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핑-

작은 물알갱이 수천만이 만든 파도
무심한듯 체념한듯 할지라도
그대는
물알갱이가 만든 파도의 힘을 믿고
멋들어지게 일어나시오.
그리고 앞으로 미끄러져 나가는것 입니다.
수천만의 물알갱이 파도 언제나 일렁이고
그대는 파도에게 뒤를 맞기고
그저 올라 타시오

먼발치에서만 보지 마세요
파도와 몸을 섞고
당신의 가슴으로 
써핑 보드로 그 파도의 힘을 느끼세요
그러면
수천만의 물알갱이가 만든 파도는
당신을 번쩍 들어
저어 머언치 하얀 모래밭 위로
올려 놓을것 입니다


덧) 와이키키에서 와이프 쇼핑 따라다니다 지쳐서 커피 마시며 일필휘지로 한시. 써핑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죠.


이 시를 문/안 누구에게 헌정 하는지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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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시와 그 덧글은 제 지인이 이메일로 보내준 것입니다.


최근에 서너명의 지인들과 안철수 탈당에 관련된 정치지형과 앞으로의 향후 정국에 대해서 이메일로 토론을 한 보름 정도 넘게 했습니다. 어쩌다가 가볍게 시작된 토론이 꽤나 길게 갔네요. 연배상으로는 제일 위로 전두환을 물러나게 한 것이 20대에 한 일중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일로 생각하시는 86세대부터 제가 가장 막내격이었고, 다른 두분은 중간에 껴있는 40대 중반 세대입니다. (혹시나 오해를 할까해서 붙이는 말이지만, 이분들 각각 생각이 서로 다르기도 하고 저와도 좀 다르지만 제가 인격적,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분들입니다.)


시를 보내주신 분은 당시 하와이에서 휴가중이었는데, 이메일로 토론하는 과정에서 실제로는 그리 많은 말들은 하지 않으셨지요. 그런데, 대신에 어느날 슬며서 위와 같은 시를 보내왔습니다.


제가 요새 아크로에서 안철수 신당과 관련되어 논의가 되고 있는 이 '시대정신'과 그 변화의 물결에 대해서 이 지인분들과의 토론에서 여러차례 언급을 했었기도 하고, 그에 관련된 글들도 링크를 보내드리곤 했었습니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파토타기에 관련된 시를 보내주신 것이었죠.


제가 주저리 주저리 많이도 떠들었지만 결국 백마디의 말보다 이 한편의 시가 훨씬 더 간결하고 엄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혼자 보기에는 아까운 것 같아서 아크로에 올려봅니다.


물론 이 분은 전형적인 야권 스윙보터입니다. 그렇기에 지나치게 정치적인 수사나 표현들은 하지 않는 편입니다. 마지막에 문/안 누구에게 헌정하는지는 비밀이라는 말을 붙여놓는 것에서 이분의 성격도 들어나기도 하구요. 


사실은 문이나 안이 또는 그 어느 누구라도 시대정신의 주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시대정신의 주인은 저 수천만의 물알갱이입니다. 


변화의 파도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파도소리가 뒤로 다가오는 것을 온몸으로 집중하여 경청하고 낮은 자세로 준비하여 물결과 함께 미끄러지다가 정확한 때가 되었을 때 굳건히 두발을 보드위에 들고 일어날 때 그 파도 위에 비로서 올라설 수 있는 것입니다. 누가 되었던 그 경청과 낮은 자세가 있다면 이 변화의 파도는 그 사람을 리더로 만들어 저 모래밭까지 밀어줄 용의가 있다는 것입니다.


2016년에 이 변화의 물결을 누가 어떻게 받아서 타게 될 지 긍정적인 마음으로 지켜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총선에서 승리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2017년에는 정권 교체를 하고, 그것을 통해 후대 세대들에게 물려줄 공정하고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준비된 작업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덧)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써놓고 읽어 보니 왠지 꼭 송년 분위기가 나네요. ㅎㅎㅎ 어느 측면에서는 왠지 선동적인 느낌이 나서 제가 평소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로 글을 써놓은 것 같아서 쎄하기도 하고.. 그저 읽는 분들이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