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언급했듯이 저는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를 지지했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몇 번 치르는 동안 가장 열성적으로 지지했던 후보가 박근혜였을 겁니다. 제가 박근혜를 지지했던 이유야 몇 가지가 있습니다만 그의 경력과 진중함으로 미루어 볼 때 대통령으로서의 스테이트크래프트를 문재인 보다는 잘 할 것으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이준석이라는 아이를 발탁한 것입니다. 박근혜가 이준석을 발탁한 이유야, 어린 애가 꽤 똘똘해 보이고 이준석을 발탁함으로써 청년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서겠지만, 저는 박근혜가 이준석을 발탁하는 것을 보고, 한마디로 '병신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박근혜가 진심으로 대한민국의 청년들의 삶에 공감하고 소통하고자 했다면 이준석과 같은 세칭 학력 좋은 젊은이가 아니라 평범한 보통의 젊은이들 중에서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젊음이를 선택해 키움으로써 대한민국의 보통 청년들이 '아, 나도 열심히 살면 대한민국에서 희망이 있겠구나'하는 소망을 불어넣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박근혜가 이준석이라는 아이를 영입했다는 것은 대단한 실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준석은 하버드 대학을 나온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성취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학력과 유승민의 조언만 믿고 집권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이라는 택도없는 감투를 씌워주었다는 것은 박근혜의 인재를 보는 안목을 의심케 했습니다. 흔히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하는데 그 점에서 보자면 박근혜의 인사는 초장부터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욱이 이준석은 박근혜 덕분으로 벼락 출세를 했음에도 이후 종편 등에 나와 박근혜를 까대기 하고 있었으니 이는 박근혜가 가장 싫어한다는 '배신'을 한 것이고 박근혜로서는 뼈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언젠가 박근혜가 '사람을 제대로 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말 속에는 유승민을 비롯해 이준석의 배신행위도 포함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저는 박근혜가 이준석을 발탁하는 것을 보고 박근혜의 인재를 보는 안목에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 중에는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 사람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박근혜 덕분에 벼락출세한 이준석은 이후 종편을 비롯해 다수의 언론과 방송에 수시로 등장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마침내 국회의원 직에 도전한다고 나섰습니다. 그것도 유력한 대통령 후보군 중의 한 명인 안철수의 지역구에 호기롭게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이준석이 차기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는 진즉에 들었습니다만 솔직히 반신반의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준석은 스스로 '정치인은 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고 더욱이 줄곧 박근혜에 대한 배신행위를 저지른 이준석이 박근혜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기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노원병에서 이준석의 지지도가 만만치 않고 새누리당에서 안철수를 저격할 인물로 이준석을 유력시하는 것으로 보아 이준석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안철수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준석의 출마로 노원병은 전국적인 관심을 끌 것으로 보입니다. 안철수의 정치적 운명이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안철수가 이준석에게 패한다면 안철수의 대통령 꿈은 그야말로 개꿈이 되는 것이죠. 지난 총선에서 국회의원 직을 거저먹은 안철수로서는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나 대단히 고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에 이준석이 안철수를 꺾고 당선이 된다면 그야말로 등에 날개를 단 용이 되는 것이겠지요. 이준석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저로서는 썩 반갑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이준석보다는 안철수가 낫고 안철수 보다는 노회찬이 당선되는 것이 더 바람직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이준석이나 안철수 보다는 노회찬이 더 훌륭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노회찬의 당선을 적극 성원하고 있습니다. 노원병 지역 주민들이 이준석과 안철수의 겉멋이 아니라 노회찬의 속깊은 인간애를 알기를 바랍니다.


이준석은 출마 선언에서 안철수를 겨냥해 “중랑천을 타고 올라가다 보니 제 고향에 불곰이 한 마리가 있는 것 같다. 지역 주민들은 그 곰이 상계동 곰인지, 호남에 관심 있는 곰인지 아니면 다른 곰과의 다툼에 관심이 있는 곰인지 상당히 의아해 하고 있다”며 “실제로 상계동에서 이 곰이 보이지도 않는다고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도전자의 변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감이 없지 않으며 안철수를 '곰'으로 비유하는 것은 비열하고 저열한 알레고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준석의 인성을 알 수 있는 발언입니다. 안철수가 아무리 맞붙어 꺾어야 할 상대지만 선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싸가지없는 발언입니다. 벼락출세한 어린 녀석들의 전형적인 행태죠. 이준석의 도발에 안철수는 "나는 지역 발전에 열심히 노력해왔다"는 말로 이준석의 도발을 비껴나갔습니다. 안철수로서는 이준석의 강공에 맞대응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 될 수도 있기에 애써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으로 보여지기는 합니다만, 이준석보다는 좀더 나은 인성을 갖춘 것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노회찬의 당선이 불가능하다면 이준석보다는 안철수가 당선되기를 바랍니다. 안철수가 정치판에 들어와 성취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니 이번 총선에서 이준석이라는 치기어린 망둥이에게 패해 허망하게 사라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자주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우리 사회가 생각보다 허약한 사회라는 것입니다. 터무니없는 인물들이 협잡과 야합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고 제한된 자산을 보다 많이 획득함으로써 성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보다 더욱 빨리 출세의 사다리를 오른다는 것입니다. 여론 조사에서 늘 대한민국이 '불공정한 사회다'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실력에 의한 정정당당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이런저런 고리를 배경으로 사회적 성공과 부를 획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텐데 이준석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유력 정치인을 배경으로 정치권에 진입하고 언론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단숨에 국회의원이라는 권력의 동아줄을 잡을려고 덤비는 것을 보면 이준석 또한 우리 사회의 헛점을 예리하게 파고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준석이 어직 어린 나이이기는 하지만 명민하다고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준석은 우리 사회가 만만치 않은 사회라는 것 또한 알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허술한 곳이 참 많은 사회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지독히 냉혹하다는 사실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영역에서 전문성이 없이 단순히 언론을 등에 업은 인지도만 믿고 치기를 부린다고 해서 통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알야야 할 것입니다. 더욱이 이준석은 '합리적 보수'라는 미명 하에 자신을 키워준 주인을 물어뜯는 배신의 극치를 보여준 인물이니만큼 이준석같은 인물들이 국가의 동량이 되는 것은 절대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노원병 총선에서 최선은 노회찬, 차선은 안철수, 최악은 이준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원병 주민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되어야 하겠지만 이준석이 당선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