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 프로야구(KBO) 한화 프로야구단 소속인 한상훈 선수 관련하여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사건 전개의 상황은 다음과 같이 정리가 됩니다.

a. 한상훈 선수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간 한화와 총액 16억의 금액으로 FA계약을 맺었다.
b. 지급 방법은 계약 총액 16억을 4년 간 균등 분할 방식으로 지급받는다. 즉, 한국 프로야구 FA의 통상 연봉 지급 방법과 같이 1년 당 4억원 을 지불하되, 연간 계약 기간인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 즉, 2월부터 11월까지 매달 4천만원씩 지급받는다.(프로야구선수들은 비정규직이며 또한 자영업자로 분류됩니다.)
c. FA 계약에 의거, 한상훈 선수는 2015년까지 보장된 연봉을 받았으나 2014년과 2015년은 계속되는 부상 등으로 한화의 전력에 실질적인 보탬을 주지 못했다.
d. 이에 따라 한화구단은 한상훈 선수가 전력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 그를 보류선수(사실상 방출)로 2015년 11월, KBO에 통보하였다.
e. 보류선수로 공시된 한상훈 선수는 한화 구단의 동의와 관계없이 KBO내 타구단 이적은 물론 해외진출까지도 가능한 상태이다.
f. 상기 d항에 대하여 2015년 11월 프로야구협회 선수단에서 'FA 계약 상 악용될 소지가 있으므로 한화구단의 추후 행동을 주시하겠다'라고 경고를 했으며 이는 한화구단이 계약해지를 한 것이므로 한화구단이 FA 계약 상에 명시된 연봉 총액의 잔액을 한상훈 선수에게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2. 프로야구 FA 계약

KBO에서는 매년 일정 경기(또는 이닝) 이상을 출장하고 그 회수가 7년을 만족하는 경우 선수에게 FA 계약 권리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FA계약은 그 계약 당사자인 구단이나 선수 양자 간에 리스크를 감수하고 하는 계약입니다.

구단이 떠앉아야할 리스크는 선수가 부상이나 갑작스런 기량 하락 등으로 속칭 '몸값을 못하는 경우'에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선수가 떠앉아야할 리스크는 '자신에의 기대치가 반영된 FA 계약 금액을 상회하는 성적을 올렸을 경우'에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계약 양자가 떠앉아야 할 리스크가 실제 상황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전자가 훨씬 높습니다만 계약 양자는 리스크의 실제상황 발생 여부에 관계없이 계약 사항을 계약기간 동안 준수할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구단 또는 선수가 리스크가 실제 상황으로 발생할 경우 떠앉을 손해를 줄이기 위해 별도의 옵션 조항을 삽입하기도 합니다만 한상훈 선수의 경우에는 별도의 옵션 조항은 없습니다. 즉, 한화구단은 FA계약 연봉 총액의 잔여금액 8억을 한상훈 선수에게 지급해야할 의무를 가지고 있고 한화 구단도 이를 인정하고 있으며 또한 한상훈 선수도 똑같은 내용을 이행할 것을 구단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3. 논점은 여기서부터 출발합니다.

FA 계약 상의 잔여 총액은 계약 양자 간에 일치하므로 문제가 될 것은 없는데 첫번째, 연봉 지급 방법과 두번째, 이미 방출 통보를 받은 한상훈 선수의 향후 거취 문제 두가지가 논점으로 제기된겁니다.


이 두가지 논점에 대하여 한화구단과 한상훈 선수의 주장은 각각 다음과 같이 요약이 됩니다.


a. 한화구단의 입장 : 잔여 연봉은 다 주겠다. 그러나 기존 방식과 같은 지급 방법이며 또한 한화의 육성선수로 새로 계약하는 경우, 즉 한화 소속으로 남아 있을 때만 주겠다.
b. 한상훈 선수의 입장 : 나는 선수 생활을 계속 하고 싶다. 그러니 약속금액을 일시불로 지급해달라. 그래야지만 다른 팀을 알아볼 것 아닌가?



4. 첫번째 논점, 연봉 지급을 일시불로 해달라?

한상훈 선수의 주장은 일견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선수의 경우, FA 계약을 맺은 선수가 FA 계약기간 동안 타구단으로 이적한 사례가 없었고 KBO에도 명문 규정이 없지만 감독 계약의 사례를 대입해보면.

a. 감독이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해고된 경우에는 계약기간 동안 계약 조건에 명시된 금액을 지급한다.
b. 계약기간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타구단 감독으로 취임한 경우에는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간주 구단은 해고된 감독에게 더 이상의 금액 지불을 하지 않는다.


한상훈 선수의 예를 감독의 사례에 대입해 보면,

c. 한상훈 선수는 타구단으로 이적하지 않는 경우에는 계약기간 동안 계약조건에 명시된 금액을 지급받는다.
d. 반면에 타구단으로 이적하는 경우에는 나머지 잔액을 받지 못한다.


문제는 감독의 경우에는 계약 기간 동안 해고의 권한이 구단에 있으므로 계약서 상에 명시를 합니다만 '잔액을 지급하겠다'라는 한화구단의 발표로 미루어보면 한상훈 선수가 FA 계약 기간 동안 해고의 권한을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더우기 상기에 언급한 선수협의 경고 역시 FA는 계약기간 동안 구단이 임의로 선수와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FA 계약을 맺은 선수를 트레이드 시킬 수 있으며 이 경우에 원소속 구단에서 이적시키는 구단에 FA 계약 선수의 연봉의 일부를 보전해주는 방식 등이 있어서  FA 계약을 맺은 선수는 스스로 은퇴를 선언하지 않는 한, 연봉을 보장받습니다.


따라서, 한상훈 선수에게 방출을 통보한 한화구단은 한상훈 선수가 향후 어떠한 행보를 하던 FA 계약 상의 보장된 금액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논점인 '일시불 지급 여부'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전례가 없었던 FA 계약 선수를 방출하는 것이므로 '일방적인 계약 파기'인 경우이어서 일시불 지급 요구가 법적으로 타당한가?입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는 민사소송 판례에서도 계약파기한 측이 계약 금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할 의무를 판시하고 있습니다만 판시 내용이 계약금액의 지불여부이지 '일시불 지불 여부'는 아니어서 법적 소송이 이루어질 경우 상당히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는 한상훈 선수의 주장이 더 타당합니다. 다른 구단으로 이적한다는 것은 현재 소속 구단과의 모든 관계를 청산하겠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으니 한화구단은 그런 관계 청산을 위하여 협조할 필요 나아가 의무를 가지는 것이 맞다는 것입니다. 단지, 법이나 규정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청산이 필요한 선수에게 청산기간을 지연시키는 것은 갑질의 횡포라고 보여집니다.


월급생활자의 경우 회사를 옮기는 경우, 봉급이나 퇴직금 등의 지급 기한이 명시되어 있는 것 역시 이런 청산 절차를 준수할 것을 강제하는 것으로 특히 한상훈 선수의 경우에는 한화구단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므로 청산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는 유권 해석이 가능합니다.



5. 두번째 논점, 한상훈 선수의 향후 행보


이 역시 한화구단의 또 다른 갑질로 보여집니다. 물론, 한화 구단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FA 계약 잔여 금액을 전부 지불하였는데 선수에 대한 권리는 행사하지 못하니까요. 더우기 한상훈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여 좋은 활약을 보이는 경우 한화구단은 이중의 손해를 보는 것은 맞습니다.


이런 사례가 한국프로야구에서 실제 있었습니다. 해태구단(현 기아구단) 소속 이강철 선수가 FA 자격을 얻었고 그래서 삼성으로 이적을 했습니다. 그런데 삼성에서 이강철 선수는 부상을 입었고 활약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삼성구단에서는 울며겨자먹기로 이강철 선수를 기아에 되트레이드를 했습니다. 그런데 어라?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던 이강철 선수가 원소속구단인 해태구단으로 복귀해서는 예전의 기량을 넘어서는 활약을 했습니다. 이 사례는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어처구니 없는 일'을 언급할 때면 반드시 회자되는 사례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선수의 권리를 억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한화구단이 안전장치 삼아 내세운 조건인 ''한화와 육성선수로 계약할 때만 잔예 계약금을 지불하겠다'라는 것은 역시 갑질이라는 것이죠. 


이 제안이 심각한 이유는 통상적으로 동일 내용의 새로운 계약이 맺어지는 경우에는 선행 계약은 폐기되어 한상훈 선수는 FA 계약에 명시된 금액의 잔액을 한푼도 받지 못한 채 육성 선수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한상훈 선수가 아주 유명하고 뛰어난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니니 더욱 더 구단의 횡포에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6. 이 논란에서 한상훈 선수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 없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먹튀'의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부상을 입어서 팀에 대한 공헌도도 없는 상태에서 동계훈련 등에서 적극적으로 뛰겠다는 의지를 보이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라 한화 감독인 김성근 감독의 쓸놈쓸(쓸 선수만 혹사에 가까울 정도로 쓰는) 경향 및 부상 선수에게는 답답할 정도로 시간을 충분히 주는 성향 상 으로 한상훈 선수를 전력외로 놓았을 것이며 이런 상황을 야기하는데 일정부분 기여(?)를 한 것도 사실일겁니다.


그러나 선수뎁스가 약했던 한화에서, 그리고 한상훈 선수가 부상을 입었으며 부상을 입은 중에도 '투혼'을 발휘하여 경기를 뛰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한상훈 선수가 고의로 선수의 의무를 저벼렸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설사, 한상훈 선수가 고의로 선수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증명이 되지 않는 한, 한상훈 선수에게 한화구단은 최선을 다하여 그가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이렇게 갑질을 하는 한화구단, 그래서 피해자의 위치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을인 한상훈 선수를 매도하는 또 다른 을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이런 답답함은 포탈 사이트에서 유명선수들이나 유명인들이 나오면 그들을 향해 '기부 좀 해라'라고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이 다른 댓글에서는 국가복지정책에 대하여는 강한 비토의 의사를 표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 명시되지 않은 조항의 경우에는 약자인 을의 이익을 최선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렇게 명시되지 않은 조항들에 있어서 갑의 임의성 발휘로 인한 횡포를 막기 위하여, 마치 국보법이 악법인 이유가 임의성 발휘 때문에 애먼 피해자들이 속출하듯이, 갑에게 그런 규정을 만들 것을 촉구해야 하며, 그런 갑이 만드는 규정이 갑에게 일방적인 조항들이 아닌지 약자인 을은 힘을 모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을이면서 구정에 없다는 이유로, 또는 버젓이 규정에 있으면서도 힘의 논리로 횡포를 부리는 갑을 응원하는 이 pseudo 甲들, 이 pseudo 甲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정치 선거판에서 흔히 보이는 유권자들의 계급배반투표(Class Betrayal Voting) 정도로 양해하고 넘어가는게 속 편할까요?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