끼어야, 그곳에서 발생되는 재화와 실물 유통이 발생되는 것이지요. 이것은 곧 '경제적 순환'입니다. '효율'을 지향한답시고, 고리를 단순화 해버리면, 외부 충격에 취약해지며 잉여 인력이 발생합니다. 효율지향은 다시말하면 '너는 사회에 쓸모있는 인간이냐'라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확실하게 '예!'라고 답변할 수 없습니다..

저는 약업계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소소하게 먹고삽니다. 하지만 몇 년전부터 3차 병원을 필두로, 자동조제기가 도입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약사란 직능은 자동판매기 관리자가 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될때, 기존의 약사수가 유지될 필요가 있을까요? 전혀 아닙니다. 1/3로 줄어도 많다고 하는 지경에 다다르겠지요. 그럼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동영상도 언급하듯이, 인간이 하는 일은 기원전이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먹고, 자고, 싸고, 이동하는 일입니다. 오늘날 미국의 10대 직업은, 금융 애널리스트나 컴퓨터 기술자가 아닙니다. 트럭 운전수를 필두로한 기본적인 직업들입니다.

새로 발생하는 직업은 수가 적고, 그 영향력도 미미합니다.

세번째로, 이제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인공지능' 점이라는 것입니다.
바스티아님이 언급하신 버스 안내양의 사례나 타자기 사례는 - 물론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신규 일자리 수는 적고, 취약하지만 - 일단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는 사실 자체는 맞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바스티아님의 전제는 - 이러니 저러니 해도 - 인간과 인간의 경쟁이지요. 다시말해, 기계에 숙련도 차이에서 경쟁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발생한, 모히또님이 포괄적으로 말씀하신 '인공지능'은 기계의 숙련도도 뭣도 아닌, 그냥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가 인류와 경쟁하는 구도입니다. 그 누구도 컴퓨터보다 기억력 좋고 똑똑하다고 자신할 수 없지요. 더군다나 이 인공지능들은 지치지도 않습니다.
기계값이 사람값보다 비싸다는 논지를 말씀하셨는데, 이것도 어불성설인 것이, 실상 사람 값이 기계 값보다 비쌉니다. 현대 자동차의 자동생산공정은 몇 십년전부터 기계가 대다수입니다.(현대차 노동자들은 사실상 사라져야하는 것이 순리이지만, 그들의 노조가 그것을 가까스로 막고 있을 뿐입니다.) 지금은요? 이미 맥도날드에까지 인공지능 터치 시스템이 쳐들어와 젊은 세대의 알바자리 마저도 빼앗아 가고 있습니다. 저는 입맛이 애 입맛이라, 맥도날드에 자주 가곤 합니다만, 새로운 주문 터치 자동기계는 알바와 대화하면서 주문하는 것과 달리 훨씬 편하고 빠릅니다. 이 기계 값이요? 가면 갈수록 싸지고 있지요. 과거 컴퓨터는 200만원을 호가했습니만 지금은 30만원 안짝이면 성능 좋은 노트북 하나 삽니다. 맥도날드 자동주문터치기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냥 태블릿 pc하나 적당히 박아놓은 겁니다.


한가지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 인공지능이 인간이 아무생각 없이 하는 손가락 움직임, 양팔 흔들며 걷기 등은 상당히 따라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생명의 신비로움이랄까요. 때문에, 몇년 째 로봇의 발전이랍시고 나오는 영상들은 하나같이 바보같이 걷는 이족보행로봇뿐입니다. 그러나, '생각'하는 부분만큼은 인간을 초월한지 오래입니다.

이것은 재미있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사람이 육체 노동을 하고, 인공지능이 정신 노동을 하는 것이지요. 이것만큼 슬프면서도 웃긴 장면이 없을 것 같습니다.

글솜씨가 부족하여, 논지가 조금 흩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에서 글을 맺겠습니다.


ps. 혹시 '듄'이라는 SF 소설을 아십니까? 현대로부터 만년 뒤를 다루는 소설인데, 이 소설에서 인류는 '바틀레리안 지하드'라는 기계 파괴 운동을 일으켜, 모든 기계를 제거하고 인간이 스파이스라는 약물을 이용하여 스스로 생물학적 기계가 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야 인간의 일자리도 보전하면서 현대 문명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