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AME src="http://www.youtube.com/embed/X_qVpExRnLY" frameBorder=0 width=420 height=315 allowfullscreen></IFRAME> 음악을 듣는 감성은 참 변덕이 심하다.

 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폴랜드 사람 비에냡스끼의 두개의 바이올린 곡, Polonaise Brilliate 와 역시 비슷한 성격의
곡인 Polonaise .no 1 이 요즘 갑자기 좋아졌다. 연주자 막심 벵게로프도 마찬가지다. 벵게로프는 누구나 인정하는 현대
바이올린 대표주자 가운데 1인이다. 그렇지만 전에는 그의 맞수인 동향의 바딤 레핀을 더욱 즐겨 들었다. 두 사람은 모두
시베리아의 빠리라고 하는 노보시비르스크 출신인데 스타일은 사뭇 다르다. 바딤 레핀의 힘을 바탕으로 한 완벽주의랄
까 그런 것에 끌렸는데 요즘엔 벵게로프의 세밀한 기교주의, 그리고 그 못 말리는 열정에 이끌리고 있다.

 벵게로프가 좋아서 그의 주특기곡인 비에냡스끼 곡을 듣게 되었는지 비에냡스끼 곡이 좋아서 벵게로프가 덩달아 좋아
졌는지 잘 모르겠다. 벵게로프에 의하면 비에냡스끼가 자기의 정신적 스승이라 말하고 사실 이 비에냡스끼의 폴로네에
스를 연주할 때만큼 벵게로프가 매력있게 보이고 본인 스스로도 신바람이 나는 경우는 다시 없는 것 같다.

 벵게로프는 노보시비르스크에서 자랄 때 아버지가 오보에 연주자로 있는 그곳 심포니 연주회에 가끔 갔는데 아버지가
뒷구석에 앉아 있어 보이질 않아서 그것 때문에 자기는 맨 앞에 앉을 수 있는 바이올린을 하게 되었다고 말한 적도 있
다.
비에냡스끼는 바이올린의 쇼팽이란 말을 듣긴 하지만 음악사나 감상 가이드 북 같은데는 잘 나오지도 않는 푸대접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폴로네에스 두곡은 내 생각에는 천하명곡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 곡에는 두가지
매력점이 있다. 아크로바트, 즉 서커스의 곡예 같은 현란한 기교의 난무가 있는가 하면 잠시 숨을 돌린 뒤에 펼쳐지는
서정미 넘치는 선율은 비할데 없이 유연하고 고귀한 것이다.

 폴로네에스는 쇼팽 작품에 자주 등장해서 익숙한 용어인데 본래 궁정이나 귀족들의 행사를 묘사하고 장식하는
내용으로 웅장하고 씩씩한 맛을 본색으로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쇼팽의 폴로네에스도 그렇지만 특히 비에냡스
끼의 이 곡에 이르면 귀족의 사치 보다는 폴랜드 서민들의 정서나 시골 자연풍경에 떠도는 독특한 애수의 감성
같은 것이 잔뜩 배어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무용을 곁들인 폴랜드 민속합창곡집 마조셰(mazowsze)에서 느끼
던 서민들의 활기넘친 춤동작과 애수가 깃든 서늘한 서정미를 여기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막심 벵게로프의 표정은 나이들수록 그리고 연주에 몰입할수록 마치 익살의 탈을 쓴 것처럼 변해가는데
이것 역시 그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봐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