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문피아에 연재 중인 [성역의 쿵푸]를 재독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문장이 보입니다. <유니온 대 유니온4>라는 소제목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보명장.

저번에 왔던 곳과는 또 다른 보명장.

이젠 알파독 진혈의 생명 보장지역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이곳에서 믿을 수 있는 건 개떼뿐, 적대자원은 보명장에 침입할 수 없다는 사실뿐이었다. 인간이 동족을 죽이는 건 오랜 전통이니 우호자원이란 것들을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처한 건 너무 당연한 일상의 하나에 속했다.


인간이 동족을 죽이는 건 오랜 전통이라니..... ㅋㅋㅋ 아니라고 부정할 수가 없더군요. ^ ^ 작가의 날카로운 판단에 감탄이 터집니다.


세상을 파악하는 눈은 사람마다 다르죠. 그래서 같은 하나의 세상을 보지만, 파악하는 내용은 서로 다르기 마련입니다. 정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겠죠. 정치는 하나이지만, 사람마다 서로 다르게 파악하게 됩니다. 누구의 판단이 올바른지 증명하기는 힙듭니다. 그러니 증명은 패스하고, 그냥 자신의 판단을 명백하게 드러내 보이는 것으로 그치는 게 좋습니다.


저는 더 이상 안철수에게 아무 희망도 갖지 않습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째로 안철수는 간을 보다가 망하는 케이스입니다. 타이밍을 못 맞추면 맞는 일도 틀리게 되는 건데, 간을 보다가 타이밍을 자꾸 놓치기 때문에 희망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바람이 불 때 불을 지르면 불이 빠르게 번져서 큰 불이 되지만, 바람이 없을 때 불을 지르면 그냥 작은 불로 끝나기 마련이죠. 둘째로 안철수가 말하는 건 너무나 추상적으로 보입니다. 추상적이라는 건 소통이 잘 안 된다는 거죠. 소통이 잘 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그건 꿈보다 해몽일 따름이지요. 정치인이 된 지 몇 년이나 되는데, 아직도 추상적이라는 건 글러먹은 겁니다. 얘가 구체적으로 뭘 하겠다는 건지 저는 전혀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문재인에게 희망을 갖고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혹시 재수가 연거푸 좋아서 대통령에 당선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통령으로서 무슨 업적을 남길 능력(안목)이 있다고는 생각이 안 듭니다. 김대중정부 노무현정부를 거치고 보니, 저는 개혁세력의 지도자들이라고 해서 그닥 기대를 걸 수는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저는 프리미어 리그 수준의 짜릿한 경기를 원하는데,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개혁 정치지도자가 보여주는 것은 K리그 수준의 느릿한 경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희망을 갖지도 않을 뿐더러 기대도 별로 하지 않습니다.


제가 관심을 갖고 보는 정치인은 이재명입니다. 페이스북 같은 걸 보면 적당히 잘 긁어주는 언변을 가지고 있고, 주빌리은행 같은 것을 보면 구체적인 사업을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구미에 딱 맞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재명이 과연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관심만 갖고 있을 뿐이지, 이빠가 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안희정은 여전히 미워하는 대상일 뿐이고, 천정배는 큰소리치는 배포에 감탄할 뿐입니다. 설마 박지원이 대통령 되고 싶다고 하지는 않을 것 같고, 김두관과 정동영은 재기가 어려울 듯합니다. 손학규는 은퇴했으니, 조용히 살다가 가겠죠. 반기문은 아마 후보추대조차 거절할 것 같고, 박원순은 아들문제로 좌초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중에서 보수우파와 개혁지지자의 비율을 따지자면, 아직도 보수우파의 비율이 훨씬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총선에서 과반수를 획득하기는 어렵습니다. 2004년의 과반수는 특별한 사건 때문이었죠. 그래서 총선 승리를 떠들면서 혁신을 운운하는 안철수의 말이 걍 구라로 들릴 뿐입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나기 전에는 일어나기 힘든 일입니다.


개혁세력이 선거에서 승리하고자 한다면 어떤 프레임을 제시해야 할까요? 국민들은 개혁이라는 말에 질렸고, 혁신이라는 말은 쉽게 와 닿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유능 대 무능' 프레임을 제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찾아보면 근거는 많이 있을 테고요. 그런데 정치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아무도 이 프레임을 들먹이지 않는 것을 보면, 역시나 희망을 가질 이유가 없지 싶어요.....


제 예상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노원구에 출마한 안철수가 낙선하고, 정계은퇴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새누리당의 이준석이 벼르고 있는 상태에서 개혁지지표가 갈리면 낙선은 당연지사이겠죠. 전략적으로 후보를 안 낼 수도 있기는 한데, 당내 사정상 문재인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고요.... 천정배가 미니정당을 만들어 근근이 유지할 수 있을런지..... 희망이 없으면 활기가 없고, 활기가 없다 보면 같이 놀기가 어렵지 않겠어요?


(뱀발) 김욱이 말하는 '노무현 이데올로기'가 뭔지 알고는 싶은데, 책을 살 생각은 없습니다. 읽어 본 분이 있으면 인용을 좀 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