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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로자한나님께서 소개시켜 주신 시와 동일한 작가분님의 시.
이 분을 검색해보았는데.... 어느 분인지 실명을 밝히는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시 소개로 대신합니다.
이 분 시집들 중 하나를 제가 가는 커피숍의 서재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제가 현대시는 골치 아파서 읽기를 기피하는데 이번에 가게 되면 읽어봐야겠어요. 그리고 장담은 못하지만, 서점에 가면 시집 한권 사야겠네요. 이 분 시집 없으면 다른 분 시집이라도요.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시집 손에 들고 다니는게 '꽤 교양있는 척'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었는데 요즘은 전부 스마트폰만 들고 다니는 세월이 되었네요..
화양연화 속의 그녀
남자들은 잘록한 허리에 빠지지만
나는 ‘장만옥’이라는 이름에 홀린다
‘장’에 묻은 장칼의 비장함과
‘만’이 품은 중국식 야끼만두 냄새,
‘옥’의 한국식 촌스럼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그녀의 이름에 혹하는 건
그 적절한 ‘만’과 ‘옥’의 이미지에 있다
가령 ‘옥’이 강화된 ‘옥분’이나 ‘옥순’이거나
‘옥’의 이미지를 뻗어나간 ‘순옥’이나‘분옥’이가 아닌
단단한 차이나식 칼라의 ‘만’에 대해
그 滿 수위(水位)를 눈앞에 찰랑이게 하는
화양연화 속의 그녀 뒷모습
오래 훔쳐보는 것은
장만옥이라는 그 적절한 결함에 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寂易騷"를 남기고 간다.
깜짝 놀랐어요. 아마 민음사에서 나온 첫시집에 들어있는 시 아닌가 싶은데요. 민음사 맞나?
역시 소개한 전작과 수법의 유사성이 보입니다. 이 시인은 자기 언어를 갖고 있군요.
흥미로운 시입니다. 이걸 골라낸 한그루님 안목도 일단 합격점.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은
현대 시인들의 시를 읽어주는 것, 관심 갖는 것은 아주 소중한 일입니다.
한그루님! 로자한나선생님께서 제 시를 올려주셨을 때도 깜짝 놀랐는데, 또 한번 탄성을 질렀습니다. 제 첫시집의 시네요. 서점에서 제 시집을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하지만 딱히 제 것이 아니어도 시집을 찾으시겠다는 그 마음에 별 다섯 개를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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