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눈물이라는 더치 커피..........천수호



 2초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커피가 있다

세 번 실망하고, 단 한 번에 만사(萬事)가 되는 무덤이 있다

떨어질 동안 다섯 번 멈추는 공중이 있다

그것을 뜸들인다고 말하다가

밥을 먹지 못한 저녁이 있다

귀와 귀가 잘 엮여서

세상에서 가장 오래 듣는 말을 만든다

똑., 똑,

검지의 두번째 마디와 세번째 마디 사이

침묵 보다 끊기 어려운 당신의 눈물





* 정국이 어수선해 뜬금없이 무슨 시냐고 할 분도 있겠으나

이런 때일수록 차분하게 말의 의미와 자기 생각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대략 50대 초반 여성 시인인데  시가 쉽게 다가오지 않고 시어들이 매우 건조하고

딱딱하다. 그래서 이 시집을 받고 반년 이상 묵혀두다가 엇그제 문득 다시 펼쳐보고 

겨우겨우 이 짧은 시를 골라냈다. 그의 시를 소개하는 것은...처음 막연한 느낌과 달리

그의 건조한 언어들이 소통부재의 시대,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고뇌의 산물일 수도

있겠다는 심증이 어렴풋이 갔기 때문이다. 나는 시를 해설할 처지에 있지는 않다는 점을

감안해주시기 바란다.


사실은 이태전부터 더치 커피에 중독되어 지금도 매일 석잔씩 마시고 있어서  제목이

얼른 눈에 띠었다. 그리고 끝 한줄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

처음부터 쉽게 다가오는 시가 있는가 하면 두고두고 생각을 굴려봐야 겨우 어렴풋이

느낌이 생성되는 시가 있는데 이 시인의 시들은 후자에 속하는 것 같다.



시집 제목은 <우울은 허밍>(문학동네 시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