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의 기자들은 아마도 김성근 감독이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기사 마감 시간에 골머리를 앓았을 것이다. 다른 프로야구팀의 생생한 새로운 소식보다도 김성근 감독과 관련된, 프로야구 팬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을 적당히 짜집기 해서 보도해도 훨씬 많은 클릭수를 보장할 정도이니까.


그리고 한국의 대표적인 커뮤니티에서는 특별한 이슈가 없는 날에는 게시판이 김성근 감독으로 시작해서 김성근 감독으로 끝나는 날이 많다. 극명한 예가,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하고 코리안 시리즈 4연패를 달성한 삼성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보다도, 2015년 코리안 시리즈에서 신임 초보 감독으로 업셋을 달성하고 코리안 시리즈 우승을 했던 두산베어스의 김태영 감독보다도 언론에 언급된 횟수가 더 많았을 정도이니 말이다.


이 통계도 후반기 들어 한화 투수들의 혹사논란과 한화의 잦은 패전으로 인하여 김성근 감독의 언론에 언급된 횟수가 추격을 당한 결과로 2위 류중일 감독과 김태영 감독과의 격차가 좁혀졌을 뿐 '불꽃 한화'로 대변하는 전반기의 김성근 감독의 브랜드 파워는 한국프로야구 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맹위를 떨쳤다.

김성근 감독 보도1.png

2015년 상반기 프로야구 시청률.png
(상반기 중 시청률 TOP20에서 한화의 경기가 아닌 경기는 고작네경기였다)


한화의 브랜드 가치.png


이 결과, 프로야구단 가치평가 순위에서 만년 꼴지이던 한화는 올해 5위로 급상승 했다. 


한화그룹에서 기업의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한화는 한화프로야구팀 때문에 꼴지라는 이미지'였다. 그리고 한화는 '늙은 그룹'이라는 이미지가 대세였다고 한다. 그런데, 2015년 시즌 결과, 한화는 '만년 꼴지팀'에서 '불꽃 한화'라는 이미지가 개선되었고 '늙은 그룹'이라는 이미지는 '비교적 젊은 중년의 이미지를 가지는 그룹'으로 바뀌었다.


덤으로, 아들 조폭 관련하여 청계산 회장이라는 별칭과 더불어 경제비리 관련하여 가택구금형 중이던 김승연 회장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까지 상당 부분 호감으로 바뀌었다. 이 것은 김성근 감독이 가지는 브랜드 파워가 끼친 영향이다.


김성근 감독의 브랜드 파워는 명암이 너무 뚜렷하다. 밝은 쪽은너무 눈이 부셔 쳐다보지 못할 정도이고 어두운 쪽은 너무 어두워 심연의 늪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즐기고자 하는 프로야구 스포츠에 '일구무이'라는 죽자살자는 정신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는 김성근 감독의 지론은 '열정'이라는 좋은 이미지와 함께 '승부를 위해서라면 더티플레이도 마다 않는' 나쁜 이미지도 같이 가지고 왔다.



항상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김성근 감독 때문에 각종 야구 커뮤니티는 경기 이외에 스트레스를 한화 팬들은 감수해야 했고 한화 팬들 간의 내분은 물론 소위 '감독팬' '한화팬'으로 나뉘어 서로 척살하는 진풍경도 빈번히 발생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화프로야구팀'은 한화 그룹의 이미지를 개선했고 더우기 그룹 총수인 김승연 감독의 이미지까지 개선이 된 결과, 한화는 올 스토브 리그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프로야구팀은 각 팀별로 외인 선수를 최대 세명까지 둘 수 있는데(신생팀 kt는 네명) 가장 많은 연봉으로 계약한 팀은 NC 다이노스로 총액이 300만불을 웃돈다. 반면에 한화는 아직 외인 선수를 두 명 밖에 확정짓지를 못했는데도 연봉 총액이 NC 다이노스의 총액과 근접한 300만불을 웃돌 정도이다.


이런 공격적인 투자는, 그동안 한화 팬들 간의 극심한 내분을 수습하고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데 혁혁한 공을 이루었다. 사실, 팬들이야 구단에서 투자 잘해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성적을 잘내주는 것만큼 좋은 것이 또 있을까? 그리고 이런 공격적인 투자는 그동안 한화 팬들의 극심한 내분의 원인 중 하나였던 '투수들의 혹사 문제' 그리고 '그 혹사가 내년에도 재연될 것'이라는 염려들을 상당 부분 불식시켰다.


그런데 투자 대비 수익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김성근 감독은 고비용 고출력 구조이다. 결코 낮은 비용으로 높은 출력을 내는 '고효율 타입'이 아니라는 것이다. 차이점은 수많은 종목의 프로팀들이 고비용을 치우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출력으로 골머리를 앓는 반면에 김성근 감독은 고비용을 치룬만큼 확실히 고출력을 담보한다는 것이다. 결국, 김성근 감독은 자신이 가지는 브랜드 파워로 한화를 만년 탈꼴지에서 벗어나게 했으며 모기업의 대대적인 투자를 유도했으며 이 투자로 인하여 내년에는 성적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는 팬들의 내전을 상당 부분 불식시켰다는 것이다.



고비용과 보장되는 고출력....


이 것이 김성근 감독의 브랜드 파워가 가지는 본질이다. 투자만 제대로 하면 성적은 확실히 담보한다.....라는 김성근 감독의 브랜드 파워 때문에 그는 한국프로야구 최고령 감독이 되었고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었던 퍼거슨 감독이 프로스포츠 종목에서 최장수 감독이었던 이유이다.



고비용과 보장되는 고출력....


이를 안철수 의원의 브랜드 파워에 대입하면 어떻게 될까?


안철수 의원이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쌓기 위하여는 사실, 그는 엄청난 비용을 지불했다. V3 무료 배포라는, 기업인이라면 독점적 소프트웨어(지금이야 백신 프로그램은 흔하지만)를 그 오랫동안 무료로 공급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리고 그는 서울시장 후보 양보 및 대선 후보 양보라는 통큰 투자를 했다.


안철수 의원이 지불한 비용은 아마도 한화 그룹이 한화 프로야구에 지불한 비용은 상대도 안될 정도로 어머어마할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 의원은 고출력이 보장되지 못해서 고전을 하고 있다. 왜일까?



물론, 프로야구 분야와 정치 분야라는 생리가 아주 다른 분야를 맵핑하면서 '이건 이거니까 저건 저거 아냐?'라고 하는 것은 상당히 잘못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반면교사는 될 것이다.



딱 한가지만 빼고 김성근 감독 자체, 그리고 김성근 감독이 언급되는 환경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바로 아래이다.


김성근 감독의 한화 -------------> 한화의 김성근 감독



통합 4연패를 달성한 류중일 감독이 거론될 때도 결코 '류중일 감독의 삼성'으로 언론에서 보도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이 재작년 한화프로야구 김독팀으로 부임하면서 언론의 촛점이 되었을 때 '김성근 감독의 한화'라는 표현이 압도적이었다. 누가 바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성적만 낸다면, 그동안 구단과 예외없이 불협화음을 냈던 것과는 달리 임기를 채우고 퇴진할 것 같다. 바로 저 표현의 방식이 바뀐 것 때문에.




'김성근 감독의 한화'와 '한화의 김성근 감독'의 차이점을 왜 거론했을까? 바로 국민의 당을 놓고 불거지는 '사당화 논란' 때문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오늘 한상진 공동창준위원장의 언론 인터뷰가, 윤여준 공동창준위원장의 발언처럼 핵심을 제대로 찝어 이야기하지 못하는 단점 이외에도 그동안 사당화 논란을 불식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의혹을 가중시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즉, 통큰 양보들로 구축된 안철수 브랜드 파워가 '개인의 영달을 위하여 구축된 것이 결코 아님'을 증명시켜야 고출력을 낼 수 있는데 증명은 커녕 자꾸 혐의를 두는 내부 알력 및 발언이 나오니 고출력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국민의 당이 해야할 일은 '안철수의 국민의 당'이 아니라 '국민의 당의 안철수'로 이미지 체인징을 하는 것이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