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방지와 민의 반영 선거제도에 관심이 있던차에 아래 글이 올라와서 참고가 될만한 호주의 정치제도 몇 가지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는 선호투표제(Preferential Voting)입니다. 사표 방지에 이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투표용지가 좀 복잡하긴 하지만 한 번의 투표로 끝낼 수가 있고 결선투표 같은 것을 또 할 필요가 없습니다. 후보자간 연합도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는 투표의무제. 시민권자(투표권자)가 투표를 안 하면 벌금이 부과됩니다. 많지는 않지만 그냥 내기엔좀 아까운 금액입니다. 이와 더불어 우편투표제가 정착이 되어 있어서 부재자 투표를 따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투표율이 매번 90%  이상 95% 정도 됩니다. 지방 선거, 보궐 선거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 정도는 돼야 "민의"가 반영된다고 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모든 선거의 투표일은 토요일입니다. 투표일을 공식 임시 휴일로 지정함으로써 발생하는 기업측의 추가 인건비 부담이 전혀 없는 거죠. 그래도 열심히들 투표합니다, 우편으로도 많이 하지만, 직접 투표장에 가서도 많이 합니다. 투표장(보통은 학교)에는 아침부터 학부모회에서 나와서 한쪽에 BBQ 대를 갖다 놓고 쏘세지 시즐링 같은 걸 구워주면서 모금행사를 합니다. 

이상의 두 제도에 더하여 호주의 정치에 견제와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양원제 입니다. 원래의 취지는 그게 아닐 수도 있는데, 하원은 한꺼번에 전체 의원을 선출해서 집권당을 정하고 정부를 구성하는데 상원은 일부만 바꿉니다. 아무리 여당이나 제1야당이 참패를 당하는 분위기라 하더라도 상원에서 집권당이 단독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법안 통과에 제동이 걸리고(상원의 주요 일 중 하나가 법안 심사 및 통과) 집권당(정부)은 무소속, 소수당이나 심지어 제1야당과도 이러저러한 연대, 협상을 해야만 하고, 그야말로 "정치"를 해야 합니다. (이도저도 안 되면 의회 해산하고 선거 다시 해야 하는데, 집권당으로선 다시 집권한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여간해선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모든 나라는 역사와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한 나라에서 좋은 제도라 하여 다른 나라에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정치가 민의를 충실하게 반영하고 견제와 균형, 그리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데 적합한 시스템이어야 된다는 건 모든 나라에 공통이겠지요.