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서핑하며 누리꾼들이 쓴 글들을 보면 소위 반노들을 종종 보게 된다. 물론 나도 반노에 속하므로 그런 글을 보면 반갑다. 그런데 읽다보면 얼척 없는 경우가 있다. 노무현이 좌빨이라며 비판하는 경우다. 그들은 나랑 같은 반노지만 내가 노빠들 보다도 더 싫어하는 수구들이니 나와는 전혀 공감대가 안 생긴다.


내가 노무현을 비판한 이유는 노무현이 수구노선으로 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노무현정권이 한나라당 수준의 수구라는 얘기도 아니고 김대중 정권 보다 많이 떨어지는 수구정권도 아니다. 다만 그가 선거 때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저버리고 그가 평소 주장하던 기대치에 훨씬 못 미쳐서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김대중정권은 별로 비판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DJ가 보수주의자란 걸 이미 알았고 DJ가 노무현처럼 진보와 개혁노선으로 갈 거라고 허풍을 안 떨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북문제와 자주성에선 기대 이상으로 성과를 올렸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노무현은 “반미면 어떻냐, 마국에 할 말은 하겠다.“ 는 둥 진보, 개혁, 자주노선을 걸을 것처럼 큰 소리를 쳤었다. 나는 정말 노무현이 엄청난 진보개혁을 이룰 정치인으로 믿고 번거로운 부재자 신고까지 하며 투표했다. 그런데 결과는 대북송금특검, 이라크 파병, 부안과 평택 주민 폭압, 노동자 탄압, 새만금 등 반환경노선, 제주강정해군기지추진, 한미FTA, 국보법존치, 삼성의 하수인 노릇, 등등 기대치의 10%도 못 미치는 정책과 노선으로 나를 분노케 만들었다.


아크로에 와서 나는 처음엔 이곳 반노들에게 공감을 했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반노인 이유가 나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반노가 된 주요 이유가 노무현이 호남을 배신했기 때문인 것 같은데, 나도 물론 노무현정권이 호남을 푸대접 한 거에 대해선 동의한다. 하지만 노무현이 영남 출신이라는 걸 감안해야 하고, 또 그렇게까지 심하게 호남이 푸대접을 받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남에 버금가는 대접은 받은 거 같다. 그리고 지금 한나라정권 아래서 받는 푸대접에 비하면 엄청 양호한 것이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에 투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해는 안 가지만 선택은 자유니 말리고 싶진 않은데, 그냥 투표 날 가서 1번에 조용히 찍으면 되는데 여기서 반복해서 공공연히 맹세를 하는 게 좀 식상할 뿐이다.


그리고 설사 호남을 푸대접한 이유로 반노가 됐고 심정적으론 괘씸하더라도, 내놓고 그것 때문에 반노를 하자고 주장하면 호남에서도 별로 명분을 얻지 못할 것 같다. 노무현 정권이 좌파정권이어서 반대한다는 수구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