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1,2 주일 간의 소동으로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답보 내지는 하강이 있었고, 정계 유명인사의 탈당 및 입당도 주춤해졌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SNS나 댓글, 인터넷 커뮤니티 정사 게시판 (다른 게시판들에서는 정치 이야기가 금지됨)에서는 안철수 의원및 국민의당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과 조롱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안철수 끝났다. 시마이, 사망. 망했다. ㅋㅋㅋ. 꼴좋다...."

이 시류에 편승해서 "훈수두는 근엄한 인터넷의 은둔 현자" 기믹으로 국민의당과 안철수 의원에 대한 충고를 늘어놓으며, 어디서 부터 뭐가 어떻게 잘못되었으니 여기까지 어디가 한계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하기는 쉽습니다.  

대신  전 국민의당을 여전히 강하게 지지한다고 말하려고 합니다. 다음의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A) 국민의당이 실패하면, 한국정치는 아주 오랫동안 깊은 늪에 빠질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갑니다.
    (B) 여전히 국민의당을 밖으로 불러낸 국민적 열망은 꺼진게 아니고, 산소가 다시 공급되면 금방 다시 타오를 것입니다.
 

(2) 먼저 제가 가지고 있는 위기 의식은 이것입니다. 이번 국민의당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한국 정치 개혁은 아주 오랫동안 힘들어 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부분입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정치의 문제는 가장 큰 문제는 기존 야당이 대안 세력이 되지 못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목소리는 크고 매 사안마다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 같지만, 그 싸움은 형이상학적, 명분적인 것에 그치고 있습니다. 반면 실제로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문제에 있어서는 조용하거나, "대승적 합의"를 해주거나 하면서 말입니다.  
  • 한미 FTA에 그렇게 소리높이던 사람들이, 한중 FTA는 협상 한지도 모르게 도장 찍고 지나갔습니다.
  • 삼성 경영 상속을 위해 문제가 많던 삼성물산 합병안을 눈감아 주고 문제 제기를 한 사람도 없습니다. 국감에서 이문제 제시한건 안철수 의원 뿐이었습니다. (안철수 "삼성물산 합병으로 삼성가 7900억 혜택" 기사
  • 그러던 것에 모자라, 이번의 경제법안중 재벌 경영 상속이나 도와주는 "원샷법"에 합의해 주겠다고 합니다. 
  • 생각해보면, 이 분들은 테러방지법에는 적극 반대하며 경기를 일으키는데, 국정원 불법 감청 같은 문제에는 또 "대승적 합의" 를 해주고 넘어갔었습니다. 
  • 반면 세월호 사건은, 사건 발생 2년이 다되가는데, 여전히 유족들은  광화문에서 떨고 있고,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  그냥 "세월호는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라는 구호를 되뇌이면서, 이게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편리한 레토릭으로 영원히 남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덕분에 평균적인 사람들이 '세월호 지겹다'라고 까지 생각하게 만들어 버렸고, 유족들만 고통에 갇히게 만드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러다 보니, 많은 국민들이 실망해서 야당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무당파'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들에 눈에 비친 야권은 무기력하고, 무능력하지만, 피곤하고 골아픈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차마 새누리를 찍기는 뭐해서, 새누리 지지는 못(안)하고 있었는데, 그렇다고 저 지랄을 하고 있는 야권 주류에 표를 줄 순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선거때 습관적으로 '차악'을 선택해 주기는 했는데, 이게 과연 잘하는 건지 슬슬 불안해졌단 말입니다. 어짜피 이기지도 못하고 유능하지도 못하는 놈들 왜 표를 줘야 하는지. 생각해보면 지금 군사정권도 아닌데, 언제까지 '목사님들이 불어넣은 죄의식에 억지 참회 눈물 흘리듯' 비장한 투표를 강요받아야 하는지도 모호해 졌단 말입니다.

정치인들만 아니라, 그 극성 지지자들도 마찬 가지입니다. 이 목소리크 지지자들 옆에서 혹시라도 현 야권 지도층에 대해 불만스런 이야기로 한마디 꺼내기만하면, 당장 새누리당 지지자, 일베충으로 몰아세우니 정치 이야기는 겁나서 아예 안하게 됩니다. 또 그 극성 지지자분들이 맨날 설교하듯 새누리당은 거악이니, 차악을 뽑아라 라고 설교를 늘어놓습니다. 그렇지만 윗 문단에서 썼듯, 그 사람들은 자기들이 보기에도 좀 아니란 말입니다. 그러니 그냥 정치 이야기 안하고, 대꾸 안하고, 관심 안가지고 살고 있게 됩니다. 그치만 속으로는 지금 얘네들은 아닌데 하는 생각을 조용히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야권은 서서히 무기력하게 말라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야권에는 목소리 큰 코어 지지자들만 남게되고, 그나마 남아 있던 관성적인 지지자들은 점차 무당파로 변해갔습니다. 그중 일부는 심지어 여권 지지자가 되어버렸습니다. 또 야권이 무기력하니, 여권은 아무 눈치 안보고 자기들 하고 싶은거 다 할 수 있었습니다. 허나 야권 주류는 코어지지자들의 목소리만 더 듣게되고, 관성적인 지지에 의존하며 정치 자영업하듯, 줄만 잘 선 정치인들은 계속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이 상태가 계속되었더라면, 제일 걱정되는 부분이 야당의 무기력증이 장기화 되면서, 결국 일본의 자민당 장기 집권과 같은 실질적인 일당 독재 상태로 빠지게 될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 개헌선 확보 시나리오가 흘러다녔던게 한 두달 전입니다. 최악의 경우를 상상해 보자면 끌려가던 야당이 개헌선 근처를 확보한 새누리당과 내각제 (이원 집정제) 같은 개헌에 합의함으로서, 이 무기력한 상태를 영구화 시킬 가능성도 분명히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제 보다는 내각제가 훨씬 좋은 제도" 기사)

국민의당이 없었다면, 이 악몽같이 끔찍한 상태는 여전히 계속되었었을 것입니다. 

국민의당이 실패하면, 다시 그 상태로 돌아갈 뿐입니다. 


(3) 국민의당을 불러낸 건, 이와 같은 야권의 무기력을 유권자들이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인지하고, 개선하려고 싶어했기 때문입니다. "지지할 수 있는 야당을 만들어 달라." 는 열망 말입니다. 

국민의당이 가시화 되자 여론조사에서 기존 야권 지지자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무당파와 일부 새누리로 잡히던 지지층이 국민의당으로 이동한다는 시그널이 잡힌게 그 증거입니다

이 열망은 지난 몇년간에 걸쳐서 오랫동안 차곡차곡 쌓여온 것입니다. 더민당이 영입쇼를 했다고, 문재인 대표가 "어쩌면 사퇴할지도 모르는 알콩달콩 내마음." 기자회견 했다고, 얼굴 마담으로 70대의 노인 김종인 전의원을 데리고 와서 앉힌다고 해서, 이제 막 창당을 하고 있는 국민의당 내부에서 엊박자 불협화음이 흘러나왔다고 해서, 그 국민적 열망이 그냥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닙니다. 

그 열망은 여기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닫혀있는 공간안에서 타오르던 불꽃이 일시적으로 공기 공급이 멈추면서 꺼져 있거나 혹은 불꽃이 약해져 있는 상태로 말입니다. 아직 온도는 발화점을 윗돌고 있고 땔감도 갖춰져습니다. 여기에 누군가가 문을 열어 공기가 주입되면, 작은 불꽃이 튀기라도 하면, 다시금 불꽃은 활활 타오를 수 밖에는 없습니다.

이번주 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그 지지율이 다시 더민당에 돌아가던가요? 아니 다시 무당층으로 돌아갔습니다. 

지켜보겠다는 말입니다. 

과연 국민의당이 새 야당을 빚어내라는 자기들의 열망 (집단으로서만 관찰되는. 개개인의 유권자들은 구체화 시키기 어려워하는) 을 담아내는 그릇인지 아닌지를 말입니다. 그걸 확인시키는게 국민의당의 과제 이기도 합니다. 
 
그게 확인되면, 이렇게 빠진 지지율은 다시 돌아올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필연적으로 말입니다. 그렇게되면 얕은 정치적 쇼와 레토릭과 선전전으로 가려지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코니 윌리스 소설에 나오는 시공간 구조의 불가변성 같은 것 말입니다.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암살을 면했다고 한들, 다른 사건이 트리거를 일으켜서 1차 대전은 일어나게 된다.. 왜냐하면 그렇게 될 정치/사회/역사적 당위성으로 가득차 있으니까.. 뭐 이런 필연성말입니다.) 


(4) 며칠전만 해도 문재인 대표는 금방이라듯 전부 내려놓고 사퇴할 듯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은근슬쩍 그냥 뭉갰습니다. 김종인 전의원은 금방이라도 친노패권주위 다 때러잡겠다 라고 호통을 치며 입당하더니, 이번에  선대위에 오른 분들 면면을 보면 그냥 다 친문 친위대입니다. 당내에서 주류의 사냥개가 되어 사납게 짖어대며 충성경쟁 하던 분들에게 그냥 감투가 갔습니다. 

더민당이 화려한 영입쇼로 대단한 인물들을 줄줄히 영입했던것 같지만, 1주일 지나서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사람도 없습니다. 종편에서 얼굴 팔던 표창원 전교수랑 이철희 (이분은 기존 민주당에서 비례공천 신청했던...) 씨, 민간인 중에서는 삼성전자 상무 양향자 씨 정도? 표창원, 이철희 씨야 공천받으려고 진작부터 주류에 코드를 맞추어 오시던 분이셨고, 지난 국회의 모습을 비추어 볼때, 기타 '민간인' 출신 영입인사들이 구색 맞추기 내지는 문대표라인 줄세우기용 으로 소비되는 이상의 그림도 그려보기 어렵습니다. 

반면 국민의당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새어나온다곤 하지만, 다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짜피 안철수 의원 전 대선 캠프만 가지고는 공당 못만듭니다. 안철수 의원 본인도 이렇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생각이 같은 사람들 끼리 모여서 즐겁게 집권하지 못한다."

국민의당이 대선 캠프의 연장선 (혹은 전초선)이 아니라 진정한 공당의 그릇이라는 걸 확인시켜 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불협화음이 새어나오더라도, 합리적, 민주적, 절차적으로 갈등이 조정되고 승복하는 시스템을 만드는게 지금 국민의당의 과정입니다. 한상진 교수의 잘못된 워딩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이 일어났다지만, 어짜피 한상진 교수의 롤은 앞으로 2주후 창당 까지로 한정됩니다. 


(5)  사방에서 너나 할것 없이 잘난척 하며 "안철수 죽었다. 끝났다." 사망 선고를 내리는 건, 그만큼 안철수가 빨리 (정치적으로) 죽어버렸으면 하는 바람의 표출입니다. 온라인에서 안철수는 정치 모르는 초보들한테나 인기있는 포퓰리스트 취급하면서 까면,  그 반대 급부로 좀 식견있어 보이도 하거니와 말입니다. 

그렇지만 저보고 베팅하라면, 국민의당이 더민당보다 이번 총선에서 1석이라도 더 얻어서 제 1당이 된다는데 걸겠습니다. 

물론 정치 잘 모르는 일반 시민의 희망적 베팅입니다. 틀릴지도 모르지요. 

허나 이런 예측 틀린다고, 이깟 인터넷 아이디의 '예측력' 따위 지키지 못한다고 해서, 제가 잃는건 또 무엇이겠습니까. 그보다는 이런 식으로 국민의당에 대한 저의 지지를 표출함으로서, 국민의당을 통해 제가, 그리고 저와 생각을 같이하는 국민들이 바라고자 하는 바를 이루어 내게 하는게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국민의당에 대한 저의 지지를 확고히 하며, 국민의당의 성공의 당위성과 필연성을 다시금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