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명제가 무슨 관련은 없겠지만 문득 두가지가 동시에 떠올라 몇가지 생각을
읽을거리 제공 차원에서 써보겠다. 갑자기 성남시장 이재명을 떠올린것은
판단력넘침 님이 아래 글에서 이재명을 아조 좋게 평가해서 거기서 힌트를 살짝 얻어
거론하게 된 것이다. 사실 이시장이야 평가야 어떻든 아직 크게 거론하기엔 초보단계에 있다고 봐야 한다.

 나는 두 사람을 모두 알고 있고 이야기도 해봐서 인물들의 실상을 어느 정도 알고있는 셈인데 그게 뭐
어떻다는 게 아니라 그냥 막연히 인상담과 추측으로만 그들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그리고 첨부터
읽을거리 차원임을 밝혔으니 이런저런 사적 얘기도 조금씩 하는 게 흥미상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 문재인과 안철수가 갈라섰는데 박원순 처지가 아조 난처하게 되었다. 어느쪽에 삿대질도 못하고
기자들이 질문하면 어정쩡하게 넘기거나 아예 묵비권 행사로 고비를 넘어가고 있다. 아마 이사람 성격으로 봐서
끝까지 어렵더라도 중간지점에서 버틸려고 할 것이다. 오래 협찬인생을 살아온 그지만 남의 은혜를 크게 중시하고
기억하는 타입은 아니다. 좀 약삭빠르다고 할까? 눈치에 밝다고나 할까? 문국현이 기업가로 있을 때 박원순이
요구하면 뭐든 다 들어줬다고 한다. 박시장 자기 입으로 그렇게 말했다. 문국현이 자기 청을 한번도 거절해본 일이
없다고. 아마 경제적 지원일 것이다. 문국현은 박원순과 친하다고 늘 말하는데 박원순은 그런 말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그는 문국현이 어려운 처지에 빠졌을 때 한번도 립서비스나마 도와준 적이 없다. 
협찬인생의 대가답게 그는 머리를 아조 잘 굴린다. 가만히 보면 눈을 깜박깝박 하는데 늘 머리굴림 동작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박원순의 장점은 부지런하고 실제적인 사업을 이것저것 많이 벌리고 실제 이뤄놓은 일도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처럼 대인배는 아니고 정치철학도 북에 대해 좀 진취적 생각을 갖고 있는 것 말고는 뚜렷한 것이 없는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실무적으로는 삽질 같은 건 하지 않겠지만 정치적 리더십은 아조 약한 편이다. 너무 계산에 밝으면
다른 쪽이 부실하기 마련인데 정치적 리더십이 그렇고 자기 신념으로 뚫고 나가는 추동력이 매우 빈약한 것이다.
그나마 그가 여기까지 온 것도 협찬의 기술을 최고도로 발휘한 덕분인데 맨날 눈치만 보다간 글세 대권까지 협찬
으로 가능할런지, 한국정치야 워낙 변화무쌍해서 뭐라 단언하기 어렵다.
그가 서울시장 나가기 한달쯤 전엔가 그와 두어시간 얘길 나눴는데 나는 정치학교 교장이었고 그는 강사로 왔다.
끝나고 뒷풀이 시간이었는데 내가 정치에 뛰어들라고 립서비스로 자꾸 권했더니 눈만 깝박깝박하고 있더니 결국
뒤어들긴 했다. 물론 본인이 본래 야심을 품고 있었던거지, 내 권유 때문에 그랬을 턱은 없다. 선거유세 중에도 몇번
마주쳐서 조언을 해준 적은 있다. 그가 도와달라고 창조당을 몇번 찾아왔던 것이다.

 나는 지금보다 훨 젊었을 적에 <성남 분당 시민모임>의 공동대표를 한 일년 남짓 한 적이 있다. 지금 분당 신시가지
개발반대운동을 하던 단체였는데 이재명이 사무총장이었다. 그래서 저녁때는 맥주집에서 자주 맥주를 들이키며
같이 어울렸ㅡ는데 그는 부지런하고 예의 바른 젊은 변호사로 시민운동을 아조 열심히 했다. 나중에 그걸 기반으로
의원에 두어번 출매해서 낙선했는데 전화위복이랄까 지금은 아주 잘 풀린 셈이다. 그리고 시장으로 하는 일들을
보면 이 사람은 색시 같던 사람인데 내 생각보다 훨신 대담하고 지혜롭고 용기가 있고 정의감이 넘쳐서 나도 요즘
이사람 뉴스를 볼 때마다 '그런 인물이었던가?' 하고 놀랄 뿐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판단력부족>님 이재명을
아조 좋게 평가하는 걸 보고 나도 반가왔다. 이런걸 보면 결국 의견차이라는 건 종이 한장 차이라는 걸 알 수가 있다.
물론 종이 한장이 나중에 강이 되고 산이 되기도 하지만.
 
 내가 이재명을 인간으로 높이 평가하는 것은 그런 인연이나 지금의 시정책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인간으로 
상당히 훌륭한 사람이라고 본다. 그는 선배나 년장자에 대한 예의가 몹시 밝지만 그것보다 그가 아주아주 심한
역경을 헤쳐서 여기까지 온 것을 알면 누구나 그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그는 비록 경북 출신이지만 중고등도
제대로 못 다녔는데 그점은 나와 비슷하다. 이런 과정이 얼마나 힘든가는 그야말로 경험해본 사람만이 안다.
그것보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에겐 아주 막되먹은 형제가 있어서 시장이 된 동생을 온갖 나쁜 방법으로
괴롭히고 그건 현재진행형이다. 그의 형수까지 나서서 시장 험담을 퍼뜨리고 경제적으로도 괴롭히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런데 이재명은 이런 가족적 비극을 한번도 밖에 발설하지 않고 묵묵히 그것을 견뎌내며 공직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도 약간은 나와 비슷하다. 비극적 가족상황 말이다. 이것을 이겨내고 표나지 않게
공직생활을 한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고 보통 수양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래서 이재명을 언제
우연찮게라도 만나면 같이 서로 위로를 나누고 싶은 심정이다. 그는 언제나 밝게 웃고 있고 남에게 싫은 소리ㅡ를
좀처럼 하지 않는다. 그가 아직 인기반열에서는 초보단계이긴 하지만 그의 포부나 사람됨됨이, 그리고 시정을 
이끌어가는 결단력 등은 판단력 님도 그리 보았지만 나도 웬만한 사기성 대권후보들 보다 훨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재명 시장에게 갈 길은 아직 멀다. 그러나 또 누가 알겠나? 한국정치야 워낙 변화무쌍하니 그가 불쑥
용처럼 튀어오를런지. 김무성, 문재인이 유력후보가 될줄 몇해 전만 해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박원순 평가를 상대적으로 좀 인색하게 했는데 인터넷 검색해보면 그가 이뤄놓은 작은 일들이 아주 많은데
놀란다. 그가 삽질은 하지 않는 실용적 인물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