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캐롤이 없어져서 썰렁하다고 투덜대는 흐강님을 달래기 위하여 담벼락에서 ㄴㄱㄴ님이 인용하신 기사를 아래에 퍼왔습니다.



거리에 ‘크리스마스 캐롤’이 사라진 이유



예전에는 크리스마스가 다가 오면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캐롤이 한껏 축제 분위기를 만들고 추위에 웅크린 행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곤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크리스마스가 다가와도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롤이 들리지 않는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금융위기 이후 어려워진 경제가 원인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있는데, 사실은 음원 사용료 때문에 크리스마스 캐롤이 거리에서 사라지고 있음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디지털 뮤직이 CD 음반을 대체하면서 음원 사용에 대한 저작권법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저작권법에 따라 백화점과 대형 마트 등이 매장 또는 옥외에서 음악을 사용할 경우 규모에 따라 음원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2013년 시작된 하이마트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사이의 수억원대 음원사용료 소송분쟁은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디지털 음원을 사용해 음악을 들려주는 커피숍, 주점, 그리고 소규모 상점들이 이전처럼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려주기 어려운 이유다.


12월이 돌아오면 카페, 동네상점, 백화점뿐만 아니라 시내 거리를 걸을 때도 항상 캐롤 음악을 들을 수 있던 때가 그립다. 이념으로 나뉘어진 우리 사회가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되는 기분이 드는 유일한 때가 바로 12월이었다. 매년 수천억원의 이익을 내는 대형유통업체들이 한국 음악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크리스마스 캐롤을 마음껏 들려줄 수는 없을까. 성탄절 시즌 동안만이라도 소규모 동네 가게들이 부담 없이 크리스마스 캐롤을 틀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저작권 협회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크리스마스 캐롤이 사라진 거리를 바라 보면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가 그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에서 전달하고자 했던 "있는 자가 없는 자에게 베풀자"는 메시지가 더욱 간절하게 와 닿는 것 같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