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요즘은 종교 관련 책을 좀 읽고 있어서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조금은 관망적인 자세로 지켜보고 있는데요, 워낙 야당의 형세가 심상치 않아 절로 언론의 기사를 보게 됩니다. '더민주'당의 사태가 어디까지 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안철수의 탈당으로 시작된 사태가 '분당' 수준으로까지 치달을지 아니면 찻잔 속의 미풍으로 끝날지 식자들과 대중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철수의 탈당에 이어 오늘은 분당의 키를 가지고 있다는 김한길 전 대표까지 탈당을 했군요. 다음 주에는 박지원 의원을 중심으로 한 동교동계가 탈당할 것이라고 하니 '더민주'당은 마침내 분당의 길로 치닫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안철수의 탈당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박지원 의원과 동교동계의 탈당은 큰 관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박지원 의원과 동교동계가 탈당을 한다면 이는 호남이 결정적으로 '더민주'당과 결별한다는 뜻이고, 야권의 정치지형에 대격변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편으론 지난 '열린우리당'의 데자뷰가 재현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박지원 의원과 동교동계가 대거 탈당을 한다면 야권의 주도권을 놓고 마침내 '호남'과 '친노'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니 4.13일의 총선이 대단히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승부의 관건은 어느 쪽이 더 권력의지가 강하고 결속력이 강하냐 하는 것일텐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용호상박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동안 야권의 중심이 '호남'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호남에서 지지도가 높은 안철수의 신당이나 천정배의 신당의 문재인의 '더민주'당보다 더 유리할 것 같기도 합니다만, 호남의 패권을 놓고 안철수와 천정배가 이전투구를 벌인다면 오히려 문재인이 더 많은 이득을 볼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총선이 코 앞에 다가오면 두 사람이 만나 적당한 권력 나눠먹기로 합당을 하든지 연대를 해서 단일 후보를 내놓을테니 문재인으로서는 그러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반간지계와 마타도어를 잘 활용해야겠지요. 아무튼 '친노패권주의 타파'와 '지역주의 극복' 이라는 두 슬로건 중 어느 쪽이 더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 야야권의 패권을 차지할 수 있을지 궁금해 집니다.


 

그런데 안철수나 천정배의 신당이 국민적 지지를 획득하고 친노의 패권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정말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 야권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텐데, 현재 벌어지고 있는 과정을 보면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김한길이나 박지원, 또 동교동계가 안철수의 신당에 참여한다면 세력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세(勢)를 형성하기는 하겠으되, 인물의 면면이 구태이니 과연 국민들의 열망을 만족시킬지는 의문입니다. 그리고 언론의 보도를 보니 윤여준 씨가 신당의 중요 직책을 맡는다는 소리도 있고, 심지어는 MB정부의 총리를 지낸 정운찬 씨가 신당의 대표를 맡는다는 얘기도 들리는 데 그들이 과연 국민들이 바라는 '새정치'에 맞는 인물일까 의심스럽습니다. 또 '더민주'당을 탈당해 신당에 합류한다는 사람들이 대개 물갈이 대상이라는 소리도 들리니 안철수의 신당은 새정치에 맞는 인물은 전혀 없고 구태 찌꺼기만 모인 '귀태'당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아직 신당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니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만, 현재 신당에 합류한다는 인물들이 신당이 중심이 된다면 그 모습은 국민들에게 냉소적으로 비춰질 게 틀림없습니다. 지난 번에 천정배의 신당에 참여한 인사들의 면면을 보니까 전혀 감동이 없었는 데 안철수도 그 비슷한 모습을 연출하면 신당의 결과는 초라하기 그지 없을 것입니다. 태산명동에 서일필 꼴이 나는 것이지요. 솔직히 저는 안철수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 사람인지라 안철수의 신당도 '그 나물이 그 밥'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 정치판에서 수없이 많은 정당들이 '새정치'니 '개혁정당'을 외치며 창당되고 명멸해 갔지만 단 한번도 국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열광시킨 정당이 없었다고 한다면 안철수의 신당도 그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어찌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안철수의 신당도 큰 기대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며 그러기에 '친노' 횡포에 분노해 안철수 신당에 흥분하는 분들이 있다면, 냉정을 되찾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현재 여론의 추세라면 차기 총선에서 안철수나 천정배의 신당이 약진한다고 하더라도 문재인의 '더민주'당이 제1 야당이 될 것으로 보이는 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양당 구도가 뚜렷한 한국 정치판에서 제2, 제3 야당이 그다지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안철수 신당과 '더민주'당이 호각지세가 된다면 전혀 다른 판이 형성되겠지만 안철수 신당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제 1 야당인 문재인의 '더민주'당에 질질 끌려다니는 종속 변수로 전락될 것임은 명약관화한 이치입니다(예전에 김영삼이 3당 합당을 한 이유 중의 하나가 제 2 야당의 무력감 때문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안철수를 선택한 호남으로서는 더 깊은 절망으로 빠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결국 호남이 친노와의 패권 다툼에서 승리하고 다시 한번 야권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안철수 신당이 문재인의 '더민주'당 보다 더 많은 의석수를 확보해 제1 야당이 되어야 하는 데 과연 안철수가 그정도 리더십과 비르투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시 됩니다. 안철수 신당이 제 1 야당이 되지 못하고 제 2 야당, 심지어 제3 야당 수준에 머문다면 안철수 신당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풍비박산나고 '더민주'당의 블랙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더욱이 안철수라는 인물이 매력적인 카리스마가 있어서 대중을 흡입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풍향에 좌우되는 인물이라 제 2 야당이 된다면 '더민주'당과의 합당 여론에 시달려 다시 문재인의 품에 안기게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예전에 친노가 만든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에 패해 붕괴된 것은, 김대중이라는 호남의 거목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인데 지금은 그때와 전혀 다른 상황이니 안철수의 신당이 호남의 지지를 받는다고 해도 열린우리당의 붕괴와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 같고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따라서 '호남'과 '친노'의 야권 쟁패에서 최종적인 승리는 친노가 가져가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니 그다지 의미있는 분석은 아닐 것입니다. 아무튼 4.13일의 20대 총선은 여야 대결을 넘어 '야야 대결'의 귀추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