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를 한 사람이라면, 열중~쉬어'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니, 초등학교 시절, 그러니까 지금도 유지되는 전근대적인 교육의 잔재인 월요일 아침 교장선생님의 훈화를, 전교생이 운동장에서 들을 때 한번씩은 들었을테이니 '열중~쉬어'는 국민 훈령 쯤 되겠다.


그러나 군대에서 장교 등 간부로 군복무를 하거나, 설사 간부로 군복무를 했다고 하더라도, FM(field manual)을 읽어본 사람이 아니라면, '열중쉬어'가 '열중'이라는 예령과 '쉬어'라는 '동령'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열중'이라는 예령은 부대원에게 내가 '쉬어'라는 명령을 내릴테니까 준비를 하라는 신호이다. 그러면 부대원은 '열중'이라는 예령에 긴장을 하면서 '쉬어'라는 예상된 명령이 내려질 것에 대비한다. 그리고 '쉬어'라는 명령이 내려지면 부대의 부대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쉬어' 자세를 취한다.


'부대 차렷!'이라던가 '부대 쉬어' '편히 쉬어' 등의 모든 군대의 명령은 이렇게 예령과 동령으로 구분되어 있다. 물론, '차렷'이라는, 예령을 생략한 채 내려지는 명령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군대의 명령들은 명령의 트리를 가지고 있다. 즉, '차렷'이라는 예령이 생략된 명령은, 물론 예령까지 포함되었어도 '부대 쉬어' 다음에만 오는 명령이다. '편히 쉬어' 다음에는 절대 올 수 없는 명령이라는 것이다.


지휘관이 내리는 명령인 '열중 쉬어'에 부대원이 얼마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지는 그 부대가 얼마나 정예화되어 있는지를 가름하는 척도이며 또한 그 부대의 지휘관의 지휘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다. 일례로, 논산훈련소에 입대하면 훈련소에 훈련병으로 투입되기 전에 며칠간 장정의 신분으로 보내는데 그 장정들에게 아무리 '열중 쉬어'를 하달해도 이 장정들이 결코 일사분란한 군인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과 같다.



안철수와 국민의 당에 대한 비난이 비난을 넘어서는 마타도어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미 몇번 지적한 것처럼 조중동은 물론이고 친노가 지배하는 진보언론들은 '팩트까지 창조하며' 안철수와 국민의 당을 비난하고 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볼까?


지금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안철수 사당화' 논란을 차단하는 의미, 그리고 당연한 조치로서 국민의 당의 사당화를 막는 장치를 발표하였다.(내가 관련 뉴스를 어느 쪽글에선가 링크 시킨 것이 있는데 귀차니즘으로 패스) 그런데 연합뉴스에서는 국민의 당을 두가지로 호칭하여 보도하고 있다. 첫번째는 (가칭)국민의 당, 그리고 두번째는 안신당. 


안신당으로 표기하며 보도한 기자들의 정치적 성향을 추적할 방법이 없어 포기했지만 나는 이렇게 꿋꿋하게 '안신당'으로 표기하여 보도하는 기자들은 '사당화 논란'에 '확정점을 찍으려는 의도가 있는 천노 성향의 기자'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눈물겨운 국공합작.

무슨 소린가 하면 좌빨의 대명사인 노빠/문빠와 극우수구의 대명사인 일베게이들이 각종 정치사이트에서 안철수와 국민의 당을 모략하기 위하여 기꺼이 손을 잡은 징후가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전략은 정치적 이익도 맞아 떨어진다. 바로 '더불어당의 2위 굳히기'.


그런데 이런 논란보다 먼저 점검해야할 것은 바로 안철수와 국민의 당의 자세이다. 과연, 안철수는 그리고 국민의 당은 지금 호남을 향해, 그리고 중도층을 향해 제대로 된 명령인 '열중~쉬어' 그러니까 투표장에 가서 국민의 당에 투표하는 '차렷' 자세를 취하기 위한 명령을 예령과 동령을 구분하여 정확히 내리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아니요?이다. 물론, 나는 국민의 당이 이번 총선에서 최소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금번 대선에서 안철수가 대선에 출마하여 당선되는 것을 바란다. 그런데 지금 안철수가 내리는 '열중 쉬어'는 투표장에서 국민의 당에 '차렷 자세'를 취하기가 망설여진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최소한 더불어당 특히 문재인의 정계퇴출을 바라기 때문에 투표장에서 국민의 당에 투표하겠지만, 많은 국민들은 정치를 알지 못하는, 정알못이다.


극명한 예로, 닝구들이 친노나 문재인의 비열함을 아무리 성토해도 호남의 더불어당에 대한 지지나 문재인에 대한 지지율이 최소의 율로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호남 역시도 '정알못'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안철수의 명령인 '열중~쉬어'는 정치에 관심이 있고 정보 획득에 부지런한 유권자들보다는 정말못에 더 확실히 다가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알못들에게 내려진 안철수의 '열중~쉬어'라는 명령은 정알못들이 이간질에 망설이게 되는 그런 혼돈된 명령체계이다.


결국, 안철수가 먼저 정알못을 포함하여 유권자들에게 '열중~쉬어'라는 명령을 제대로 내려야 한다. 항상 문제는 내부에 있다. 아니, 내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지금, 더불어당과 문재인을 압도할 수 있는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무엇 때문에 놓쳤는지를 생각해본다면 단순히 외부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솔직히 문제의 핵심을 놓치는 것이다.


그리고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노무현과 문재인과 친노로 충분하다. 이제 그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행위 지긋지긋하지 않은가? 그리고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행위는 바로 번번히 선거에서 참패하고도 그 이유를 국개론 따위로 합리화시키는 작태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그리고 내부의 문제를 고치지 않고 외부의 탓으로 돌린 후 천신만고 끝에 총선에서 승리하고 대선에서 승리한들, 노무현 시즌 2 이상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안철수 그리고 국민의 당은 투표함에서 '처렷!'자세를 취할 충분한 의지가 있는, 그러니까 국민의 당에게 투표할 의지가 있는 유권자들에게 '열중~쉬어'라는 명령을 정확하게 내리는 것이다. 그 것도 예령과 동령을 확실히 구분하여.


정치는 자기 기호에 맞게 그리는 환타지가 아니다. 너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아주 비정한 데스매치이다. 그리고 그 데스메치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내부단속이다. 그걸 간과한 채 '외부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아주 상상하기 좋은 환타지를 그리는 행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노무현 정권이 폭망한 이유이다. 반면에 비교적 성공한 정권이라는 소리를 듣는 DJ정권은, 노무현 정권에 비해 지지층이 취약했음에도 딱 한번을 제외하고는 결코 남의 탓을 한 적이 없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